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위식도 역류질환의 원인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와 식도 사이에서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되는 것을 막아주는 관문이 손상되었을 경우, 즉 하부식도괄약근의 압력이 매우 낮아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와 하부식도괄약근의 비정상적인 이완에 의해 발생되며, 위의 공복 시간이 지연될 경우 더욱 잘 유발된다. 위식도 역류질환이 심할 경우엔 식도염, 식도궤양 등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통하여 치료하는 것이 좋다. 가슴, 목, 인후부로 퍼지는 작열감이 식도염이나 식도궤양의 특징인데 음식물 복용 후 또는 누워있는 상태에서 일시적으로 더욱 악화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음식물을 삼키기가 어렵고 신맛이 나는 위액성분이 역류하기도 하며 상복부에 심한 속 쓰림을 호소하곤 한다. 위식도 역류질환이나 식도운동질환에 의해서도 협심증과 비슷한 흉부통증이 일어날 수도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인하여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흉통의 원인을 감별 진단할 때는 반드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허혈성 심장질환에 속하는 협심증이나 심판막질환의 유무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2. 위식도 역류질환의 치료
위식도 역류증상은 눕거나 앞으로 구부릴 때 더욱 심해지고, 물을 마시거나 제산제를 복용하면 일시적으로 좋아진다. 제산제는 위산을 중화시켜 통증을 빨리 완화시켜주는 작용을 하므로 환자가 통증을 느낄 때나 식사 2~30분 후 혹은 취침 전에 복용하면 동통조절에 도움이 된다. 제산제는 증상완화를 위해서 사용하지만 위식도 역류질환의 근본적인 치료제는 되지 못해 다음의 약물들을 사용하여 치료하는 것이 유리하다.
1) 제산제와 알긴산 복합제제
제산제와 알긴산(alginic acid)제제의 복합제제는 경미한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에 유용하다. 이 때 제산제 단독보다는 알긴산제제와의 복합제산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알긴산은 생체적합성이 뛰어나고 독성이 낮으며 가격이 싼 장점이 있다. 그리고 2가 양이온(예: Ca2+)과 결합하여 하이드로젤을 비교적 쉽게 생성한다. 이러한 알긴산 복합제제는 일반적인 제산제 성분에 점성이 강한 알긴산을 첨가한 것으로 주로 서있는 시간이 많은 낮에 복용하면 위 내용물의 가장 윗부분에 약물이 위치하므로 효과가 높아진다. 즉 위산 역류 시 식도점막에 알긴산제제의 기계적인 장벽이 형성되고 따라서 증상이 완화되는 것이다. 이러한 알긴산 제제에는 순천당 제약의 ‘미겔’ 정, 진양제약의 ‘알겐’ 정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점막보호제로 중외제약 ‘아루사루민’과 같은 sucralfate 제제를 병용하기도 한다.
2) 위장관 운동 개선제(Prokinetic agents)
그 다음으로 비교적 경미한 위식도 역류질환의 치료에 유용한 약제로는 위장관운동 개선제(Prokinetic agents)가 있는데 이것은 다시 위장관운동 촉진제와 위장관운동 조절제로 세분할 수 있다. 위장관운동 개선제는 항 도파민 제제로써 구토중추에 작용하여 오심이나 구토를 억제할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하부 식도괄약근의 압력을 상승시켜 음식물이나 위산의 역류를 막는다. 또한 위장관에 분포한 D₁, D₂ receptor에서 도파민의 작용을 억제하여 위장관의 운동을 향상시키고 위장관 배출을 촉진시켜 위식도 역류증상을 개선한다. 돌연사의 위험이 있는 약물로 분류된다.
