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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헌의 시와 그림] 맨드라미와 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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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헌의 시와 그림] 맨드라미와 다큐
  • 송선헌 원장
  • 승인 2023.08.24 0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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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 2023-05, 송선헌>

 

 

맨드라미와 다큐

오래 살았으면 좋겠지만 딱 한해만 사는 너는
뜨거운 여름과 맞서 꽃들이 붉었는데 요즘은 주황, 노랑, 분홍... 다양하다.

만다라(曼陀羅)는 ‘온갖 덕을 갖춘 것’, 만다라화(曼陀羅華, Mandarava)는 하늘의 귀한 꽃 중의 하나로 보통 연꽃을 말하는데, 맨드라미는 만다라화에서 ‘만다라’라 불리다 맨드라미로 변형되었단다.

꽃의 모양이 닭의 벼슬과 닮아 ‘수탉의 볏’, 계관화(鷄冠花) 또는 계두화(鷄頭花)라고도 하지만 벼슬을 얻어 출세하면 나라에 ‘충성’!, 그것이 꽃말이다.

맨드라미(Cockscomb), 수탉의 볏(Crest)이 아닌 빗(Comb)인 이유는? 사실 빗(Comb)도 새머리의 다육질 수직 구조로 닭의 볏과 같은 셈이기 때문이다.

중서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는 잎과 꽃을 먹고, 강원도에서도 꽃부꾸미인 화전(花煎)을 부칠 때 고명으로 올리는데, 봄이면 진달래 화전이 예쁘듯이, 여름의 맨드라미꽃은 흰 찹쌀 반죽과 시-미각적으로 돋보여 아름답다.

집주변에 심은 바나나가 비암을 물리치듯이
어머님은 맨드라미가 잡귀를 물리친다(벽사, 辟邪)고 믿었다.

팥죽처럼 붉음으로 액운을 물리쳤던 우리 집 장꽝

그 장독대에 올려놓은
복(福)자가 박힌 흰 사기그릇에 담긴 첫물의 정화수에
무한정 비시던...
낮은 어머님만의 신당(神堂)

고운 어머니가 생각나 울컥하는
막내인 내가 기억으로 찍은 다큐멘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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