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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아 원장의 임상 스토리’] Mix and Match - 보철과 교정의 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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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아 원장의 임상 스토리’] Mix and Match - 보철과 교정의 타협
  • 오경아 원장
  • 승인 2024.11.2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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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특강   오경아 원장의 ‘환자중심 임상 스토리’ - 치경(齒鏡), 내 삶을 비춰준 거울 ⑧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듯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며 코끼리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말한다.

다리를 만진 이는 나무라 하고, 귀를 만진 이는 부채라 하고, 코를 만진 이는 호스라 하고, 꼬리를 만진 이는 밧줄이라 하고, 배를 만진 이는 벽이라 말하였다. 시간에 지난 자리에서 과거를 뒤돌아보면 환자를 치료함에 있어 종종 장님이곤 했다.

 

 

심미보철 치료의 영역에서 부분교정의 영역으로 진료를 확장해 나가는 데에도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었지만 부분교정에서 전체교정의 영역으로 진료를 확장하기까지 큰 장벽이 있었다.

그리고 그 장벽에 부딪히기 직전의 진료들에 가장 아쉬움이 크다. 조금 더 내가 공부를 많이 했더라면 그러한 진료를 안 했을까? 아니 차라리 공부를 조금 더 안해서 몰랐다면 그러한 진료를 안 했을까? 그보다 현실의 장벽에 부딪혀 이건 의사로서 할 수 없는 진료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부족했던 걸까?

사실… 모두 다이다.

눈 먼 장님이 뭐라도 하고자 하는데 그 무엇이 무엇인지 알 수 없고 하는 족족 좌충우돌이다.

비발치 전체교정이 우선적인 치료계획임을 말했지만 20대 여성 환자는 본인의 예산 안에서 위의 치아를 빠른 시간 내에 가지런히 하기를 원해 치료 결과의 한계를 알고 부분교정을 선택했고 치료결과에 만족해 했다.

그러나 10년 후 30대가 되어 병원에 다시 찾아와 아래치아를 가지런히 하고 싶어 했고 아래치아를 교정하기 위해서는 전체교정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다시 말씀드릴 수 밖에 없었다. 환자는 10년 전에 얘기 들었을 때 전체교정을 할 걸… 하며 후회를 한다.

 

 

다행히 좌우 Curve of Spee, Curve of Wilson의 전방 변곡 arc가 전치부에서 봤을 때 심하게 차이나지 않아 환자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에서 010NT & 012NT만을 이용해 비대칭 상황에서 대칭을 만들어 환자를 만족시키고 치료를 종료했지만 과연 이 치료가 제대로 된 진료였는지 의문이다. 

 

 

그러다보니 문제가 발생했다.

토끼이빨 같은 위 앞니와 삐뚠 아래 앞니를 가지런하게 하고 싶다고 찾아오신 환자분.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 앞니만 가지런히 하면 된다 하며 치료를 들어갔고 그래서 환자분은 치료 마무리 시점부터 컴플레인을 하셨다.

치료 전에는 보이지 않던 하악 전치부의 canting이 심해보이는 것에 더해 crowding이 개선되고 나니 상악 중절치 사이 블랙트라이앵글이 눈에 띄여 이럴 줄 알았으면 치아교정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하셨다. 

 

 

치조골 및 치은이 얇고 삼각형 모양의 긴  치아이기 때문에 IPR만으로 블랙트라이앵글을 개선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23의 선천적 missing과 #64 잔존 유치로 인해 axis 및 치근첨이 상하악간 불일치하는 비대칭이고 좌우측의 canting 정도가 달라 crowding 개선을 위한 하악 전치 부분교정시 정면에서 봤을 때 좌우 구치부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앞니의 문제가 해결될 수 없던 케이스였다. 환자분께 처음 진단 시 말씀드렸던 2배의 기간에 걸쳐 하악 full labial bracketing과 투명교정 장치 등을 통해 치료 목표를 절충한 후에 어렵게 교정을 마무리했다. 
 

이렇게 환자와 어려운 치료과정을 몇 번 겪게 되고 나서야 환자분의 CC를 해결하는 것이 환자의 전체적인 구조를 생각하지 않고 치료를 하게 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이제 장님이 눈을 뜰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전체가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공부를 하는 시간들이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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