위장관 운동 개선제의 종류와 상품명은 Domperidone; 경동 ‘가스페린’ 정, 삼아, 대웅, 부광, 신풍, 영일, 오스틴 ‘돔페리돈’ 정, 동성 ‘그린큐’ 액, 코러스 ‘돈페돈’ 정, 한국유나이티드 ‘돔페닐’ 정 등이 있다. 또 Metoclopramide; 신일 ‘신일메토클로프라미드’ 정, 대원 ‘판부론’ 정, 크리스탈 ‘멕소자임’ 정, 동화 ‘멕페란’ 정, 영일제약 ‘아펙스’ 정 등이 발매된다. 위장운동 항진제로 위식도 역류질환의 치료에 많이 사용되었던 Cisapride는 심실세동, 심실빈맥 등 심혈관계 부작용이 보고되어 현재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3) H₂RA
중증도의 위식도 역류질환의 치료를 위해서는 위산분비억제제, 즉 프로톤펌프 저해제(PPI)나 H₂수용체 길항제(H₂receptor antagonist; H₂RA)와 같은 제제의 사용이 필수적이다. H₂수용체 길항제는 역류증상이 많이 발생하는 과식이나 운동전에 복용할 때 유용하며 보통 소화성궤양에 대한 치료용량으로 사용하고 증상 호전이 없을 경우에는 1.5~2배 정도로 용량을 증량하여 8~12주 정도 사용한다. 그러나 H₂RA만을 사용할 때는 높은 용량과 빈번한 투여로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그러므로 H₂수용체 길항제는 덜 심각한 위식도 역류질환의 치료를 위해서만 적용한다.
4) PPI
PPI(프로톤펌프 저해제; Proton pump inhibitor;)를 투여하면 83%, H2 RA를 투여하면 60%에서 식도염의 치유를 기대할 수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에 있어서 PPI의 종류에 따른 효능의 차이는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 위식도 역류질환에 있어서 약제의 효능은 △두 배 용량의 PPI △표준 용량의 PPI △절반 용량의 PPI △표준 용량의 H₂RA 또는 위장관운동 개선제와 같은 순서로 약효가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로톤 펌프저해제를 4주 이상 계속 사용할 때는 초기위암의 증상을 은폐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약물요법에는 step-up 치료법과 step-down 치료법등 두 가지 방법이 있다. step-up 치료법은 효과가 작더라도 값이 싼 약제부터 시작하여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단계적으로 효과가 큰 약제로 바꾸어 나가는 방법이며, step-down 치료는 처음부터 가장 강력하고 효과가 큰 약제부터 투여하다가 단계적으로 효과가 작은 약제로 바꾸어 나가는 방법이다.
a) step-up 치료법: 일반적으로 표준용량(궤양 치료용량)의 H2 RA를 단기간(1~4주) 동안 사용하며, 반응이 없으면 한 단계 높은 용량의 H₂RA 또는 절반용량의 PPI를 사용해 보고, 그래도 증상이 지속되면 3단계로 표준용량의 PPI를 투여한다. 증상이 호전되면 표준용량의 PPI를 8~12주 동안 지속적으로 투여한다. PPI를 투여해도 치료되지 않으면 내시경 검사를 시행한다. 내시경 검사에서 역류성 식도염이 치유되지 않았으면 하루 2회의 고용량 PPI를 투여한다. 고용량 PPI를 계속 투여해도 증상이 지속되면 24시간 식도 pH 검사를 시행하여 산 분비억제가 충분하게 되는지를 평가하고, 위산역류가 없으면 위식도 역류질환 이외의 원인을 생각해야 한다. step-up치료법은 값비싼 치료를 피할 수 있고, 가장 비용이 저렴하면서 효과가 있는 유지요법을 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으로는 첫 치료의 실패율이 높고, 치료 시일이 오래 걸릴 수 있고, 의사에게도 비효율적이며, 불필요한 검사를 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step-up 치료법은 부작용이 없고 식도염이 없는 경미한 또는 중등도의 위식도 역류질환에 적합하며, 증상이 처음으로 발현된 경우에 사용해 볼 수 있는 방법이다.
b) step-down 치료법: step-up 치료와 달리 효과가 높은 표준용량의 PPI를 먼저 투여한다. PPI를 사용하면 증상이 신속하게 개선되고 식도염의 치유 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환자의 만족도도 높다. 일일 약제비용은 step-up치료에 비해 비싸지만 치료의 직접비용과 간접비용을 고려하면 초기에 PPI를 투여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라고 보고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