최이슬 대표
덴시스
‘성공한 병원의 시스템 도입하려면’
최근 원장님들과 경영실무진들의 주요 고민 중 하나는 저수가로 세팅한 병원급의 등장이다. 근거리에 오픈하지 않아도, 제법 타격이 크다. 심지어 초역세권에 자리를 잡아 교통편이 좋다보니 지방에 있는 환자군까지 사로잡았다.
처음에는 긴장하며 방어하는 정도였겠지만 점점 눈에 띄는 매출 하락을 보며 수가를 내려야 할지, 마케팅해야 할지, 컨설팅받아야 할지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병원 매출 20억 달성한 시스템, 원장님도 하실 수 있습니다”
틀린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병원에 맞게 잘 도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 못 할 것도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폐업으로 가는 것 보다, 뭐라도 해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시스템을 병원에 맞춤 세팅한다는 말이 아닌, 2,000만 원에 시스템을 판매한다는 말은 흘려들으시길.
강에 사는 민물고기는 바다에 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물고기들은 자신이 서식하는 물의 염분에 맞춰 서로 다른 체내 농도를 지니게 된다. 특히 민물고기는 민물에서 살아갈 수 있는 삼투압 조절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삼투압 조절을 통해 체내 수분과 염분의 균형을 유지하기 때문에 민물에 적응해서 살아갈 수 있다.
만약 민물고기가 바다처럼 염도가 높은 곳으로 가게 되면 체내보다 외부의 염도가 높아 수분을 잃고 탈수상태에 이르게 된다. 서로 사는 서식지에 맞춰 진화했기 때문에 반대의 환경으로 이동한다면 살지 못하는 것이다.
다른 병원의 성공적인 시스템을 우리 병원에 막무가내로 적용하는 것은 간단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주의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는 ‘환경’이다. 해당 병원의 조직 문화, 인력 자원, 내원하는 환자의 주 연령층, 주변 의료 시장 등이 있다.
이에 맞춰 적합한 시스템을 채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 병원의 특성을 고려하여 커스텀한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는 ‘의료진의 기술’이다. 각각의 병원에서는 원장님별로 주력 진료가 상이할 수 있고, 기술력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우리 병원 의료진의 기술 및 주변 인프라 상황을 고려하여 내원의 문턱을 낮출 방법이 필요할 수 있다.
물론 성공한 병원의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이미 검증된 시스템을 가져와서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행착오 할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이미 효율성이 검증되었기 때문에 생산성을 높이는데 기대 가치가 있다.
그러나 우리 병원과의 맥락에서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며, 필요한 인프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구현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다른 병원의 성공적인 시스템을 우리 병원에 적용할 때는 시스템 맥락을 이해하고, 필요에 맞게 변형하여 효과적으로 도입 및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