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석 의료전문코치
한국코치협회 KPC, 코칭피아 대표
브랜딩과 채용의 관계
최근에 하루 두 곳의 병원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첫번째 방문한 병원은 꽤 오래 전부터 운영한 병원으로 지역에서 이름이 알려진 곳이었고 두번째로 방문한 병원은 개원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병원이었다. 두 곳의 병원을 방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두 병원을 비교할 수 있었다. 두 병원의 입지, 내부 환경, 구성원들의 움직임, 진료 Flow, 브랜딩 요소 등의 비교는 병원 관련 일을 하는 필자에게는 나름대로 흥미를 주는 요소였다.
두 병원의 차이에서 필자에게 가장 큰 인사이트를 준 것은 ‘병원의 메시지가 어떻게 그들의 고객에게 전달되는가’였다. 모든 병원은 타깃 고객을 특정하고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여러 메시지를 고객에게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광고와 홍보가 가장 대표적인 전달 수단이다. 문제는 광고나 홍보 비용이 만만치 않고 그 효과도 천차만별이다.
또한 대부분 마케팅 업체를 활용하다 보니 마케팅 업체들이 병원의 철학이나 메시지를 고객에게 얼마나 잘 전달하는지도 측정하기 어렵다. 광고로 매출이 증가했다고 해서 고객에게 그들의 메시지가 잘 전달되었다고 판단하기 어렵고, 고객이 증가하였다고 해서 고객들이 병원의 메시지를 보고 온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두 병원에서 느낀 것은 환자들이 병원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그런 경험을 무엇이 전달하는 지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병원은 각자의 브랜드 철학과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철학과 메시지는 전달 매개체를 통해 그들의 타깃고객에게 전달되는데, 아마도 병원을 개원하는 시점에서 가장 고민을 하는 것이 ‘병원 명’과 ‘로고’일 것이다. 이런 물리적 전달 매개체 외에도 브랜딩 커뮤니케이션 요소와 진료 플로우는 고객이 병원을 구별하는 주요한 요소일 것이다. 고객은 병원을 검색하는 단계에서부터 예약, 방문하고 진료를 받고 수납 후 나가는 순간까지 모든 접점을 경험한다. 고객이 느끼는 경험은 차곡차곡 축적되어 병원이 무슨 메시지를 자신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지 깨닫게 된다.
그런데 병원의 브랜드 철학이나 메시지를 고객에게 각 접점에서 전달하고 고객이 경험을 하게 하는 접점 서비스 제공자가 ‘구성원’이란 사실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고객은 의사와 치위생사, 코디네이터를 만나면서 그들의 행동과 언어 등을 통해 병원의 전문성과 메시지, 철학을 느낀다. 그렇다면 병원은 병원의 인재상이 명확한지, 인재상에 맞는 구성원을 채용했는지, 채용의 과정은 시스템화 되었는지, 채용 후 온보딩 시스템이 작동되는지,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갖추었는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 아무리 무형의 요소가 훌륭하더라도 전달하는 사람이 제대로 전달하지 않으면 메시지는 전달과정에서 바람처럼 사라지고 심지어 왜곡되어 전달되기 때문이다. 결국 인사가 만사이다.
채용 후 교육을 통해 변화와 성장을 기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처음부터 우리 병원 인재상에 맞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채용이 어렵다고 해서 채용경쟁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