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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호 원장의 역사이야기③] 미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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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호 원장의 역사이야기③] 미실2
  • 안승호 원장
  • 승인 2013.03.28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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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으로 들어간 미실은 세종과 살면서 <대원신통>계 라인과 함께 어떻게 권력을 다질 것인가 하는 준비를 시작합니다. 진흥왕의 왕비는 사도왕후였고 그녀는 미실의 이모이자 <대원신통>이였어요. 미실과 사도왕후는 한 편이였죠.

 


이 둘은 이모 조카지간이기도 했지만 동서지간(진흥과 세종이 형제니까)이기도 한 거에요. 나중엔 고부지간이 되기도 하구요. 손자 며느리가 되기도 해요. 또 남자를 둘이나 공유하는 형님 동생 지간이 되기도 하죠. 진정한 가족이자 동반자였어요. 미실과 사도 나이는 당연히 이모인 사도가 많지만 사도는 좀 띨띨하지 않았나 싶은 데 미실이 워낙 탁월하게 뛰어나기 때문에 내가 사도를 좀 띨하게 봤을 수도 있어요. 대부분의 역사책에서는 사도를 냉혹하고 권력욕으로 가득찬 여인으로 서술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미실에게 이용, 조종 당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미실과 사도는 <대원신통>이였고 그녀들의 시어머니 지소태후는 <진골정통>이였어요.


미실과 사도는 태자에 집중합니다. 지소태후(왕의 어머니) 또한 태자에 집중하죠. 그러니까 미실과 사도 측의 <대원신통>과 지소태후의 <진골정통>은 차기 권력을 노리고 부딪치는 거였어요. 누가 태자비가 될 것인가. 먼저, 지소태후는 자신의 딸 만호공주를 동륜 태자와 맺어주려 했어요. 만호 공주는 지소태후가 이사부가 아닌 또 다른 남자情夫와 사통하여 얻은 딸이였어요. 다급해진 <대원신통> 측에서는 동륜 태자를 꼬시는 임무를 미실에게 내렸어요. 사도왕후는 미실에게 말합니다. “나의 아들은 좋은 아이다, 태자와 사귀어 아들을 낳게 되면 너를 태자비로 삼을 것이다”.

어릴적부터 영재 교육을 받은 미실이 태자를 꼬시는 것은 사실 일도 아니에요. 간단합니다. 거기다가 이젠 실전 경험까지 거쳤으니 뭐 미실에겐 여반장인 거에요. 미실이 태자를 꼬셔서 通하면 태자비가 되고 태자가 즉위하면 왕후가 되는 거죠. 이렇게 되면 사도왕후에 이어 2 대에 걸쳐 <대원신통>이 왕후 자리를 차지하는 것입니다. 미실은 기꺼이 사도왕후의 계책을 따랐어요. 계획한 대로 미실은 동륜태자의 아이를 임신하였어요. 세종과 살면서 태자의 아이를 임신한 거였어요, 이런 건 별 문제가 아니였나 봅니다.


일이 잘 진행되고 있었는 데 변수가 생겼어요. 진흥왕이 사도 왕후에게 말하기를 “너의 조카는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미녀인데, 어찌 너의 잉첩(사도왕후를 도와 왕을 모시는 것을 말함)이 되지 못하고 다른 데로 시집갔는가”.


왕이 미실을 원하는 것이였어요. 미실 입장에서는 현재의 왕에게 색공色供하여 왕의 마음을 얻는다면 <대원신통>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더 빠름~ 왕이 죽으면 태자는 보험용이 되는 거구요. 진흥왕은 미실을 한 번 사랑하고 두 번 사랑하고는 곁을 떠나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미실은 태자의 딸을 낳았으나 진흥왕은 자신의 딸(애송공주)이라고 착각하면서 살았어요. 하루도 곁에 두지 않은 날이 없었어요, 미실이 참 잘 했나봐요. 어떠했을까..쩝.


<화랑세기>에 기록되어 있기를 “미실이 음사를 잘 했기 때문에 진흥왕의 총애가 날로 무거워져 황후궁 전주로 발탁되었다. 그 지위는 황후와 같았다”. 드뎌 미실이 왕후와 버금가는 힘을 얻게 된 것이죠. 하지만 사랑은 항상 움직이는 것, 왕의 총애란 바람과도 같은 것.

현명한 미실은 주변을 정리하고 자신을 지켜줄 세력을 키웠어요. 우선 정리 대상 1 호 전前 남편 세종. 왕하고 노는 데 걸리적거리는 전 남편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미실은 세종에게 “밖으로 나아가 공을 세우라”. 세종은 사다함을 이어 화랑도의 풍월주였어요. 화랑을 이끌고 전장에 나가 공을 세우라는 거죠. 세종은 미실의 핫바지 호구 남편이지만 신라의 군웅軍雄 이사부의 아들이였어요.

화랑도들이 그를 따랐고 그는 무장으로서 충직한 사나이였어요. 이렇게 세종을 먼저 정리한 미실은 이제 동륜태자를 정리해야 했어요. 태자는 미실의 하이테크(high tech.)를 잊지 못하여 미실에게 잦은 합궁을 요구하였어요. 진흥왕이 계속 미실을 곁에 두려하는 데 태자의 잦은 색공 요구는 미실을 난처하게 했어요.
 

