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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만나다] 경희대치전원 구강악안면외과학교실 김여갑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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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만나다] 경희대치전원 구강악안면외과학교실 김여갑 교수
  • 이현정기자
  • 승인 2013.04.04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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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로서 자부심과 자존감 높은 삶 중요해”

“치과의사로서의 삶을 자랑스러워하길 바랍니다. 또 그만큼 자기존중감을 가져야겠지요. 그래야 상대를 존중하고, 자신이 속한 집단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오랜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정년퇴임한 김여갑(경희대치전원 구강악안면외과학교실) 교수가 후배 치과의사들에게 자부심과 자존감 높은 삶을 꾸려가길 당부했다.

최근 과도한 경쟁으로 척박해진 개원가에 아마도 가장 필요한 마음가짐 아니겠냐는 것이 이유. 경희치대 1기생으로서, 치대와 동문들의 기풍과 역사를 만들어 온 한 사람으로서 몸소 느껴온 소중한 진심이다.

“요즘 치과계를 보면 투쟁 일변도의 분위기에요. 선·후배가 인근에 치과를 운영해도 찾아보지 않고, 서로의 흠만 잡으려고 하면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자존감을 갖고 있는 삶이라면 어떻겠습니까. 자기를 존중할 줄 알죠. 자신을 존중하는 사람만이 상대를 존중할 줄 압니다. 상대를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우리는 모든 출발을 할 수 있으리라고 봐요”

치과의사로서의 자부심과 자존감은 절로 생기는 무언가가 아니다. 내면에 이를 지탱해 주는 힘이 있어야 비로소 발현된다. 김 교수는 오래 공직에 몸담아온 그의 애정을 보여주듯 단연 ‘모교에 대한 사랑’을 그 힘으로 꼽으며 경험담을 들려줬다.

“자존감을 갖기 위해서는 학교에 대한 사랑이 필요해요. 학장을 지낼 당시 초반 6개월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며 동문들을 만났습니다. 처음 시도하는 것이어서 많은 동문들이 모였죠. 광주에 갔을 적에 조그만 여학생이 올라왔는데 알고 보니 후배였습니다. 임신 중에 광주에서 개원 준비를 하고 있는데 선배님들 뵙고 싶어서 왔다고 하는데, 무거운 몸으로 선배들 보고 싶어 걸음한 후배를 보니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모교를 중심으로 이렇게 모여온 역사가 있는데 후배들이 이제 외롭다고 말하는 상황에 이르렀으니 안타깝죠”

김 교수가 흔하게 하는 말이 바로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바꿀 수 없다”이다. 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부모를 바꿀 수 없는 이치와 마찬가지로 모교가 그런 존재라고 설명했다.

“요즘 ‘학교가 우리를 위해 해준 게 뭐 있냐’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치과의사가 되고 싶어 치대에 왔고, 치대에서 치과의사가 되어 졸업했으면 1차적인 목표를 달성하게 해 준 곳이 학교에요. 아마 이런 얘기들은 교수와 학생이 만나는 가운데 교수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겠죠. 교수가 하기 나름이겠구나, 교수들의 잘못도 많겠구나 라고 돌이켜보며 고백합니다”

스스로 이룬 꿈에 대한 고마움, 그것을 곧 대학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연결 짓고, 선·후배가 만나며 정을 나누는 치과의사의 소소한 일상들. 그 단계들을 차근차근 거쳐 가는 것이 개원가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가 말하는 하나의 해법이다. 속해있던 곳에 대한 사랑, 학교일 수도, 치협일 수도, 사회일 수도 있는 그 곳에 긍정적인 마음으로 충실한 것이 새로운 에너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30여 년 생을 교육과 연구에 바쳐온 그는 ‘공부’의 중요성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시기를 놓치지 말 것, 남는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라는 것이 그의 당부다.

“공부 방법을 이야기하는 것이야 젊은 치과의사들이 더 잘 알죠. 그러나 공부를 할 시기에 공부를 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학생 때든 언제든 그 때 배워야 할 이유가 있어요. 주어진 순간에 열심히 해두면 나중에 시간 따로 버리고, 돈 따로 버릴 필요가 없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진료 후 남는 시간도 소비적으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자기계발에 투자했으면 좋겠어요. 봉사활동이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자기계발 역시 여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어려울 때 더 투자하는 것입니다. 시간적인 여유의 틈에서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 그런 것이 척박한 개원가의 좋은 토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제자들을 배출하며 치과계의 변화를 누구보다 생생하게 지켜봤을 김 교수. 공직에 있으면서 대한치과의사협회 회무에도 오래 관여해 온 이력 덕분에 지금의 치과계에 대해 할 말도 많을 듯한데, 그는 단지 ‘소통’과 ‘공유’를 강조했다.

“이렇게 멘토 코너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도 ‘공유’의 개념이겠죠. 경험을 공유하자는 것은 요즘 대세입니다. 치과계처럼 한정된 영역의 사람들일수록 정보를 공유하긴 더 쉽습니다. 공유하며 괴리를 극복하고, 작전을 짜고, 되짚어 보는 거죠. 그 각각의 단계에 가장 중요한게 ‘소통’이 될 것입니다. 집행하고, 결과가 나오고, 그럼 평가하고, 피드백 하는 과정, 소통에서 비롯된 이 모든 것이 우리의 관계에서 혹은 우리의 삶에서 생각해 봐야 할 문제에요”

후배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따뜻하게 조언한 김 교수는 이제 새로운 출발선상에 또 새로운 도전에 나설 준비를 한다. 정년연장프로그램으로 앞으로 최대 5년, 그간 적을 둔 경희치대병원에서 계속 진료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

“정년했다는 생각을 갖지 않고 다시 또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그간의 생활 패턴을 바꾸지 않고, 대학에서 무엇을 요구하든지 간에 사랑하는 마음 담아서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열심히 해볼 생각이에요. 모두 파이팅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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