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입사 첫날을 기억하시나요?
많은 분들께 입사 첫날에 대한 기억을 여쭤봤을 때 “첫날이라 긴장해서 기억이 잘 안 나요”, “낯선 곳이라 많이 긴장되고, 어색했어요”,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 서러웠어요” 등 다양한 답변들을 해주셨는데, 아쉽게도 긍정적인 이야기는 거의 들을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만난 두 신입 직원의 입사 첫날 이야기입니다.
A병원의 신입 직원은 환영을 받으며 웰컴키트와 유니폼, 명찰이 준비되어 있는 사물함을 안내받고, 병원 소개와 앞으로의 병원 생활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받으며 걱정 반 설렘 반의 마음으로 첫날을 보냅니다.
반면, B병원의 신입 직원은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을 했지만, 어디에서 유니폼을 갈아입고 어디에 짐을 보관해야 할지, 그리고 어디에서 앉아 기다려야 하는지 사전 안내 없이 눈치껏 첫날을 보냅니다.
둘은 같은 학교를 졸업한 친구인데, 입사 첫날의 경험은 서로 달랐습니다. B병원에 입사한 선생님은 A병원에 입사한 친구를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죠.
이러한 이야기는 병원의 리더라면 결코 그냥 듣고 넘어갈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관리하고 있는 병원에서도 신입 직원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실장님과 원장님께 말씀드렸더니, 두 분이 똑같이,
“A병원은 큰 병원 아니에요?”
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큰 병원의 기준이 어떠한지 모르겠으나, 원장님 2분에 직원 9분 있는 치과의원입니다. 지금 이 병원과 비슷한 규모입니다.”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신입 직원 온보딩 프로그램을 설계하면서, 병원 규모와 지역의 한계를 많이들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필자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병원 규모가 크든 작든, 지역이 지방이든 서울 강남이든, 잘하고 싶은 원장님들의 마음은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직원들 역시 잘하고 싶고, 환영받고 싶고, 성과를 내고 싶은 마음은 전국 어디나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입사 첫날 프로그램 만들기
그럼! 어떻게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냐!
필자가 몇 가지 추천드리겠습니다. 이 중에 3개만이라도 적용해 보시길 바랍니다.
첫째, 병원 입구에 첫 출근 환영 메시지를 시각화해서 붙어줍니다.
둘째, 사물함에 월컴키트와 유니폼, 명찰을 준비합니다. 웰컴키트에는 원장님의 자필 환영 메시지가 들어간 카드 한 장 추가하시면 더 큰 감동을 받게 될 겁니다.
셋째, 아침 조회시간에 구성원 소개 및 개인 소개 시간 갖습니다.
넷째, 전담 직원이 병원 투어와 시설물 사용 안내를 합니다.
다섯째, 병원 사용설명서를 통해 병원의 비전하우스, 행동 습관, 복지, 규정, 직급별 업무 등을 안내합니다. 병원 사용설명서(오리엔테이션 북, 컬처북)는 처음엔 PPT에 우리병원을 소개하는 사진과 텍스트로 하나씩 채워나가는 것으로 시작하면 됩니다.
여섯째, 근로계약서를 당일 작성합니다.
일곱째, 업무 종결시간에 케이크를 준비해서 다시 한번 간단하게 환영회를 하고 하루 소감 듣고 응원하며 마무리합니다. 케이크는 집으로 가지고 가서 가족들과 함께 드실 수 있게 안내합니다._가족들도 본인들의 자녀, 가족이 새로 입사한 병원에서 환영받고 온 것을 같이 느낄 수 있어 매우 좋습니다.
필자가 2020년도에 처음으로 신입 직원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한 병원의 신입 직원이었던 치과위생사는 아직도 가끔 연락하여 본인의 성장 소식을 전하곤 합니다.
그때 당시 3개월 동안 근무했던 병원에서의 트라우마 때문에 본인의 치과위생사 생활을 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힘들어했던 직원이었는데, 온보딩 프로그램을 통해 즐겁게 시작했고, 성장해 가면서 현재까지도 그 병원에서 근속하며 병원생활을 잘 하고 있습니다. 특히 첫날 프로그램은 잊지 못할 추억이었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결정적 순간이었다고 말해줘서, 그 말을 듣는 필자 역시도 뭉클함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우리 병원에서 함께 일할 직원들의 입사 첫날 프로그램을 진정성 있게 설계하여 평생 기억에 남는 경험을 만들어 주신다면, 그 병원이야말로 인생 병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