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심사위원 김영진 치의학박사
만성 B형간염이 간 경변으로 진행하는 것은 B형 간염바이러스의 증식으로 인한 간세포 파괴가 주원인이지만 간독성이 있는 약물의 사용이나 검증되지 않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몸을 혹사시키는 것 등 모두가 B 형 간염바이러스와 함께 간세포를 파괴하는 데 상승작용을 한다. 따라서 특별한 증상이 없고 간 기능이 어느 정도 유지되더라도 만성 B형 간염환자는 3~6개월에 한 번씩 간 기능검사와 초음파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 만성 B형 간염의 치료약물
1) ‘알파인터페론’(alpha interferon; 상품명; 동아인터페론알파-2주300만IU)을 500-600만 단위씩 1주 3회 6개월간 피하주사 하는 것이다. 알파인터페론은 면역조절기능과 항바이러스 작용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효과적으로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고 숙주의 면역력을 증강시킨다. 6개월간의 치료로 환자의 30~40%에서 ALT가 정상화되고 HBeAg의 소실이 나타난다.
2) ‘라미부딘(lamivudine, 상품명: 제픽스 정;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을 매일 100㎎씩 1년 이상 투여하는 것이다. 라미부딘의 작용기전은 HBV reverse transcriptase를 억제하여 바이러스의 증식과 복제를 방해하는 것이다. 이 약물을 1년 동안 사용하면 약 30%의 환자에게서 HBeAg의 소실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아데포비어(Adefovir 상품명; 동광아데포비어정10㎎)’ 사용이다. 아데포비어는 B형 간염바이러스의 reverse transcriptase및 DNA polymerase 활성을 억제하는 작용기전을 갖는다. 용법은 매일 10㎎씩 1년 이상 복용하는 것이며 라미부딘 투여 후 변이종이 생긴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에게 구원치료제로도 사용된다.
5) 만성 C형 간염
만성C형 간염은 1989년 C형 간염바이러스(이하 HCV) 항원의 일부가 밝혀진 이래 진단 및 치료에 있어 많은 발전이 있었다. ’HCV 감염은 전 세계적으로 약 3%, 즉 1억 7천만여 명의 인구가 감염되어 있는데 이들이 지속적인 감염원이 되고 있어 심각한 보건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HCV 항체검사는 혈청이나 혈장에서 HCV 항체를 검출하여 HCV 감염의 고위험군의 판별을 위한 선별검사이다. 우리나라에서 성인 검진자의 HCV 항체 양성율은 0.4~2.1%로 보고되었으며 B형간염 바이러스 다음으로 흔한 만성간질환의 하나이다.
C형 간염의 자연경과를 살펴보면 성인에서 감염 후 약 15%에서만 자연회복이 되고 85%가 만성으로 진행된다. 만성으로 진행되는 경우에는 B형 간염에 비해 임상경과가 비교적 양호하지만 자연회복이 드물고 병이 서서히, 그리고 꾸준히 진행되어 만성간염의 약 20% 정도는 10~20년 사이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며 간경변증 환자에서 연간 1~4%는 간암으로 이행된다. 만성C형 간염의 성공적 치료는 HCV를 제거함으로써 임상적, 생화학적, 병리학적 호전을 유도하여 최종적으로 간경변증과 간암으로의 이행을 막는 것이다. 즉, 치료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간경변증 및 간암의 발생과 진행을 막기 위해 HCV를 박멸하고자 하는 것이다.
만성C형 간염의 치료를 위해서는 ‘인터페론 알파’제와 ‘리바비린(ribavirin)’의 병용투여요법이 주로 사용되며 소양증이 있는 경우는 ‘클로르페니라민’과 같은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고 출혈성 경향이 있으면 ‘Vitamin. K’제제를 투여한다. 오심이나 구토가 있으면 ‘메토클로프로마이드’를 대증요법으로 사용한다.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Vitamin B complex등의 수용성 비타민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
만성C형 간염의 치료대상 환자는 정성검사로 혈청 HCV RNA양성인 18세 이상의 환자로서 생화학적 검사결과 혈중 ALT가 정상 상한치보다 높거나 치료 전에 시행한 간 생검 병리소견에서 2단계 이상의 섬유화를 보이는 환자이다. 그리고 대상성 간경변증환자 또한 치료대상이 된다. 널리 인정되고 있는 만성C형 간염 치료약물들은 다음과 같다.