이에 미실은 전술을 다시 짭니다. 우선 설원과 자신의 친 동생 미생을 끌어들여 일을 모의하기 시작합니다. 일차로 미실은 화랑도인 설원, 미생과 성적인 관계를 갖습니다.
 

그리고는 “내가 너희들과 사사로운 관계를 가졌는데 그것이 알려지면 너희들은 끝이다”라고 협박하죠. 왕의 여인과 사통을 하였다? 왕에게 충성을 해야 하는 화랑도로서 할 일이 아닌 거죠. 죽음이에요. 미실이 설원과 미생에게 내린 첫 임무는 태자랑 놀기입니다.

설원과 미생은 태자와 어울려 서라벌 시내를 돌아다니며 온갖 황음한 짓을 하였어요. 결혼 유무와 나이를 가리지 않고 좀 생겼다 싶은 여자는 다 건드리는 겁니다. 간혹은 여인들이나 그 남편들이 자신의 아내를 자진하여 색공을 하게 하였어요. 동륜은 이 맛에 빠져 더 이상 미실을 찾지 않았어요, 미실은 이제 태자의 찝쩍거림으로부터 프리해졌어요. 진흥왕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된 거죠, 성공입니다.
 

미실의 보다 큰 전략은 강력한 무력 집단을 자신의 세력 기반으로 삼고자 함이였어요. 미실의 궁극적 목표는 자기가 화랑의 총 보스가 되어 권력을 갖는 것이였어요, 원래(법흥왕 때) 화랑의 총 보스는 여자였거든요. 미실은 왕의 총애를 받고 있었고 화랑 대장(풍월주) 세종을 전 남편으로 두었으며 설원랑과 미생 등(화랑 중간 보스)을 심복으로 두었기에 미실이 원화(여자로서 화랑의 총 대장이 되는 것)가 될 가능성은 높았어요.

이런 일 즉 풍월주 시스템(남성 위주의)을 원화 시스템(여성 보스)으로 바꾼다는 것은 왕의 명령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였어요. 왕과 풍월주 그리고 화랑과 그 수하인 낭도들이 모두 동의해 주어야 가능한 일이였죠. 이때 여론 몰이를 한 사람들이 설원이고 미생이에요.

화랑이라는 제도는 국가 공무원 제도가 아니에요. 지방과 중앙의 귀족 자제들을 기인, 상수리제도처럼 한 군데 모아 놓고 통솔하려고 한 것이 근본 목적이였어요. 주로 시, 노래, 춤, 무예 등을 배우고 가르치면서 친목을 도모하고 노는 단체였어요. 그런데 이 화랑들이 자기를 따르는 낭도들을 두면서 서로 세력을 과시하는 경쟁을 하게 되었죠. 그 무리가 많게는 몇 천에서 일 만에 이르기도 하였어요. 춤 잘하는 무리도 있고 노래 잘하는 무리도 있었지만 무예를 잘하는 무리들이 화랑의 main 세력이였어요. 그러다 보니 국가에서 전쟁이 나면 도움을 요청하곤 하였고 공을 세우면 국가 요직에 임명되기도 했던 거에요.
 

드디어 왕 이하 모든 화랑도들의 동의 하에 미실이 원화가 되었어요. 진흥왕은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신라의 연호를 ‘대창’이라 바꾸고 큰 잔치를 열었어요. 진흥왕과 미실은 누각에 올라 합환하였고 성 안의 미녀들이 다 나왔고 낭도와 유화들로 하여금 새벽까지 돌아다니며 노래하고 서로 예를 갖추지 않고 합合하게(아마도 섹스를 뜻하는 듯 함) 하였습니다. 왕과 미실은 난간에 다가가 구경하였습니다.

낭도들은 각기 유화 한 명 씩을 이끌고 손뼉치고 춤추며 그 아래를 지나갔습니다. 그 때마다 만세 소리가 진동하였습니다. 왕과 미실은 채전(돈인 듯)을 무리에게 던져 주며 말하기를 “나는 숫컷이며 너는 암컷이다, 오늘은 위아래가 없이 대소가 없이 숫컷과 암컷만이 있을 뿐이다”라고 하였어요. 완전 난장 프리 섹스판이 서라벌에 열린 것입니다. 이렇게하여 미실은 모든 것을 다 얻은 듯하였습니다.


한편, 동륜 태자는 미생하고 다니면서 예쁘다는 도성 내의 여자는 혼인 유무를 가리지 않고 다 건드렸어요. 또한 동륜 태자는 왕의 다른 빈들을 건드리는 위험한 섹스를 즐겼어요.
 

그러다가 보명궁주(왕의 후궁)에게 가려고 보명궁 담을 넘다가 큰 개에게 물리는 일로 인하여 죽었습니다. 동륜 태자가 죽는 이 사건으로 인하여 그 동안 감추었던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게 되었어요. 왕의 조사 지시에 의하여 미실과 태자와의 관계도 왕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태자의 방탕함이 설원과 미생에 의해서라는 것, 설원과 미생은 미실의 심복이라는 것, 태자와 미실의 관계 등등.


위기에 처한 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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