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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호 교수의 칼럼] 일 중독증과 착한사람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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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호 교수의 칼럼] 일 중독증과 착한사람 신드롬
  • 박기호 교수
  • 승인 2013.10.04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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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평일 저녁은 물론이고 휴일에도 병원에 나와 쌓인 일들을 하느라 개인 생활을 거의 못하는 편이지만 우리 주위에는 항상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타인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인정 받을수록 일들은 더 쌓여만 가도 어느 순간에는 한계가 오기 마련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 중에는 일 중독증과 착한사람 신드롬을 가진 경우가 많다.

일 중독증은 생활의 양식이어야 할 직업에 사생활을 너무 많이 희생해 일만 하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가정이나 다른 것보다 일이 최우선이어서 오로지 일에만 몰두하여 사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러다 보니 사회에서는 인정받는 능력자이지만 가정이나 다른 개인 모임에는 무심한 사람이 되기 십상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W. 오츠는 그의 저서 ? 워커홀릭 ?에서 현대 산업사회에서 자신의 모든 가치기준을 일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경종을 울리면서 이러한 업무제일주의는 단순히 성격적인 성향이 아니라 일종의 병이라고 규정하였다.

착한사람 신드롬 또는 콤플렉스는 이와는 약간 다르며, 일 자체를 중요시하고 이에 몰두한다기 보다는 주위에서 어떠한 부탁을 하든 거절하지 못하여 일을 도맡아 하는 스타일이다.

막상 자기가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이 쌓여 있어도, 옆에 있는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들은 과로로 인해 ‘만성 피로 증후군’ 이 잘 걸리게 된다. 몸살이 나서 아파 죽겠는데도, 친구가 쇼핑가는데 같이 갈 사람 없다고 같이 가자고 하면 나가는 게 그들이니까.. 능력도 있으면서 착한 사람이다 보니 일이 그칠 날이 없다.

결국 일 중독증은 자의에 의해, 착한 사람콤플렉스는 타의에 의해 자신을 혹사하게 되는 것이다.
며칠 전 추석 연휴 때 병원에 나와 일을 하면서 한동안 멍하니 지쳐가는 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일 중독증과 착한사람 콤플렉스가 바로 나의 모습이라는 생각에 한동안 허탈한 생각이 들었다.

선후배들을 만나보면 최근 치과에서도 불경기가 지속되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고 인정받고자 일에만 몰두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 같다.

일주일에 두 세번 연장진료하고, 주말까지 반납하고 이런저런 임상연수회나 경영 컨설턴트를 섭렵하고 여러 모임에서 활동하다 보면 정신없이 시간이 가고 너무 힘들다고 호소한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지기를 바랄 것이다. 일 중독증과 착한사람 신드롬을 가진 사람들은 온 힘을 다해 일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면 행복할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행복은 그러한 욕심들을 버리고 몸과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경희대학교 치과대학 교정학교실 박기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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