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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앨빈 토플러의 ‘불황을 넘어서(Beyond Depression)’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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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앨빈 토플러의 ‘불황을 넘어서(Beyond Depression)’②
  • 유동기 대한치과보철학회 공보이사
  • 승인 2013.02.14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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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서구사회의 언론을 지배하고 있는 두 개의 테마는 바로 ‘돈’과 ‘광기’다. 파업, 도산, 물가폭등, 물자부족 등이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한 쪽에서는 일확천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치솟는 실업률에 대한 우려가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이 교차하면서 주가는 매일같이 큰 폭으로 오르내리고 있고 세계 금융시스템은 짙은 광기로 치닫고 있는 것 같다. 이유 없는 공포감이 경제 전반에 확산되고 있고 경제를 구성하는 대다수 주체는 현실감을 상실한 채 경제상황은 정신분열증에 빠져 있다.
산업사회가 맞은 성장의 한계와 경제위기는 히에로니무스 보쉬의 지옥 그림 혹은 오슨웰스의 우울한 영화에 나올 법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지금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는 상황은 1930년대 대공황과는 분명히 똑같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기존의 경제 관점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훨씬 더 심오하고 복잡한 현상이다.
그래서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과거의 경제법칙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부르짖고 있다.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상황은 산업 방식의 총제적인 위기이고,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다. 에너지 기반, 가치체계, 가족구조, 회사조직, 의사소통방식, 시간과 공간에 대한 관념, 인식론 그리고 경제 그 자체 이 모든 것이 달라지고 있다. 즉 이제까지 진행되어 온 산업문명화의 새로운 방향전환이며 새로운 사회질서가 출현하고 있다. 앞으로 진행될 초산업사회에서는 자본이나 노동력이 아닌 기술이 주도할 것이다.
오늘날의 경제전문가들은 컴퓨터화된 복잡한 경제 모델을 활용하고 있고 여러 가지 새로운 계수를 활용하고 있으며, 1930년 같으면 상상도 못할 다양한 분석 및 예측도구들을 활용하고 있다. 지금의 경제적 안전장치들은 전통적인 산업사회의 영속을 전제로 만들어진 것으로 초고속 통신, 유로달러, 오일머니, 다국적 기업,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게 된 거대 금융기업 등이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조절기능을 상실하였다.
1968년까지 ‘역외 조세도피처’로 설립된 뮤추얼펀드 수는 165개 정도로 추산되며, 이들 펀드의 명목상 본사는 바하마 군도, 케이먼 군도, 라이베리아, 파나마, 네덜란드령의 앤틸리스 제도 같은 곳에 위치해 있다.
또 상당수의 펀드는 투자자의 돈을 부정한 방법으로 운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다수의 역외 펀드들은 유령사무실이나 별장에 주소지만을 두고 있기 때문에 해당 국가로부터 거의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 사기범으로 악명 높은 금융가 로버트베스코의 전기에서 ‘명목상으로 펀드는 파나마에 설립한 것처럼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루가노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스위스의 한 별장에서 그리스인 펀드매니저에 의해 운용되고, 펀드 판매는 리히텐슈타인에서 이루어지고 투자자의 대부분은 브라질과 스칸디아비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 이 펀드에 대해 파나마 사법부가 큰 관심을 두기 만무하다’라고 고백하였다.
세계 각국은 중앙은행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앙은행의 관리감독 하에 있는 민간 은행의 국적은 점차 모호해지고 있다. 다국적 금융기업 혹은 여러 국가의 은행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민간은행의 대주주로 등장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고, 중앙은행은 이 국적이 모호한 민간은행에 대한 감독의 의무가 애매해지고 있다. 그리하여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민간은행의 규제하는 일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틴 메이어는 최근에 발표한 ‘은행가’라는 주제의 보고서에서 영국 중앙은행의 한 간부직원의 말을 인용하였다.
“미국의 시티은행이 영국 런던에서 미국의 법규를 지키든 말든 제가 상관할 바가 아닙니다. 그런 것에 대해서도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독일, 영국, 미국 등에 본사를 두고 있는 거대 은행들은 조직이 지나치게 비대하고 너무나 많은 일에 관여하고 있어 이들은 통제의 범위를 이미 벗어나고 있다.
?런던타임스?의 한 기사에서 ‘많은 중소 규모의 은행들은 지켜야 할 기본적인 규정을 하나도 지키지 않고 있었다’라고 보도하였다. 영국의 중앙은행조차 재대로 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낡은 경제안전장치의 실패와 규제를 교묘하게 회피하는 새로운 세력의 출현으로 인해 외환시장은 이미 도박판이 되어 있다. 외한 시장 참여자들의 면면을 보면 도박꾼, 아랍의 토후국, 다국적 기업의 이사, 조직 폭력배, 포주, 부유층 자녀 등이 상당수이다. 심지어 외환딜러조차 규제의 허점을 파고들어 회사에 엄청난 손실을 끼치면서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고 있다. 이렇게 하여 세계의 중앙은행이 민간은행 대신 떠안은 부실이 100억 달러에 달하고 결국 이 돈의 부담은 소비자와 납세자의 몫이다.

 

대한치과보철학회 유동기 공보이사

유동기 대한치과보철학회 공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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