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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헌의 시와 그림] 얼레지와 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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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헌의 시와 그림] 얼레지와 7년
  • 송선헌 원장
  • 승인 2023.05.11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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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얼레지, 2022-02, 송선헌>

 


아직 이른 봄
얼었다 녹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마음에 
봄꽃의 여왕으로 와서는
겸손하라고 땅을 보고 꽃이 피어 고개를 숙여야 하는 
꽃이 피면 치마가 뒤집어져 바람난 여인은
꽃잎마다 W 모양으로 디자인하고선
분홍색 튀는 그 색은
쉽게 보이지만 
5월 즈음에 떨어진 씨가 7년 후에야 
저 보랏빛 분홍으로 핀, 인고의 여인입니다.
이파리가 나물로 인기라서 손을 많이 탔고
그 이름은 잎에 넓은 녹색 바탕의 자주색 무늬가 
얼룩덜룩해서 얼룩취 또는 얼레지라 부르는데
꼭 비가(悲歌)의 엘레지(Elegy)와 혼동되는 너

곤충치고는 장수하지만 
땅 위로 올라와 1달도 못 되 자식을 낳고 죽는
조선시대의 왕, 왕세자, 왕세손의 관모인 익선관(翼善冠)도 너를 본뜬 
바로 맴맴 우는 맴이라서 매미(蟬, 매미 선)인데
어둠 속에서 굼벵이로 3~7년을 뿌리 수액을 먹으며 도를 닦고 나온 
너도 그렇고 
얼레지도 그렇고
인고는
겨울을 잘 참고 견딘다 하여 인동(忍冬)인 인동초처럼
삶을 성장시키기 위한 시험대라서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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