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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의대 갈 걸” 개원가 한숨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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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의대 갈 걸” 개원가 한숨 소리?
  • 이주화 기자
  • 승인 2023.06.22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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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이 병원 수익 발목 잡기도
치과 파이 넓히려는 노력 요구돼

갈수록 고조되는 개원가의 경영난에 ‘이럴 줄 알았으면 치과대학이 아니라 의과대학에 진학할 걸’이라는 한숨 섞인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기준 우리나라에 개설된 치과의원은 18,851개소로 2021년도 동분기 대비 1,252개소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2018년부터 2022년, 각 해 치과의원 증감률은 최소 1.6%에서 최대 1.9%로 꾸준히 증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끝없이 늘어나는 치과 개소 수로 인해 경영난에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폐업한 치과의원은 527개소이며 2021년에는 492개소, 2020년 459개소, 2019년 523개소, 2018년 576개소가 폐업해 매년 약 500개소의 치과의원이 문을 닫았다.
 

의과에 비해 정부의 치과 관련 정책 마련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의하면 2022년 외래 질병별 요양급여비용 총액 상위 10종 가운데 ‘치은염 및 치주질환’이 약 1조 9,174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으며, 5,685억으로 ‘치아 우식’이 8위, 5,652억으로 ‘치수 및 근단 주위조직의 질환’이 9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치과 질환이 요양급여비용 중 큰 비중을 차지함에도 건강보험 보장률은 의과에 비해 저조한 실태이다.

‘2021 한국치과의료연감’에 의하면 치과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6년 이후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이지만 2020년 기준 의과(의원 59.6%, 병원 49.8%)에 비해 치과의원 36.0%, 치과병원 25.6%로 절반 수준에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78명 중 55.6%의 응답자가 “불편한 것이 있을 때만 치과를 방문한다”고 답했으며, 치과에서 개선되기를 바라는 점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가 늘어났으면 좋겠다”, “같은 치료라면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치료 방법을 안내해 주길 바란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는 의과 진료과목에 비해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치과 치료비에 부담을 느껴 치과 내원을 꺼리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부, 치과 정책 관심 없나?
이처럼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경영난이 심화돼 허리띠를 졸라매는 개원의들의 신음이 ‘치과대학 대신 의과대학으로 진학했다면’하는 후회 섞인 목소리로 표출되고 있다.

한편 개원 측면에서는 의사보다 치과의사 면허를 취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의사 면허증과 치과의사 면허증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서준석(서울S치과) 원장은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영역이기에 더 미화돼 여겨질 뿐”이라며 “어려움을 느끼며 다른 직업을 동경하는 것은 의사 면허를 취득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이야기했다.

서준석 원장은 “흔히 의과 진료과목 가운데 소득이 높다고 알려진 진료과목은 수술을 요하는 외과과목이지만, 개원을 위해서는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10배 이상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며 “성공적으로 개원했을 때에는 문제 될 것 없지만, 폐업하게 되었을 때는 그만큼 더 큰 빚을 안게 된다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형외과의 경우에는 원내에 수술실과 입원실을 마련해야 하는데, 비용 부담으로 인해 수술실 없이 신설되기도 한다”며 “이에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스스로를 ‘정형내과 전문의’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는 임플란트 수술이나 보철진료 없이 보험진료와 레진 충전만을 시행하는 치과와 다를 바 없다”고 덧붙였다.

진료 중인 서준석 원장

치과의 긍정적 측면에 집중할 필요있어

또한 서준석 원장은 “진료 항목이 건강보험에 의해 더 많이 보장될수록 개원의로서 자신의 실력을 토대로 진료비용을 책정하는 것이 더 어려워진다”며 건강보험 보장이 개원의의 수익 창출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안타깝지만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는 진료비를 최저 수준으로 책정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대한정형외과학회가 발표한 ‘정형외과 의료현황 분석 및 수가방안 제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10개 대학병원에서 진행되는 전체 수술 건수에서 정형외과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19.4%였으나 수익률은 마이너스 53%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이유는 원가의 60%대로 낮게 책정된 수가 때문으로 분석됐다. 정형외과학회는 ‘다른 나라에서 의사 행위료를 별도로 산정하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병원 비용과 행위료를 분리하지 않아 수가에 인건비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준석 원장은 “의과 진료과목은 관련 정책 및 법의 변화에 의한 수가 변동이 잦기 때문에 인기과가 자주 바뀌지만, 치과의 경우에는 그 변동 폭이 크지 않고 수익 수준은 의과 진료과목 15개 중 상위 30% 정도에 해당한다”며 안정성의 측면에서도 치과가 의과에 비해 앞선다고 이야기했다.

서 원장은 “봉직의 1~2년 차의 급여로만 비교한다면 치과보다 의과가 약 2배가량 높아 더 좋다고 여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개원까지 고려했을 때는 치과가 오히려 낫다”며 “의과나 치과나 모두 개원 및 경영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치과 개원가의 경쟁이 급격히 심화돼 경영난을 체감하는 정도가 더 큰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치과의사의 활동영역을 넓히기 위한 연구 및 논문 발표 등 다방면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준석 원장은 “실제로 요양병원에 근무해 본 경험에 의하면, 요양병원 내 환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지만, 양치질 등 구강위생 및 구강건강관리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요양병원 내에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가 필수인력으로 배치된다면 환자들의 기대수명이 증가함은 물론 환자 관리를 위한 비용도 훨씬 절감될 것”이라며 “스스로 음식을 섭취할 수 있는 환자와 비위관(Levin tube)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는 환자에게 드는 비용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일본 ‘오오니시 테츠로:병원 치과 개호 연구회 제7회 총회’의 연구에 의하면 구강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질병으로 입원한 환자의 경우에도 구강위생 및 구강건강 관리를 통해 술부 감염 및 폐렴을 감소시켜 평균 입원 기간을 30일 이상에서 20일 전후로 단축시키기도 했다.

서준석 원장은 “사회적인 인식은 의사가 치과의사보다 나을 수 있지만, 두 가지 면허 중 치과의사로 더 활동하고 있는 것은 치과의사가 의사보다 유리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잘된 의사의 사례만 듣고 비관하는 목소리보다 치과의사이기에 누릴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들에 더 집중하는 목소리가 더 많이 모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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