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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호 교수의 공감]새롭게 다가 온 통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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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호 교수의 공감]새롭게 다가 온 통기타
  • 박기호 교수
  • 승인 2013.06.1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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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호(경희대학교치과대학 교정학교실) 교수

 

치과의사라면 대부분 동의하겠지만 치과의사라는 직업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정말 바쁘고 힘든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힘든 일들을 잊기 위해 누구는 운동에 몰두하고 누구는 음주에 몰두하고 누구는 종교에 몰두하고 누구는 음악과 같은 취미활동에 몰두한다.

오늘은 통기타를 사랑하는 치의학전문대학원생과 치과의사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경희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통기타 동아리인 ‘애야라시’의 지도교수를 이십년 이상 맡아 오셨던 교수님이 작년에 명예퇴임하시면서 필자에게 지도교수직을 맡겨 주셨다.

그동안 통기타를 제대로 배워 본 적이 없었던 터라 부담되긴 했지만 새로운 음악과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기대하며 동아리 생활을 시작하였다.

필자는 통기타 전성기의 끝물에 중고등학생 시절을 보냈다. 70년대나 80년대 초반만큼은 아니었지만 그 시절에도 통기타의 인기가 상당했기 때문에 고등학교 기숙사에는 통기타가 여러 대 있었고 쉬는 시간에는 통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학생들이 여럿 있었다.

나도 그런 통기타를 배우고 싶어 대학 합격 선물로 통기타를 받았었다.

그러나 서태지를 필두로 한 전자음악이 대학가를 휩쓸면서 통기타의 인기는 점점 식어가 몇몇 마니아들에게로 국한되게 되었고, 나도 통기타를 몇 개월 정도 배우다가 어느 순간부터 구석에 쳐 박아놓고 그렇게 20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 3년 전부터 세시봉 콘서트를 비롯한 그 때 그 시절의 통기타 음악에 대한 재조명이 있었고, 통기타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다시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애야라시’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프로의식으로 중무장한 소수의 통기타 마니아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치과대학에서 치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제도가 바뀌면서 몇 년간 신입생이 들어오지 않아서 동아리의 존재 의미가 사라질 위기였다고 한다.

그러나 3~4년 전부터 다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어 이제는 학생만 사십 명이나 되는 대규모이자 최고 인기 동아리가 되어 있었다.

며칠 전 2시간이 넘는 봄 공연이 개최되었는데 필자는 끼 많은 신세대 기타리스트들과 프로 기타리스트의 실력을 가진 졸업 선배의 아름답고 흥겨운 기타 선율에 푹 빠졌다.

고전 기타송과 팝송부터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나 조용필의 ‘Bounce’와 같은 최신 가요까지 24곡이 연주되는 동안 20대 초반의 학생들부터 환갑이 넘으신 전임 지도교수님까지 세대를 아울러 모두들 감동의 표정과 박수를 아낌없이 보냈다.

물론 프로가 아니라 가끔 실수도 있었지만 빡빡한 치의학전문대학원 생활과 치과의사 생활 가운데 짬을 내어 연습한 실력들이라 기대 이상의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불혹이라는 늦은 나이지만 통기타를 연습해서 무대에 직접 서는 꿈을 꾸게 되었다.

병원 일과 대학 일과 학회 일로 항상 정신없이 바빠서 마음의 휴식이 필요했던 시기에 새롭게 다가온 통기타와의 소중한 인연을 오래 간직하고 즐기고 싶다.

그리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정말 바쁘고 힘든 치과 선생님들에게 즐길 수 있는 취미활동 하나 가지시도록 권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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