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콩심기 근거기반치의학 실천기
치아우식증 진행단계에 따른 박테리아의 역할
지난 시간동안 치아우식증의 발병에 뮤탄스균의 역할이란 절대적이었다. 대학시절 미생물 시험에서 ‘S.mutans’라고 답하면 50%는 정답이라고 할 정도로 그 권세(?)는 절대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 절대 의문점이 생겼으며, 이 논문을 읽게 되었을 때는 무릎을 탁 치는 깨달음을 얻었다. 특정 미생물 검사 보다는 산의 총 생산량에 접근하는 방법이 타당하며 따라서 치아우식증의 백신 개발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산생성능과 내산성을 가진 세균량이
치아우식증의 직접적인 원인인자가 아니다
치면세균막은 탄수화물을 이용하여 산을 생성하고 이는 결과적으로 치아우식증을 야기한다. 일본 토호쿠 대학 Takahashi와 덴마크 오르후스대학의 Nyvad는 치아우식증의 생태학적인 관점에서 치아우식증의 진행단계에 따른 미생물의 생태를 정리하였다<Takahashi N, Nyvad B. The role of bacteria in the caries process: ecological perspectives. J Dent Res 2011;90(3):294-303.>.
1. 치아우식증의 주요 원인균 뮤탄스균
치아우식증의 주요원인균인 뮤탄스균을 치아우식증의 주요 인자라고 부르는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1 와동이 형성된 치아우식증 병소에서 뮤탄스균이 빈번히 검출됨.
2 동물에게 자당이 풍부한 먹이를 주면 뮤탄스균이 치아우식증을 야기함.
3 뮤탄스균은 내산성과 산생성능을 가지고있음.
4 뮤탄스균은 치아표면에 다른세균의 부착을 돕는 protein antigen I/II과 불수용성 글루칸을 생성함.
하지만 최근 발표된 많은 연구에서 뮤탄스균의 양이 치아우식증과 연관된 바이오필름에 필수적이지는 않음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와동이 생성되지 않은 치아우식증 생성 단계에서의 미생물총에서는 뮤탄스균과 관련성을 찾기 힘들었고 대신 non-mutans streptococci와 Actinomyces가 초기 치아우식증에 보다 밀접하게 관여함을 밝혀냈다(Sansone et al., 1993; van Houte, 1994; van Houte et al., 1996).
이에 Takahashi와 Nyvad는 기존의 연구에서 주장된 생태학적 치면세균막 가설을 보다 확장하여 치아우식증의 진행단계에 따른 박테리아의 역할들을 생태학적 관점에서 서술하였다.
2. 치아우식증 생태학적 가정
2008년 Takahashi와 Nyvad가 주장한 가설을 살펴보면 치아우식증의 각 단계별로 Dynamic Stability Stage (동적 안정기), Acidogenic Stage (산생성기), Aciduric Stage (내산성기)로 나뉘며 각 단계별로 작용하는 주요 세균총이 다름을 알 수 있다.
(1) Dynamic stability stage(동적 안정기)
치면세균막에 있는 많은 미생물들이 섭취한 당류를 통해 산을 생성해 내지만 생성된 산에 의한 탈회량이 적고, 재광화가 빈번히 일어난다면 이러한 동적인 상태는 겉으로 보기엔 안정된 상태로 보이는데 이를 동적 안정기라 한다. 이러한 동적안정기에는 Non-mutans Streptococci와 Actinomyces가 대표적으로 관찰된다.
(2) Acidogenic stage(산생성기)
당류의 공급이 빈번해지거나 타액의 분비가 줄어 생성된 산을 중화시키지 못하게 되면 치면세균막의 pH 감소는 더욱 빈번해지고, 이러한 변화는 Non-mutans Strreptococci의 산생성능과 내산성을 증가시킨다(산에 의해 유도된 적응, 표현형의 변화).
그 결과 증가된 산성 환경에서 선별적으로 내산성이 강한 세균들이 증가하고, 이는 결과적으로 미생물군의 산생성능을 변화시켜 치아우식증의 시작 및 진행으로 이어진다(산에 의해 유도된 선택, 유전형의 변화).
(3) Aciduric stage(내산성기)
낮은 pH에서 Non-mutans Streptococci가 내산성과 산생성능이 증가했더라도, 이러한 환경에선 Mutans Streptococci와 Lactobacili가 훨씬 더 잘 자라고, pH 4.0에선 Non-mutans Streptococci와 Actinomyces는 생존력을 부분적으로 잃게된다(Horiuchi et al., 2009). 또한 pH가 7.0으로 다시 회복되더라도 Non-mutans streptococci와 Actinomyces는 생장성이 지연되는 반면 Mutans Streptococci와 Lactobacili는 생장성이 유지되는 것이 관찰되었다.
3. 치아우식증의 진행에 따른 미생물 총의 변화
(1) 정상법랑질
일반적으로 Non-mutans Streptococci로 불리는 S.sanguinis, S.orallis, S.mitis와 Actinomyces가 주를 이루고, 초기에 Mutans Stpeptococci는 2% 미만으로 관찰된다.
(2) 법랑질 백색 병소
정상법랑질에서보다 Mutans Streptococci가 많이 관측되나, 여전히 Non-mutans Streptococci가 주를 이루고 있다.
(3) 와동이 형성된 병소
Mutans Streptococci가 전체 균총의 30%를 이루고 있으나, 상아질까지 진행된 병소에선 Lactobacilli, Prevotellae, Bifidobacterium이 보다 더 많이 관측된다.
결론적으로 세균에 의한 산생성은 치아의 직접적인 탈회의 원인이 됨과 동시에 미생물총의 표현형과 유전형의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환경결정인자다. 하지만 산생성능과 내산성을 가진 세균량이 직접적인 원인인자가 아니므로 Mutans Streptococci와 같은 특정 세균종에 대한 제거 및 백신접종, 유전자 치료는 효과적인 접근법이 아닐 수 있고, 오히려 산성화에 대한 방지책과 세균총의 환경 관리로 접근하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