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11-22 19:28 (금)
자기 병원의 포지션을 잡아라
상태바
자기 병원의 포지션을 잡아라
  • 장성원 원장
  • 승인 2011.12.20 1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장성원 원장
저가 네트워크치과가 활개를 치고 있는 요즘 다르게 경영한다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다음에 소개시켜드리는 예를 읽어보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상계동에 B,C,D당구장이 10분당 1000원을 받으면서 오랫동안 영업을 해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A당구장이 생기면서 10분당 500원이라는 황당한 요금체계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B,C,D당구장이 대로변에 있는 반면 A당구장은 대로변에서 조금 들어간 골목에 있으며 지하 1층에 있었기 때문에 임대료가 다른 당구장에 비해서 적었습니다. 게다가 당구대와 큣대, 당구공을 중고로 구입했고, 음료수도 기본적인 것만 제공하였기 때문에 경비가 얼마 들지 않았습니다.

위치, 장비, 서비스 모두 예전 당구장보다 낮았지만 평균 가격의 절반에 칠 수 있다는 가격적인 장점 때문에 많은 단골 손님들이 A당구장으로 가면서 B,C,D당구장은 갑자기 매출이 줄기 시작했습니다.

다급해진 B,C,D당구장 주인들은 상도덕에 어긋나는 가격을 철회하라고 A당구장 앞에서 시위를 하기도 했지만 추세를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B,C당구장은 가격을 500원으로 낮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격이 낮아진 뒤 손님은 다시 회복했지만 수익은 70% 정도 줄어들어서 그런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기본적으로 B,C당구장은 대로변에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경비가 A당구장보다 많이 들었습니다. 그 와중에 D당구장은 내부 수리 중이라는 표시만 달고 휴업 중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D당구장이 망했다고 생각했고, 그 뒤 세 달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A당구장은 싼 맛에 당구를 치려는 사람으로 넘쳐났고, B,C당구장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D당구장이 진짜 내부 공사를 해서 새로 영업을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완전히 인테리어를 새로 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바꾸었고, 일반 당구대 외에 포켓볼용 당구대도 설치하였습니다. 음료수도 더 고급스러운 것으로 바꾸었고, 짧은 치마를 입은 예쁜 여종업원이 서비스를 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면서 요금을 2000원으로 올렸습니다.

그 뒤 시간이 흐르면서 D당구장에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중장년층이 편안하게 당구를 치기 위해서 몰려들기 시작했고, B,C당구장은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개척 교회와 PC방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A당구장은 불편하지만 돈이 없는 젊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고, D당구장은 여유 있게 당구를 치고 싶어하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장년층이 이용하게 되게 되었습니다.

저가 마케팅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여기서 A당구장를 저가 네트워크치과로 바꾸어서 대입하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치과계의 상황과 너무 흡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많은 치과들이 B,C당구장과 같은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저가 네트워크치과를 몰아내기 위해서 협회가 나서고, 가격을 덩달아 같이 내렸습니다. 그렇지만 저가 네트워크치과랑 경영 구조가 다른 일반 치과들은 순이익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고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탈출구는 가격을 낮추어서 더 많은 환자를 보는 것이 아니라 저가 네트워크치과와의 경쟁을 피하는 것입니다. 즉, 저가 네트워크 치과와 환자층을 달리 하라는 것입니다.

가격 때문에 저가 네트워크치과에 가는 환자는 꼭 있습니다. 그런 환자를 두고 같이 경쟁을 하면 수익 구조상 경쟁이 되지 않습니다. 대신 좋은 치료를 받으면서 고가의 치료비를 기꺼이 낼 용의가 있는 환자를 목표 고객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런 환자층은 저가 네트워크치과 환자층 만큼 두텁습니다. 단지 그런 환자를 받아줄 치과가 워낙 없다 보니까 우리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일 뿐입니다.

위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B,C당구장 같은 길을 걸으면 그 결과는 뻔합니다. D당구장처럼 다른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것은 일반 마케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익구조에서 절대적으로 열세인데 정면 대결을 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손해가 쌓여갑니다. 그럴 때는 경쟁 구조를 바꾸어서 다른 길을 가야 합니다. 어렵고 고통스럽지만 그 길을 가는 자만이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 시장은 점차 여러분에게 그런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어떻게 잘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안일하게 대처하면 생존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진화의 과정에서 살아남는 종은 강한 종이 아니라 환경에 잘 적응한 종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할 때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