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범 리윈드 치과컨설팅 그룹 대표
치과의 브랜드는 특정 진료 과목인가?
얼마 전, 함께 일하시는 원장님의 소개로 후배 원장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인구가 줄고 있는 작은 동네에서 치과를 운영하면서 병원의 성장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계셨고,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지속가능한 성장, 그리고 그것을 위한 병원의 브랜딩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필자가 “원장님, 지금 치과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는 뭐라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에 원장님은 “학교 선배는 외과 전문의이신데, 수술을 주력으로 밀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동기는 치주과 전문의인데 잇몸, 예방쪽을 브랜드로 밀고 있고요. 저는 사실 딱히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진료과목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 대화를 읽으신 원장님들은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외과는 수술, 보철과는 틀니, 교정과는 교정, 우리는 혹시 병원의 브랜딩을 위한 고민에서 너무 쉽게 전문적인 진료 과목을 연결하기만 하는 건 아닌가?
물론 병원을 대표하는, 그리고 원장님들의 전문 과목과 연결한 진료 과목은 분명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고, 치과의 브랜딩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하지만, 조금 더 넓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브랜드 마케팅이라는 것은 단순하게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행위가 아니다.
우리가 있는 이 자본주의 시장경제에는 분명히 ‘시장’이 존재하고 ‘소비자’가 존재한다.
그리고 브랜드 마케팅은 이 소비자가 원하는 바, 해결하고 싶은 일, 얻고 싶은 부가가치, 그리고 두려워하는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소비자와 대화하며 인식을 전파하는 과정이고, 그 과정 속에서 소비가 일어나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소비자는 단순하게 ‘외과-수술’, ‘치과보철과-틀니’로만 치과의 브랜드를 인식하고 최종적으로 치과를 선택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정말 잠재 환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가?
단순히 진료 과목이 아닌 정말 우리 치과가 가지고 있는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지역에는 어떤 잠재환자들이 있고, 지역에 있는 잠재 환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그들은 어떤 가치를 중심에 두고 치과를 선택하고 있는가?
이런 고민 끝에 나온 우리 치과를 대표하는 키워드들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진료 과목과 맞닿은 키워드가 아닐 것이다.
오늘 이 내용에 대해서 한 번 천천히 고민해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