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과학회들은 자신들만의 학술적 근거나 역사적인 배경을 내밀며 영역을 지키려하고 있고, 성명서를 발표하거나 법적 투쟁까지 이어지고 있다.
임플란트 학회 간의 갈등은 8년이 지난 지금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지난달 가까스로 임플란트 학회 단일화를 위한 공동협의체는 발족됐으나 각 학회의 입장차는 첨예해 단일화는 멀게만 느껴진다.
보존학회도 성명서 발표
이러한 문제는 비단 임플란트 학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회 간의 갈등은 종종 불거져 나오는 테마다.
22일에는 대한치과보존학회(회장 김성교)가 지난해 2월 치협 분과학회로 인준 받은 대한근관치료학회(회장 황호길)의 인준을 취소해 달라는 성명서를 발표, 그동안 곪아 왔던 갈등 이 수면 위로 표출됐다.
보존학회는 성명서를 통해 “학회의 숫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학문의 발전이 이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특히 의료분야에서 인적 요소에 의한 갈등에 의해 분파를 형성하고 대립적 관계를 유지시키려는 취지에서 양산되는 학회일 경우 오히려 발전을 방해한다”며 “대한치과의사협회의 독단적 결정으로 학회 설립을 인가해 준 것에 대해 보존학회 회원은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근관치료학회 측은 보존학회의 이런 주장에 대해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근관치료학회 관계자는 “구성원의 요구가 많아지면 당연히 분야도 나눠져야 학문적 발전이 있다. 메디컬의 내과만 하더라도 5개 분야로 나눠진다”며 “근관치료학이라는 학문은 수복학과는 다른 분야로 외국에서도 미국근관치료학회, 유럽근관치료학회, 세계근관치료학회 등이 독창적인 학회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과목 명칭변경 문제를 둘러싼 학회 간 갈등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대한소아치과학회(회장 남순현)는 성인도 소아도 아닌 청소년기의 구강건강을 소아치과 분야 전문의들이 맡아야 한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워 학회 명칭에 ‘청소년’을 붙이려는 계획을 추진해 왔지만, 타 학회가 진료영역을 소아에서 청소년층으로 확대하기 위한 의도라고 경계하고 있어 공식적인 언급은 자제하고 있다.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는 상태다.
전문의 Vs. G.P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는 각 과목 전문의가 보는 진료과목이 어디까지 인지 전문과목별 영역이 제대로 구별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내년 1월 1일부터 전문과목 표방이 실시되면 드러나게 될 전문의와 일반 G.P 간 분쟁 양상이다.
대한치의학회(회장 김경욱)가 진료범위 구별 기준 마련에 들어갔지만 교집합이 되는 진료가 많아 어떤 식으로 진료 범위를 나눠야 할지 문제가 되고 있다.
전문의단체들도 해당 진료영역을 일반 G.P로부터 지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대한치과교정학회(회장 황충주)는 지난 3월 21일 회칙을 개정해 치과교정학 전공자에 한해 회원 자격을 부여키로 하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대해 일부 개원의들은 불편한 심기를 보내고 있다. 충분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개원의들도 상당수 있는데 학회가 일반 개원의의 가입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
치과계의 이런 내부적 갈등에 대해 한 교수는 “이러한 갈등은 누구도 풀기 어려운 난제다”며 “결국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저수가에 신음하는 지금, 어느 누가 자신의 파이를 내어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