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가 치과로 쏠린 개원가 우려
덤핑치과의 정의와 실태, 대안마련이 시급하다
세대별로 대안에 대한 의견도 다양
최근 개원가는 연말 연초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내원환자 감소와 일부 저수가 치과의 쏠림 현상으로 매출 저하가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속에 일부 중대형 병원의 직원 급여가 밀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릴 정도로 개원가 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협회는 덤핑치과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한 바 있다. 그 중간 발표를 위한 공청회 자리가 치과의료정책연구원(원장 박영채, 이하 정책연구원) 주최로 2025년 1월 10일 협회 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덤핑(저수가 과잉진료) 치과의 정의, 실태, 대안'을 주제로 한 이날 공청회는 정책연구원 이의석 부원장을 좌장으로 한동헌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교수의 주제발표와 정휘석 법제이사(치협), 송종운 치무이사(치협), 배금휴 법제부회장(인천광역시치과의사회) 등이 패널 토론자로, 마경화 부회장, 이강운 부회장, 전성원 경기지부 회장 등 참가자들이 참여했다.
한동헌 교수는 ‘덤핑치과의 실태와 해결방안’을 주제로 덤핑 치과(저수가 과잉진료)의 정의와 실태를 다각도로 연구한 연구용역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전국 시도지부 치과의사회와 커뮤니티 플랫폼을 통해 전국 단위로 30~50대까지 총 12명의 치과의사를 섭외해 실시한 전문가 초점집단 인터뷰 결과를 선보였다.
덤핑의 정의를 내려라
한교수는 모의환자 실험조사를 통해 동일 환자의 파노라마 사진을 제시하고 임플란트 수가 할인 광고를 하는 치과 10곳에게 치료계획을 문의한 사례를 발표했다.
같은 증례에 대해 치과별로 임플란트 수가는 35~69만원대로 임플란트 식립 개수도 최소 3개~최대 10개로 편차가 커 환자가 부담할 치료비도 큰 차이를 보였다. 상담시 이벤트 할인과 선결제 유도, 수면마취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한 환자 유치활동같은 과도한 환자 유치 행위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불분명하고 혼란스러운 수가는 치과의 과도한 마케팅이 더해지며 치과 상업화, 과잉진료, 저수가 경향을 더욱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심평원 데이터에 의한 서울시 비급여 임플란트 중간값은 120만 원대로 일부 저수가 과잉진료 치과는 30만원대의 초저가 진료를 홍보하고 있다. 덤핑치과는 단순히 비용만의 문제가 아니라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들여 초저가 진료를 하면서 불법 혹은 무분별한 광고를 통해 환자를 유인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초점집단 인터뷰 결과, 불법행위를 규정하는 기준이 명확치 않은 점이 이같은 현상이 계속 확산되는 근본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즉, 덤핑에 대한 정의와 이에 대한 문제 접근과 해결법의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수가 과잉진료 현상을 부추기는 배경은 ▷일부 개원가의 저수가 정책 ▷불법광고 및 무분별 광고의 확산 ▷사무장 치과, MSO ▷위임진료 ▷윤리적이지 않은 치료계획 등이 지목됐다.
그 문제 원인으로는 ▶치과의사수 과잉, 한정적 진로 등으로 인한 과잉경쟁 ▶의료의 상업화, 법적 규제의 부재 등을 꼽고 이런 현상이 일부 치과에서부터 시작되어 이후 ▶MSO와 같은 대형 구조 치과의 등장 ▶SNS 광고 등의 발달로 인한 과잉 홍보 시대 ▶임플란트 급여화 ▶치의학전문대학원으로 인한 임상치과의사 급증 등 다양한 원인들도 제시됐다.
이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치과의사가 갖춰야 할 바람직한 직업 전문인으로서의 정직한 진료와 환자와의 신뢰 구축, 동료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흥미로운 점은 환자들이 느끼는 덤핑치과에 대한 인식은 저수가에 대해 의구심과 불안감을 표출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오히려 가격적으로 저렴한 치과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거나 대다수 치과의사에 대한 신뢰로 인해 저수가 치과 역시 의심하지 않고 수용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밝힌 점이다.
아울러 치과의사들의 신구 세대 차이에 대한 직업 의식의 이해와 소통의 필요성 그리고 의료윤리에 대한 교육과 불법 진료등에 대한 징계 제도 마련의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제시됐다.
덤핑치과 중간조사가 제시한 방향성은?
이번 공청회에서는 해결방안으로 ▶의료광고 심의 기준 및 운영방안 개선 ▶치과의사 정원 감축 ▶급여 수가 개선 ▶공단 실사활동등의 적극적인 참여 및 개선 ▶치과의사 진로 다각화 ▶대국민 홍보 등이 제시됐다.
패널들은 저성장 시대를 맞이한 대한민국 사회에서 치과의사의 상업화와 과잉 진료 문제를 풀기위해 대한치과의사협회가 '덤핑 치과'에 대한 정의를 세우고, 그 원인을 찾아 치과계 모두 '덤핑 치과'에 대한 근거기반의 정의를 다듬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치과의 상업화와 과잉 진료 경향 그리고 저수가 경향에 대한 세대 간의 인식 차이가 있음을 이해하고 임플란트 급여 확대와 같은 전향적인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치과계 파이 확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치과의사 실태 조사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해 치과의사 근무 환경 진료 실태와 과도한 저수가를 표방하는 치과 실태 조사를 통해 치과의사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이번 공청회는 치과개원가의 저수가 환경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 해결점을 모색하는 중간 자리이다.
이날 공청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치과의사의 만족도와 치과 이미지 개선과 대국민 홍보 강화, 심지어 공단 직원들의 특사경 지휘권 부여같은 극단적 방안도 언급될 정도로 치과계의 절박한 환경에 대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특히 세대 갈등 문제나 사회적 세태는 장 단기적인 로드맵을 세부적으로 세워 진행해야 하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비급여 수가에 대한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문제들을 꾸준히 홍보해서 국민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들도 제시됐다.
비급여 수가가 덤핑으로 가는 점에 대한 우려가 큰 이유는 치과의 전체 수익중 임플란트 비급여가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라며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통해 치과계 파이를 키우는 방안 모색, 치과의사의 진로 다각화와 같은 부분들도 고려해야 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공통의 목소리는 치과 임플란트 가격과 국민 인식의 차이, 치과의사 윤리 선언과 대국민 홍보의 중요성, 비급여 수가와 국민 인식의 차이와 대책, 비급여 보고와 관리 체계, 치과의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 저수가 과잉진료 대형 치과들의 회계와 실태조사의 필요성, 인구 감소 대응과 치과의사 정원 축소 문제, 불법 의료 광고의 허점을 면밀하게 접근할 필요성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정책연구원은 이번 토론을 통해 해결방안을 심도깊게 도출하고, 치과계의 실질적인 의견을 담아 오는 2~3월경 발표할 최종 연구결과에 더욱 정교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치과 개원가가 향후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