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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헌의 시와 그림] 닭벼슬과 노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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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헌의 시와 그림] 닭벼슬과 노른자
  • 송선헌 원장
  • 승인 2023.03.1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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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레의 시민, 2023-03. 송선헌 원장

닭벼슬과 노른자

1995년, 내방객들에게 담쟁이 넝쿨(Ivy)이 먼저 인사하는 LA 파사데나의 노튼 사이먼(Norton Simon) 미술관에 있었다.

배우 제니퍼 죤스의 3번째 남편이기도 했던 유대계인 노튼 사이먼은 식품(Hunt’s), 음료, 출판, 화장품, 렌트카 회사를 운영, 경영난의 파사데나 미술관을 인수했고, 사후 그의 재는 태평양에 뿌려졌고 아내는 죽기 전까지 미술관 재단이사회 회장을 지냈다.

전 세계에 12개(브론즈는 12개까지를 진품으로)가 전시된 로댕의 ‘깔레의 시민(The Burghers of Calais, 1885)’이 이 미술관 입구에 서있다.

프랑스와 영국의 100년 전쟁 때 1년 동안 보급로가 차단된 깔레라는 프랑스 해변의 작은 도시는 백기를 들고, 6명의 지도자 목숨을 내 놓으라는 명이 떨어(1347년)지고, 가장 부자인 생 피에르가 먼저 희생양을 자처했고, 총 7명이 자원, 아침이 되었는데 1명은 오지 않았고, 전체를 살리기 위해 자결한 이는 바로 “걸어가라, 빛을 향하여”란 유언을 남긴 생 피에르였다.

아이러니하게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 빅벤(Big Ben) 앞에도 있는데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책무라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표상으로, 노블레스는 ‘닭의 벼슬’, 오블리주는 ‘달걀의 노른자’를, 즉 닭의 사명이 자신의 벼슬(명예)을 자랑하는데 있지 않고 알을 낳는 데(의무) 있음을 의미한다.

나의 벼슬은 아버지로써만 그렇다면 나의 노른자는... 무겁고 힘들지 않은 시절이 있었던가요? 단지 감수하고 잊을 뿐이지요? 내 입안의 치아들이 불평 없이 수고 하듯이 우린 그저 착하게 최선을 다하는 그러니 내일 아침에 만날 노른자에게도 십자가의 의무 말고도 미안하다고 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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