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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칼럼]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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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칼럼] 혁명
  • 민승기 원장
  • 승인 2013.07.25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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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대통령의 NLL 관련 발언은 과연 진실인가?
이에 대한 의문이 무더운 여름 온 국민의 머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예로부터 사관의 기록은 다음 세대 임금도 열어보지 않았다. 그런데 비밀인 정상 간 대화를 밝힌 것은 잘한 것인가? 그리고 상대의 불법성을 밝히기 위해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한 것은 잘한 것인가? 일련의 사태는 우리 모두의 이익과 국익에 부합하는 것인가?
근래 들어 우리에게 이슈로 떠오르는 일들이다. 남과 북은 서로 총을 겨누고 대치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처해 있지만, 사실 북한 내부에서 일어나는 혁명으로 통일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남과 북이 피를 흘리지 않고 통일을 이루는 방법은 무엇일까? 혁명이 일어날 때 꼭 누군가는 아스팔트 바닥에 흐르는 피를 목격해야 하는 것일까?

 

혀의 전쟁
과거의 법은 왕이 누군가를 벌주거나 대중이 특정한 행위를 못하게 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법 자체가 왕을 위해 존재하였기에 왕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 그러나 일련의 혁명을 계기로 인간에게 주어진 기본권에 대한 개념이 생기면서 국민은 법이 우리를 보호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느끼게 되었다. 일례로 PL법이 있다. 오래 전에 미국의 한 법대생이 제기한 소송이 근원이다. 당시 차에 결함이 있음을 소비자들은 증명할 수 없었지만, 이 학생이 조사해 보니 통계적으로 지난 수십년 간 일관된 특징을 갖는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었다. 초급 법정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학생의 의견을 대법원의 판사들은 다르게 보았다. 시대가 바뀜을 느끼고 이러한 변화를 판결에 반영한 것이다. 대법원이 학생의 손만 들어줄 수는 없었고, 그래서 나온 판단이 제조자와 보험사 및 소비자의 삼각 축이라고 한다. 이것이 생산품의 품질에 대한 책임은 생산자에게 있다는 혁명적인 생각의 시작이었다.
선진국인 미국의 오늘의 이슈는 동성애자의 결혼의 권리에 대한 내용이다. 40년 전 동성애자 모임이 있는 술집 입구에서 불이 나 30여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방화사건 자체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누구도 이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담당 경찰과 판사가 모두 동성애자를 싫어했다. 이 사건에 대한 조사가 다시 시작되었고, 동성애도 인간의 다양한 다름의 한 모습임을 인정하자는 판단이 미국의 대법원에서 나왔다. 유혈이 낭자한 무술 대련이 아니라 혀끝 전쟁으로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우리는 지금 말로 하는 혁명, 말로 하는 전쟁이 가능해진 시대에 살고 있다. 법정에서의 전쟁이 없었다면 또 다시 100명쯤 죽는 사고가 생겼을지도 모른다. 남한과 북한도 대포 쏘고 1000만명이 죽는 미사일 전쟁보다는 혀끝 전쟁의 판을 벌리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을까?
미국 워싱턴 인턴사원의 일상. 대법원에서 혁명적인 판단이 내려지면 방송사 인턴들은 결정문을 받아 들고 자신의 미래의 상사에게 전달하기 위해 달린다. 우리 치과의사는 누구에게 무엇을 전달하기 위해 이렇게 달리기를 해야 하는가? 경주마는 달리기 위해 생각을 멈추지만 야생마는 생각하기 위해 달리기를 멈춘다고 한다. 잠시 멈추고 생각을 해본 뒤 달리고 싶다.
지금 우리 치과계는 선거제, 전문의제 등 몇 가지 이슈를 가지고 있다.
문제의 실타래가 풀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면 가위를 들고 싹둑 잘라낼 수 있어야 한다. 이 문제는 우리 모두가 서로 얼굴을 붉히고 보건복지부나 대법원 등 외부로 가져갈 일이 아니다. 만약 여기서도 안되면 이제 국회로 가져가서 대한민국 삼권에 모두 의존하는 그랜드 슬램이라도 달성할 것인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우리에게는 대의원제라는 훌륭한 정책 결정기구가 있다. 선학들이 머리를 싸매고 몇 년씩 밤새워 만든 정관에 의거하는 큰 판이 우리 앞에 이미 펼쳐져 있다. 혁명은 이곳 대의원회의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이곳에서 혀끝 전쟁을 치러야 한다. 대한민국 치과의사로서의 품위를 지키면서. 그래야 회원 모두의 안위와 의사로서의 품격이 지켜질 것이다. 그래야 내부의 문제가 외부의 힘에 의해 강제로 조정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모마치과 민승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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