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원장님은 오늘 처음 만난 환자와 눈을 맞추며 인사하셨나요, 아니면 바로 환자를 체어에 눕히셨나요? 제가 그 동안 관찰해본 결과, 상당수의 치과의사들이 환자의 눈을 바라보는 것을 어색해하고 부끄러워하고 불편해 합니다.
이렇게 눈 맞춤 (아이 컨택)이 부족하다는 것은 원장님의 속마음과 상관없이, 환자의 입장에서는 나에게 관심이 없다거나 / 혹은 걱정이 많거나 / 혹은 나약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이는 단지 제 주장이 아니고, 지난 몇 십 년 동안 수행해 온 유전학이나 발달 심리학등 다양한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입니다.
말을 사용하기 훨씬 이전인 200만년전부터 인간은 몸짓과 소리로 소통을 했고, 이것이 바로 보디랭귀지입니다.
오늘 처음 만난 신환에게 좋은 첫 인상을 주고 싶으시지요? 그리고 그 환자가 원장님과 치과를 신뢰하여 치료에 동의하시기를 저도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 원장님들께 가장 쉽지만 또 어려운 하나의 팁을 드려봅니다.
원장님이 환자와 마주할 때, 눈 맞춤 (아이 컨택)을 하고 원장님이 미소를 지어보세요. 절대 ‘당신은 환자고, 당신이 접수했고 직원이 나를 불렀으니, 나는 그냥 진료하러 왔다’라는 식의 무덤덤한 표정은 짓지 말아야 합니다. 원장님이 환자에게 관심을 보이면, 환자들도 바로 원장님에게 관심과 신뢰를 보여줄 것입니다.
비단 치과 영역 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보디랭귀지는 중요합니다. 특히나 정치인들은 대중의 신뢰를 얻기 위해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이것을 코칭하는 전문가들도 따로 있습니다.
1960년 미국에서 35회 대통령 선거가 있었습니다.
기존의 선거방식과 달리 미국 역사상 최초로 TV를 통한 대선후보 토론이 개최되었는데, 이 토론에 참여한 두 대통령 후보는 ‘닉슨(Richard Nixon)과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였습니다.
이들의 토론회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그들이 어떤 말을 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말하는가 였습니다.
이 TV 토론에서 닉슨은 시종일관 자신의 경쟁자인 케네디만을 바라보고 토론했습니다.
닉슨과 달리 케네디는 TV를 시청하고 있는 미국인들인 케네디가 자신들의 바로 앞에서 말하는 것처럼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했습니다.
또 케네디는 다양한 손짓과 몸짓을 이용해 국민들과 진짜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반면에 닉슨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해 보였는데 그는 토론 내내 부동자세만을 취했습니다.
닉슨의 몸은 긴장되어 있었고, 자신이 앉아있던 의자를 잡고 토론에 임했습니다. 그의 눈 깜빡임 횟수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러한 닉슨의 모습은 미합중국의 대통령으로서 적합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들의 보디랭귀지를 보면서 국민들은 케네디에게 더 편안함을 느꼈고 국민들의 신뢰를 얻게 되었습니다.
미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케네디는 결국 닉슨을 제치고 미국의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들이 알 수 있는 것은, 사람의 행동과 눈빛 등의 바디랭귀지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치과에서 근무하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치과의사는 환자들에게 편안함과 신뢰 더 나아가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환자들이 병원과 치료에 대해 신뢰를 하고 상담동의율 또한 올라갈 수 있습니다.
흔히 원장님들은 상담 동의율은 상담실장의 역량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상담실장에게 아주 많은 연봉을 지급하거나, 상담실장이 본인의 계속 근무를 무기삼아 원장님들에게 협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상담실장의 역량이 중요한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치과의사와 환자의 첫 만남이 어떠했느냐에 따라 똑같은 상담실장인데 상담동의율이 더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합니다.
