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4:52 (금)
[김관모 원장의 마음의 창] 거짓말
상태바
[김관모 원장의 마음의 창] 거짓말
  • 김관모 원장
  • 승인 2023.02.23 0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과에 환자가 왔다. 환자가 겁이 많아서 치료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환자에게 마취를 하고 치료를 시작해야 되는데 마취 주사를 놓는 것이 환자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잘 달래고 진료를 하게 되어 환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것은 아픈 것이 아닙니다. 조금 따끔해요. 하나도 안 아프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에 조금이라도 아프면 왼손을 드세요. 자, 아- 하세요”

그리고 치과의사는 주사기를 들고 환자의 입속에 주사를 놓기 시작한다. 당연히 환자는 통증을 느낄 것이다. 환자가 통증을 느낄 때 손을 들으라고 했음으로 환자는 자기도 모르게 오른손을 들려다가 “원장님이 어느 쪽 손을 들으라고 했지”하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게 된다. 오른손을 들으라고 했는지 왼손을 들으라고 했는지 생각을 하느라고 통증을 잊어버리게 된다. 만약에 그래도 통증을 느낀다면 아마 왼손을 움직이려고 할 것이다.

그러면 주변에서 도와주는 위생사가 한자에게 “움직이면 안 됩니다. 잘못하면 다칠 수 있어요” 그러면 환자는 움찔하면서 움직임을 멈추게 된다. 그리고 마취는 끝나게 되는 것이다.

환자가 똑똑하다면 “조금 전 이 사람들이 나에게 거짓말을 했구나”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불쾌하게 느낄 수도 있다. 아프면 손을 들으라고 해 놓고 막상 손을 움직이려고 하니 움직이면 안 된다고 억압을 하는 것이다. 그래도 걱정했던 마취주사가 끝났다는 안도감으로 환자는 의사의 거짓말을 잊어버린채 마취주사를 아프지 않게 해 주었다며 만족하게 되는 것이다.
 

마취 주사가 아프지 않다는 것도 거짓말이고, 움직이지 말고 팔을 들으라고 한 것 또한 거짓말이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살아가라는 거짓말을 하나도 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우스갯소리로 5대 거짓말이 있다. 노처녀가 시집 안 간다는 이야기, 노인이 빨리 죽어야 겠다는 이야기, 장사꾼이 하나도 남지 않게 파는 거라고 하는 말, 세뱃돈 엄마가 보관했다 준다는 이야기와 치과 마취가 하나도 아프지 않다는 이야기가 5대의 거짓말이라고 하는데, 이런 것을 보면 치과에서 마취 하면서 주는 스트레스가 환자에게 엄청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거짓말은 나쁘다고 배워 왔다. 조지 워싱턴이 어렸을 때 마당에 있는 나무를 베고 아버지에게 자기가 베었다고 정직하게 말함으로써 정직성을 칭찬 받았다는 이야기를 배웠던 나에게는 정직함이 정말 중요하다고 인식되어 있다. 그래서 오늘 이 순간 나도 모르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채 양심의 가책을 받는다.

거짓말도 여러 종류가 있다. ‘하얀 거짓말’이라고 하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어쩔 수 없는 거짓말이 있는가 하면, ‘검은 거짓말’이라고 남에게 해를 주는 악의의 거짓말도 있는 것 같다. 검은 거짓말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거짓말을 듣는 상대에게 나쁜 일이 발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정말 나쁜 거짓말이고 오히려 듣는 상대가 좋은 상태가 되거나 기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면 그것은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검은 거짓말은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것 같아도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해치는 나쁜 행위가 되는 것이다. 윗사람이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면 윗사람의 명령을 처음에는 따라 주겠지만, 나중에는 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면서 지시를 태만하게 이행하고 무시하며 결국 거부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는 순간 위계질서와 사회 질서는 망가지게 되는 것이다.

SNS나 인터넷의 발달로 사소한 일도 이제는 숨기기가 아주 어렵게 되었다. 우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고 어쩔 수 없다면 남에게 이득이 되는 거짓말을 하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