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호에 이어>
이러한 역량을 세 가지로 나눠보면 첫째는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능력, 둘째는 데이터수집과 결과를 산출하는 능력, 그리고 셋째는 데이터를 버리지 않는 능력이라고 하고 싶다.
첫번째 능력의 중요성을 예를들면 수 개월에 걸쳐 내원한 환자들에게 CRM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많은 데이터를 축적해 분석했는데, 그 결과가 이미 접점에 있는 직원들이 경험을 통해 알고 있던 사실을 확인한 것 뿐이라면 최초의 설계가 효율적이지 못했던 것이 된다.
분명하게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는 있겠지만 이를 위한 직원들의 활동을 평가한다면 성과가 아쉬울 것이다. 경험과 통찰이 필요하다.
두번째 능력의 중요성은 보다 간단한 예로 고객만족도 조사를 시행한다고 했을때, 설문의 항목과 응답의 척도가 바르지 못하거나 고객들의 응답결과를 수치화하는 데에 통계적 오류를 범할 수 있으며, 수집한 데이터로 결국 무엇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다수의 중요한 의견이 묻히거나 소수의 의견이 크게 반영될 수 있음이다.
세번째 능력은 이미 확보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능력이다. 새로운 계획을 세워 지표를 개발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기 전에 이미 확보된 데이터를 통해 지표화하고 의미를 찾아내는 능력이다.
필자가 평소 강조하는 것 중 하나이기도 한데, 우리나라의 의료기관들은 다른 산업군에서 특히 마케팅영역의 담당자들이 그토록 원하는 고급정보를 이미 가지고 있다. 진료를 위해 고객이 제공하는 정보는 의외로 많으며 진료과정에서 체계적인 기록을 수행한다면 그 정보의 질과 양은 얼마든지 확대될 수 있다.
간단한 예로 상담과정에서 판단되는 고객의 경제력 정도, 병원에 대한 신뢰도 정도, 사교력 및 인맥정도 등을 상·중·하로 간단히 기록하고 이를 엑셀로 정리한다면 내원경로, 동의율, 소개율,시술유형 등 이미 확보한 정보들과 통합해 다양한 기준으로 고객군을 세분해 관리의 효율을 높일 수 있으며, 담당직원의 교체 및 기타 특수한 상황에도 병원의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정보를 비교적 적은 수고로움으로 수집할 수 있고, 또 이미 가지고 있으면서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