똑같은 상담실장인데 2명 이상의 원장님이 근무하는 경우 상담 동의율이 달라지는 경우도 볼 수 있었습니다.
환자는 내가 믿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치과의사인지 파악하기 위해 모든 감각을 동원하며, 치과의사의 신뢰도에는 표정, 목소리, 바디랭귀지 같은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 강력한 영향을 미칩니다.
능력있는 상담실장을 구인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원장님이 환자에게 신뢰를 얻는 것입니다.
보디랭귀지를 통해서 원장님은 환자에게 자신 없게 보일 수도 있고 자신 있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집필한 ‘환자의 표정을 읽는 치과의사’에는 이 외에도 원장님의 보디랭귀지에 대해 기술되어 있으니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환자의 말을 잘 들어주고 관심이 있다는 ‘경청의 보디랭귀지’를 몇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살아오면서 이런 보디랭귀지를 무의식적으로 사용해 본 적이 있습니다. 다만, 이제는 원장님의 진심이 전달될 수 있게끔 좀 더 전략적으로 사용해보시라는 의미입니다.
첫 번째, 몸을 앞으로 기울여보세요. 환자 쪽으로 몸을 기울이는 것은 원장님의 모든 관심이 환자에게 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때 환자는 원장님이 자신이 하는 모든 말을 다 들어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두 번째, 외부에서 소리가 나는 등 원장님의 신경을 분산시키는 것이 있다면 신경쓰지 마세요. 만약에 원장님이 환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주변에 큰 소리를 듣거나, 원장님 눈앞으로 사람이 지나가거나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떨어뜨린다면, 신경쓰지 마십시오. 이러한 모습을 본 환자분들은 원장님의 모든 관심이 자신을 향하고 있다고 느끼게 되고, 이것은 긍정적인 상담과 치료가 될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가 될 것입니다.
세번째, 고개를 끄덕이세요. 누군가가 어떤 주제를 설명하는 동안,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원장님이 그들의 의견을 따르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만약에 원장님이 환자분이 말하고 있는데 아무런 동작도 취하지 않고 경직되어 있다면 환자분은 말하는 것을 멈출 것이고, 그들은 원장님이 딴 생각 하는지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가질 것입니다
네번째, 관심의 표현을 하십시요. 고개를 끄덕이는 동작과 함께, 원장님이 환자분의 말을 이해하고 있다는 표현을 해야 합니다, 그러한 관심을 표현하는 감탄사에는 ‘맞아요’, ‘그렇네요’, ‘이해가 됩니다’ 등이 있습니다.
다섯번째, 인내의 자세를 취하십시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인내를 보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환자분과 상담을 하는데 원장님이 자신의 시계를 보거나, 몸의 자세를 자주 바꾸거나 끊임없이 움직이거나 뒤로 기대는 행동은 원장님이 환자와의 만남과 대화가 지루함을 느끼고 있거나 원장님이 매우 지쳐있거나 혹은 환자분과의 대화를 끝냈으면 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1화에서도 언급했듯 치과치료는 몇 가지 독특한 특성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치명성’이라는 특성으로,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입이라는 곳은 생존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신체부위이기 때문에 이곳을 치료하는데 있어 본능적으로 신중을 기한다는 것입니다.
두번째 특성은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환자는 치과의사가 실력이 있는지 알기 힘들며, 몇가지 부정확한 정보만을 가지고 치과의사를 선택하는데, 이 선택과정에서 많은 무의식적인 과정이 관여한다고 설명드렸습니다.
생존에 있어서 중요한 내 구강을 맡길 치과를 선택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치료를 하는 치과의사의 실력과 인성일 것입니다.
치과의사가 괜찮은 실력과 인성을 가지고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환자들은 모든 감각을 동원해 정보를 파악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신호는 의사가 하는 말의 내용보다는 표정, 몸의 자세, 목소리, 행동등이 강력한 영향을 줍니다.
다음시간에는 치과직원들의 PTX로 상담동의율을 올리는 과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