1. Interferon
Interferon은 바이러스나 다양한 cytokine(IL-1, IL-2, TNF-α)과 같은 여러 가지 자극에 반응하여 면역세포에서 합성 되는 작은 단백물질로 바이러스복제를 억제하고, T 임파구의 면역반응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즉 세포막의 interferon 수용체에 결합해서 단백질의 생산을 유도하며 이들에 의해 항바이러스 작용, 세포증식 억제 작용, 면역조절 작용을 나타낸다. Interferon은 α, β, γ의 세 종류가 있고, α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백혈구에서, β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섬유아세포나 상피세포에서, 그리고 γ는 활성화된 T 임파구에서 만들어 진다. Peginterferon은 interferon에 폴리에칠렌 글리콜(polyethylene glycol, PEG)를 결합시켜 반감기를 길게 하여 장시간 혈중농도를 유지시키는 약제이다. PEG 분자량에 따라 peginterferon은 α2a와 2b로 구분하는데 두 약제간의 효과 차이는 거의 없으나 α2a가 임상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2. Ribavirin
Ribavirin은 guanosine(ribonucleic) 대사되어 purin RNA nucleotide와 유사해지는 prodrug이며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RNA 대사를 방해하는 항바이러스 기전을 보유한다. 즉 RNA 대사를 방해함으로써 RNA 바이러스의 합성과 mRNA 바이러스의 capping을 중지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러한 작용 매카니즘을 보유하는 Direct Antiviral Agents(DAAs), 즉 DAA로서는 2014년 5월 처음으로 NS3/NS4A 단백분해효소 억제제 보세프레비어(Boceprevir)가 국내에서 승인되어 만성 C형 간염 치료에 사용되었다. 이어 NS5A 억제제 Daclatasvir, 2세대 NS3/NS4A 단백분해효소 억제제 Asunaprevir, NS5B 중합효소억제제 Sofosbuvir, NS5A 억제제 Ledipasvir와 Sofosbuvir를 포함하는 고정용량 단일정제 ledipasvir/sofosbuvir도 승인되었다. 이러한 제제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1. Boceprevir(보세프레비어, 제품명: 빅트렐리스 캡슐, Victrelis®)
Boceprevir는 기존의 peginterferon과·ribavirin을 병합하여 3제 요법으로 사용되어 유전자 1형의 HCV 치료 성공률을 증가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peginterferon이 주로 작용하는 치료 방법일 뿐만 아니라 빈혈이나 발진 등의 약물부작용이 심해 일부 환자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2. Daclatasvir(다클라타스비어, 제품명: 다클린자 정, Daklinza®)와 Asunaprevir(아수나프레비어, 제품명: 순베프라 캡슐, Sunvepra®)
Daclatasvir와 asunaprevir가 가각 2015년 국내에서 승인되면서 처음으로 interferon-free therapy(인터페론 없는 치료법)인 경구 daclatasvir-·asunaprevir 병합요법(닥순요법)이 탄생하였다. 이는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SVR12(치료종료 후 12주째 지속되는 바이러스 반응율; 기능적 완치)가 90%에 이르렀다. 기존 치료에 무반응이거나, 불내약성 혹은 부적합한 환자에서는 SVR12이 82%였고, 이러한 효과는 환자의 연령, 성별, 인종, 간경변 유무에 상관없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중대한 이상반응 발생률은 5~7%, 이상반응으로 인한 시험 중단율은 1~3%이였다. 무엇보다도 peginterferon과 ribavirin 없이 경구용 약제로만 이루어진 치료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