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는 ‘상담 동의율 올리기’라는 주제를 대표 원장님편으로 칼럼을 써보았는데, 혹시 우리 원장님들 좀 연습해보셨나요? 어떤 원장님은 해보시고서 ‘좀 어색하네’ 싶으셨을 것이고, 어떤 원장님은 ‘해보니까 별거 아니네’라고 생각하셨을 것이고, 어떤 원장님은 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늘상 바디랭귀지를 사용하고 있는 ‘바디랭귀지의 대가’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신다면 크게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작은 연습이라도 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우리 원장님들은 진료도 하며 경영도 하시느라 너무도 바쁩니다. 그래서 저는 크고 대단한 것을 하기보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이번에는 직원들과 관련된 ‘상담 동의율 올리기’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일반적으로 신환이 접수하면 대기시간이 있습니다. 안내를 받아 진료실로 들어가면 치과의사를 만나기 전까지 또 체어에 앉아 대기 시간이 생깁니다. 사실 환자들은 치과에서 우리 치과의사들보다 직원들을 더 길게, 더 오래 만날 뿐 아니라 사람이 아닌 사물도 오래 주시하게 됩니다.
직원이 할 수 있는 상담 동의율 올리는 팁을 딱 하나만 드릴 수 있다고 하면, 저는 바로 ‘스몰토크’를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잔뜩 긴장한 환자들은 체어에 앉으면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치과인지 파악하기 위해 오감을 집중합니다. 기구들이 깨끗한지 주변을 둘러보기도 하고 치과에서 나는 각종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이 때 가능한 직원이 있다면 긴장한 환자를 위해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고 이것이 스몰 토크입니다.
사실 스몰 토크를 하는 것은 지속적으로 환자와 교감 해본 적이 없다면 어렵습니다. 직원입장에서는 원장님들이 그러하시듯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고, 사실 환자와 할 말도 없습니다. 하지만 직원이 환자와 대화를 하게 되면, 환자가 체감하는 대기시간도 줄어들고 환자의 긴장감도 줄여줄 수 있습니다. 이 때 이것저것 당일 진행될 치료에 대해 이야기 하거나 주의사항, 혹은 환자의 최근 근황에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좋습니다.
여기까지는 일 잘하는 실장님이나 교육받은 사람들이라면 이미 하고 계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마 원장님들께서는 그 직원을 많이 신뢰하고 아끼고 계실 것입니다. ‘굳이’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만약 선생님들이 그렇게 하고 계신다면 ‘원장님이 말씀은 안 하시더라도 많이 믿고 계시고 선생님을 많이 좋아 하실거다’ 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우리 원장님들은 진료가 바쁘시다보니 직원에게 피드백을 못하는 경우도 많으시기 때문입니다.
저는 경험적으로 이런 스몰 토크가 원장님과 치과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어떤 원장님은 알고 계실 것이고, 어떤 원장님은 아직 생소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와 같이 일한 직원 중에서 ‘네가 옆 체어에서 환자랑 떠드는게 시끄럽고 네 목소리 듣기 싫다. 진료에 방해가 된다. 조용히 해라’라고 이야기 들은 직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스몰 토크는 환자의 불안감을 줄이는 것 외에도 직접적으로 매출을 만들 수도 있다고 원장님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직원이 환자와 하는 스몰 토크는 환자의 마음속 니즈를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환자는 임플란트를 할 생각이 전혀 없는데, 임플란트를 계속 권유한다면 환자는 환자대로 피곤하고 설명하는 의료진도 의미 없는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숨겨진 니즈를 파악하여 추천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스몰 토크를 해서 정보를 얻으면 그 정보는 해당 직원 한 명만 알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정보에 따라 치과의 모든 사람들도 함께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저의 사례를 들어보자면, 앞니에 오랫동안 콤플렉스가 있던 환자가 있었는데, 왠지 용기가 나지 않아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던 환자였습니다. 직원이 환자와 스몰 토크를 하던 중 앞니에 콤플렉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내용을 저에게 전달하였습니다. 저는 환자에게 이런 치료 방법이 있다는 것을 전달했고 환자분은 그렇게 치료할 수 있는지 몰랐다며 치료에 동의하셨습니다. 다행히 환자분은 매우 만족하셨고, 병원 경영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일 잘하는 실장님, 그리고 앞으로도 일을 더 잘하고 싶은 선생님들께 하나 더+@의 팁을 드리고 싶습니다. 바로 바디랭귀지입니다. 대화 시 살짝 환자를 쳐다보면서 몸을 기울이는 보디랭귀지를 취하면서 대화를 해보세요. 눈을 마주친다는 것은 ‘나는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진료실에서도 상담실에서도 데스크에서도 설명할 때 환자분과 눈 맞춤(아이 컨텍)이 필요합니다. 어떤 바디랭귀지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신뢰를 주며 더 깊이 있게 소통할 수도 있고, 같은 말을 하는데도 상대에게 불편함을 줄 수도 있습니다.
내가 어느 각도에 서 있는지에 따라 눈 맞춤의 각도와 상황은 달라집니다. 내가 어떤 자세이든 어느 위치에 있든, 중요한 건 환자와 시선을 교환하며 대화해보시기 바랍니다. 컨설팅치과에 나가보면, 환자가 왔는데 쳐다보지 않고 다른 일을 하는 직원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대기실에 대기 환자가 많은 경우 ‘환자가 쳐다보는 것이 민망해서 일부러’ 다른 곳을 쳐다보며 시선을 피하는 직원들도 보았습니다.
환자들도 사람이고 감정이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표정/행동/말투/바디랭귀지로 감정을 느끼고 고스란히 직원의 감정을 전달 받습니다. 환자에게 미안하면 미안함, 반가우면 반가움, 기쁘면 기쁨 등의 감정을 굳이 아끼지 말고 표현하시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감정을 표현하다보면 환자들 또한 표정으로 본인의 감정을 표현합니다. 제가 집필한 ‘환자의 표정을 읽는 치과의사’에는 이 외에도 직원의 보디랭귀지에 대해 기술되어 있으니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혹시 상담 동의율을 올리기 위해 어떤 상담 멘트를 쓰면 좋을까, 상담실장이 뭐라고 해야 환자가 동의할까를 기대하며 칼럼을 읽지는 않으셨나요? 저도 다른 원장님들처럼 개원 초에는 상담실장이 뭐라고 하면 더 효과적일까를 많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개원 연차가 쌓이고 치과 경영을 하다 보니 상담실장이 혼자 말을 잘해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말을 잘해서 환자에게 동의를 얻어내더라도, 치료 받는 중간중간 여러 가지 이벤트들이 생기게 되면 환자는 불신하고 치과를 떠나게 됩니다. 그래서 꽤 긴 기간, 어떻게 하면 환자가 우리를 신뢰하고 치료에 만족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상담 영역을 강화하는 것과 신뢰를 잃지 않게 노력하는 것은 각각 따로 해야 할 부분이며 꽤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상담 영역도 상담 영역이지만, 치과 전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의사 소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하지 않는 것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이다”라고 피터드러커가 말했습니다. 개원 전에 책을 읽을 때는 ‘맞는 말이네’라며 그냥 글자로만 이해했는데, 개원 10여 년 차가 되니 그 말이 너무 무슨 말인지 잘 깨닫게 됩니다. 결국 우리 모두는 사람이며, 사람은 감정이 있습니다. 원장님도 치과에서, 환자가 말하지 않는 것을 들어보시고 치과 시스템에 반영해보십시오. 그렇다면 신환 상담 동의율은 저절로 올라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