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요소보다는 ‘입소문’
늘어나는 치과의원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책 마련이 끊임 없이 요구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기준 우리나라에 개설된 치과의원은 18,851개소로 전년도 동분기 대비 1,252개소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2018년부터 2022년 각 해 치과의원 증감률은 최소 1.6%에서 최대 1.9%로 꾸준히 증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2년 폐업한 치과의원은 527개소이며 2021년에는 492개소, 2020년 459개소, 2019년 523개소, 2018년 576개소가 폐업해 매년 약 500개소의 치과의원이 문을 닫은 것으로 조사됐다.
개원하는 치과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수많은 치과 가운데 살아남기 위한 치과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최근 일부 치과에서 ‘38만 원 임플란트’ 등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지나친 마케팅으로 개원의들의 고충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개원가의 경영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고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치과에서의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178명 중 42%는 가장 최근에 방문한 치과를 선택한 이유로 ‘집에서 가까워서’를 꼽았다. ‘직장에서 가까워서’의 경우에도 14%로 나타나, 접근성이 치과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이 총 56%를 이뤄, 높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치과에서 긍정적 감정을 느낀 이유’에서도 ‘집 또는 직장에서 가깝다’가 18.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치과를 선택한 이유에서는 접근성의 뒤를 이어 ‘가족이나 지인의 소개’를 통해 치과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응답이 22%를 차지해, 인터넷 검색이나 광고, 리뷰 등 온라인을 통한 내원보다 높게 나타났다.
가장 최근에 치과에 방문한 이유로는 ‘스케일링을 받기 위해’가 31.6%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치아에 통증이 있어서’가 27.7%, ‘정기검진 시기가 되어서’가 16.4%로 뒤를 이었다.
방문한 치과에 대한 만족감은 5점 만점에 5점이 23.7%, 4점이 46.3%로 대체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에 대해서는 ‘집 또는 직장에서 가깝다’(18.2%), ‘직원이 친절하다(16.1%)’, ‘치료에 대한 강요가 없다, 강압적이지 않다’(13.5%) 순으로 높았다.
반면,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에 대해서는 ‘대기 시간이 길다’가 14.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일부 응답자는 “예약을 하고 방문했는데도 불구하고 항상 1시간 이상 기다린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소공포를 덮고 있는 상태에서 직원들끼리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 “소공포를 덮은 채로 원장님과의 인사도 없이, 누가 진료를 보고 있는지 확인하지 못한 채로 진료를 받았다” 등이 있었다.
치과에서 개선되기를 바라는 점으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가 늘어났으면 좋겠다”, “같은 치료라면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치료방법을 안내해주길 바란다” 등 급여 진료 확대에 대한 요구가 주목됐다. 또한 치과 치료비가 비싸다는 의견도 제시되었으며 “비급여 진료비의 평균이 제시되면 좋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편, 정기검진에 대한 질문에서는 55.6%의 응답자가 ‘불편한 것이 있을 때만 치과를 방문한다’고 답했으며, 정기적으로 한 치과에 내원해 검진을 받는다는 응답자는 절반 수준인 27.5%에 불과했다. 일부 응답자는 “정기적으로 관리를 받고 싶다”며 “정기검진 시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정기검진 환자를 증가시키기 위한 개원가의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개원을 고려 중인 한 치과의사는 “치과의 위치가 개원의 성공여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아파트 단지 내 상가 등 주거지역에 개원하기를 가장 원하지만, 이미 터줏대감 같은 치과들이 많이 있을 뿐만 아니라 임대료도 고가라서 엄두가 나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차선책으로 강남역 인근 등 번화가에 개원하는 경우에는 무리한 대출로 고통받는 경우도 다수 있다”면서 “번화가의 경우 유동인구 수는 많지만 치료보다는 여가를 즐기기 위한 발걸음이 많기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주거단지에 치과를 개원해 10년 이상 치과를 경영 중인 한 치과원장은 “처음에는 환자를 모으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보기도 하고 마케팅 업체에 의뢰를 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경험 상 환자가 지속적으로 내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치과에서의 긍정적인 경험”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치과 운영은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이다. 정기적으로 내원하는 단골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환자도 의료진도 납득할 수 있는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핵심 요소”라고 했다.
개원가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과도한 이벤트 진행 등 개원가의 경쟁만을 부추기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 환자가 가고 싶은 치과를 운영하기 위해서이미 개원한 치과의 위치를 변경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치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 중 ‘직원의 친절함’, ‘치료에 대한 강요가 없음’, ‘자세한 설명’은 환자가 치료를 받는데 동의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설명과 교육이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환자가 끊이지 않는 치과로 자리하기 위해서는 치과 병?의원의 역할의 본질인 양질의 진료와 치료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교육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