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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변화’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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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변화’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 김남윤 대한치주과학회 공보이사
  • 승인 2013.05.3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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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시절 이야기다. 나라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고 국제금융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소식이 뉴스를 통해 흘러나올 때, 우리 국민들은 처음에 그저 남의 나라 얘기인양 듣고 있었다. 세계은행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고 약정서에 서명하는 것이 방송될 때도 위기감 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바로 몇 달 전 경제부처에서 우리나라 금융의 ‘펀드멘탈’은 확고하다는 발표를 들어서였다. 달러대 원화 환율이 한 달 사이 두 배로 폭등하고, 대출금리가 3배로 뛸 때도 있는 사람들이나 힘들겠거니 했다. 그러나 정리해고의 삭풍이 몰아치고, 경제가 경색되어 물가가 오르고 스스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사실이 눈앞에 닥친 것은 정부의 발표가 있은 지 불과 몇 달 후였다.
사람들은 그제 서야 ‘변화의 바람’을 몸소 겪게 되었다. 준비가 된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살아 남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IMF의 한파를 고스란히 견뎌내야만 했다. 그중에는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내몰려 노숙자로 전락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에서 최대 쟁점 사안이었던 협회장 선거제도 개선이 ‘선거인단제’ 도입으로 결정되었다. 치과계 성원들의 설문조사에서 압도적이었던 직선제가 먼저 상정되었으나 의결정족수 미달로 부결돼 아쉬움을 남겼지만, 60여년 만에 선거제도가 바뀐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겠다. 표결에 참여한 대의원들의 심사숙고와 변화에 대한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 하겠다. 앞으로 협회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공정한 제도로 보완하여 직선제에 가까운 선거인단제로 이끌어 내길 주문한다. 외부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이 마당에 사분오열된 치과계 내부의 공론에 대하여 통합작업이 시급하다. 지금은 하나로 똘똘 뭉쳐도 힘이 많이 모자란 시기다.
몇 년 사이 치과계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 더구나 불법네트워크 치과들의 저가 공세, 그로 인한 일반 개원가의 환자 수 감소와 경영난, 작년 7월의 75세 이상 레진상 완전틀니의 급여화, 올해 7월부터 시작될 부분틀니의 급여화와 스케일링 급여화, 또 내년 7월에 시작될 75세 이상 임플란트 급여화 등 굵직굵직한 사안들이 정부의 시책으로 발표되었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예산은 생각지도 않은 ‘표(票)퓰리즘’의 결과이지만, 비급여부문의 급여화 전환은 치과계 내부에 강력한 토네이도 같은 변화를 예고한다.
최근 정부가 고시한 스케일링 수가는 관행수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65% 수준으로 결정되었다. 후문에 의하면 예상소요예산에 짜 맞추기 식이었고, 전문가의 견해는 묵살 되었다고 한다. 마치 공약을 기계적으로 이행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나 할까? 미국이 재채기 하면 태평양 건너 일본은 감기 든다는 유머가 요즘에는 웃고 넘길 만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기존의 급여 스케일링은 그대로 두고 또 다른 급여 스케일링을 만드는 이중구조의 급여체계가 진료를 왜곡시키고,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이미 대형치과에는 스케일링 센터를 만드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물론 위에서 부는 바람이 아래까지 내려가려면 시간이 걸린다. 천정에 바람이 분다고 아랫목까지 바람이 불까 생각하는 시대는 지났다. 사회가 발전을 거듭할수록 정보 전달의 속도가 요즘처럼 빠른 인터넷 시대에는 아래로 전달되는 변화의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잔잔한 연못의 한가운데 돌이 떨어졌다. 동심원을 그리는 파장이 가운데는 작고 여릴지라도 그 파장은 가장자리를 향할수록 높고 거세진다. 변화 속에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바로 가장자리에 있는 우리들이다. ‘변화’라는 것은 언제나 존재하고, 그것은 준비된 자만이 ‘적응’하여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치주과학회 김남윤 공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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