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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만나다] 가톨릭대 임상치과학대학원 박재억 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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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만나다] 가톨릭대 임상치과학대학원 박재억 대학원장
  • 최유미 기자
  • 승인 2014.03.06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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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정직, 둘째는 실력이다”

최근 치과계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재억 대학원장이 후배 치의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정직’이다. 의료 활동은 정직하게 하지 않으면 의료사고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정직하지 않으면 치과의사의 위상 자체가 장사꾼하고 똑같아지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정직하고 환자에게 정직하고 사회에 정직해야 한다”고 박 대학원장은 강조했다.

그 다음엔 ‘실력’을 손꼽았다. 치과의사이기에 치의학은 기본이지만 그 외에도 의학, 어학, 전문지식을 비롯해 일반적인 상식까지 공부를 많이 해 실력을 계속 쌓아야 한다는 것.

“실력이라는 것은 앞서 말한 정직과도 연결된다. 의사가 실력이 없으면 사기가 아닌가. 자신의 위치에서 정직하게 진료를 보고 또 실력을 키우고···. 이 두 가지만 있으면 살아가는데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원대한 꿈 가지라
오래 전부터, 그리고 지금까지 치과대학에 입학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뜻도 있지만 부모, 선배, 선생님 등 주변의 권유 때문에 들어오는 사람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입학 후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도 꽤 있다. 박 대학원장 역시 주변의 권유로 치의학에 발을 디디게 됐다고.

“본인이 대학에 입학할 시기만 해도 불안정한 사회였기에 직업 선택이 중요했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그 당시에는 안정된 직업으로는 의사가 최고였다. 지금은 외과에 있지만 전공은 교정이었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도 예전엔 공부를 잘하는 이들은 의과대학을 보냈다고 한다. 그 다음은 법대. 우리나라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져오고 있다. 예전에는 의대, 법대를 가야 대접받는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직업에 귀천이 없고 삶을 영위하는데 무리가 없다.

권유에 의해서든 자의에 의해서든 치의가 된 이상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라를 이끌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기초학을 잘 닦아 나라에 이바지하면 된다.

환자를 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지만 이왕 한 평생 사는 거 스케일을 크게 가져야 하지 않나.
“스케일을 크게 가지려면 환자 개개인보다는 전체, 적게는 우리 주변, 우리나라 사람, 크게는 전 세계 인류를 위해 일하겠다는 큰 꿈을 가지고 뜻을 품어라”

자족할 줄 알아야 해
국내에는 11개의 치과대학이 있다. 박 대학원장은 현재 치과대학의 커트라인이 너무 높은 것 같다는 소신을 밝혔다. 치과대학의 일부는 의학을 이끌어가고 남은 이들은 일반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면 된다. 의학을 이끌 똑똑한 이들은 많게 보면 10%, 적게는 1%만 되도 된다고 그는 생각한다.

“치과대학에 입학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다들 똑똑하지만 그중에서도 특출한 상위자들이 치의학을 이끌고 그 외에는 정직하게 진료를 보면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치대를 졸업하면 개원하는데 목표를 두는 이들이 많아 치의학을 이끌 사람이 부족하다. 게다가 치과계가 어려워지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 환자에게, 동료 치의에게까지 말이다. 그래서 정직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치과계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사실 먹고 사는데는 아직까지 지장은 없다. 욕심 부리기보다는 자기가 스스로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물론 현실에 안주하라는 것이 아니다. 자기 본분에 충실하면서 자족 즉, 스스로 만족할 줄 알고 거기서 가치를 찾을 줄 알아야한다는 것이다. 매사에 불만이면 결국 이상한 형태로 분출되고 말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을 길러라
박재억 대학원장은 가톨릭대 임치원을 이끌고 대한인공치아골유착학회를 이끄는 등 다방면에서 활동해 왔다. 임상가로서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 있을까.

“치대에서 실제 인기 있는 과는 5개과 밖에 되지 않는다. 치주, 보존, 외과, 교정, 보철, 이렇게 메이저 5개과만 인기가 있는데 이중에서도 교정과 보존이 특히 인기가 많다. 요즘 보면 외과나 치주는 수련의가 오질 않는다. 바야흐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다. 이는 잘 되는 학과 소위 돈 잘 버는 과에만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물론 교정이 비보험이고 의료사고가 적어 많은 이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교정이 포화에 이르고 대한민국의 인구는 줄어 후에는 교정이 설자리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박 대학원장은 임상할 때에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눈앞의 돈만을 쫓지 말고 개업을 준비하는데 있어 향후 사회변화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남자는 치대를 졸업하고, 군대도 다녀오고, 바로 개업 준비를 한다고 해도 10년 정도는 걸리는데 그 시기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 빠르게 캐치해야 한다”

그렇다면 박 대학원장이 생각하는 치의학의 미래는 어떨까.

“향후에는 노인의학이 인기가 있을 것이다. 지금도 정형외과는 고관절, 무릎 수술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인구수는 점점 줄어들고 인간의 기대수명은 점점 높아지고 그렇기 때문에 노인질병 치료에 대한 니즈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치의학 쪽에서는 보철, 외과적으로는 임플란트나 골 형성, 구강암 등이 향후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현상을 보고 인기를 쫓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돈 잘 벌 것 같아서, 인기가 있어서라는 이유로 과를 지원하고는 적응 못하는 이들도 꽤 많다고.

“공부를 하면서 내 적성에 맞는 것을 찾고 그 길을 가다보면 자연스레 롱런하게 돼 있다. 인기를 쫓다 그만두는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면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장기적이고 넓은 안목을 기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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