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와 직원 간 이해 합치된 현상이란 분석도
최근 치과 고용시장서 ‘복지’가 구인자·구직자 모두에게 중요한 요소로 급부상하면서, 그 종류도 점차 증대되는 추세다. 노동관계법상 기준에 부합하는 4대 보험이나 연차 등 기본 권리에 더해 ‘숙소제공’ 등의 복리후생 항목들이 치과 구인공고에 하나둘 추가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고용인(치과 원장) 측과 피고용인(치과위생사 등) 측의 이해관계가 일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치과 개원가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먼저 직원의 입장이다. 구인난을 호소하는 치과 원장들이 최우선으로 꼽는 치과의 필수인력은 치과위생사다. 이들이 중심인 회원 1200명의 커뮤니티 ‘에나멜톡’에서도 치과별 복지는 빠질 수 없는 화두라는 것이 운영자인 유재혁 치과위생사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 본지(523호)가 실시한 ‘치과 병·의원 근무 의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설문결과는 치과위생사의 근로환경에서 ‘급여’ 못잖게 중요한 요소가 바로 ‘복지’임을 알려주고 있다.
해당 설문에 참여한 치과위생사 215명은 ‘치과 병·의원 신규 지원 시 고려한 요소’로 1위 ‘급여(98.5%)’에 이어 2위로 ‘복지혜택(96.1%)’을 체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高)연봉’이 다소 부담스러웠던 개원가는 그 대신 급여 만큼 관심도 높은 다양한 복지를 제공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치과계에 따르면, 최근 2~3년 새 급여 외 복지를 제공해 고정 인건비 지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한편, 구인은 물론 기존 직원의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요소로 활용 중인 치과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중이다.
이 가운데 직원이 원하는 복지의 종류도 점차 세분화돼갔다. 이에 치과 내 복지는 식사·간식 제공 등 편리를 넘어, 직원의 기숙을 위한 숙소제공, 특정 주차 주4일제 근무 적용 등으로 범위가 점차 확장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널리 퍼져나가고 있는 복지로는 ‘숙소제공’이 꼽힌다. 숙소는 치과와 지근거리에 원룸 등을 마련해 직원에게 보증금과 월세를 모두 지원하는 등 형태로 제공된다. 현재 이러한 방법으로 숙소를 제공받으며 서울 소재 치과에서 근무 중인 A치과위생사는 “비수도권 지역에서 수도권 내 치과에 취업한 뒤 치과가 제공하는 숙소에서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더러 부작용도 발생한다. 모 치과 원장은 치과의 숙소제공에 대해 우선 “직원을 치과로 유입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장점이 많다”면서도 “하지만, 숙소를 제공하는 치과 중에서 월세 등 임대료 외 발생되는 전기료·가스비 등 공과금은 미지원하는 곳도 있는데, 이를 미납한 채 그냥 퇴사해버리는 직원도 있다”고 했다.
이런 불상사에 대비해 박소현(노무법인 결) 노무사는 “숙소 비용 지급 기준 등을 별도의 계약서, 또 별도의 합의서 등에 담아 작성할 것을 추천한다”면서, 특히, 직원의 중도퇴사 시 해당 서류가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아울러 “다양한 복지를 제공하기에 앞서, 고용노동부 ‘표준 취업규칙’ 등을 숙지 후 기본적인 노동법 준수, 오버타임 근무 등에 대한 수당 지급 등이 이뤄져야 더 효과적인 복지 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