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릭치과기공소
우연히 책상을 정리하다가 15년 전의 어느 치과기공사의 이력서를 보게 되었다. 어느 종합대학의 신소재공학과 입학, 그리고 해병00기 전역 그리고 필리핀 어학연수후 대학 자퇴. 다시 입시를 준비하여 어느 대학의 치과기공과 입학과 졸업이 그의 발자취였다. 그후 서울 소재 치과기공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아마도 그 당시 필자의 기공소에 입사원서를 제출했던 모양이다.
솔직히 그의 얼굴과 인상착의가 기억엔 없다. 하지만 그 당시 그와 같은 많은 치과기공사들이 이력서를 들고 서울의 수많은 치과기공소에 입사지원을 했으리라. 치과기공소에서는 다양한 업무분담이 이루워진다. 골드크라운 파트, 포세린 파트, 지르코니아 파트, 덴쳐 파트 그리고 석고작업 파트 등이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포장과 배송 등의 전문 분야가 있고 치과에서 들어오는 컴플레인 접수 등도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직원을 구하기 어려운 부분은 덴쳐 파트일 것이다. 위에 언급했던 그도 파샬덴쳐 파트 지원자였던 것 같다.(이력서를 보면)
15년 전에 파샬덴쳐 파트는 그야말로 가장 어렵고 과정이 까다롭기 그지없는 업무였다. 석고모델 작업 후에 써베이를 보고 왁스릴리프와 블록아웃을 거쳐 내화성 모형으로 복제를 해야 했다. 여기엔 아가라는 한천재료가 동원된다. 그후 내화성복제모형상에 왁스업을 하여 매몰후 주조를 한다. 더욱 큰 문제는 주조체 트리밍과 아답, 그리고 피니싱이다. 지금 생각해도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현재는 매우 변화된 파샬덴쳐 작업을 볼 수 있다. 일단 석고모형을 스캐닝 후에 파샬프레임 캐드를 진행한다. 이것을 3D메탈 프린팅하거나 티타늄 밀링하여 모델에 적합후 피니싱한다. 물론 디지털써베이와 디지털 복제는 자동으로 이뤄진다.
과거와 현재의 작업 방식은 분명히 변화했다. 그러나 환자와 치과기공소 그리고 치과의사가 해야 하는 업무에는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우리는 환자에게 편안하고 기능적이고 심미적인 치과기공물을 만들어야 하는 직업이니 말이다.
아마도 위의 ‘그’는 대한민국 어느 치과기공소의 대표가 되었으리라. 업무 방식도 모두 왁스가 사라진, 책상위에서 마우스로 조각하고 3D프린터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얼굴이 기억이 나질 않지만, ‘그’의 성공적인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