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종교나 건강상의 이유로 금주하는 분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 번쯤은 접해봤을 법한 존재일 것이다.
필자 또한 가끔 술을 마신다. 치과대학 시절에는 선배들이 술자리에 부르면 냉큼 뛰어가서 그분들이 따라주는 술을 생각도 없이 마셨던 적도 기억난다. 참 철없던 시절이었다.
지금으로 돌아와 보면, 이제는 술을 마시고 싶어도 환자분들 진료를 위해 참는 경우가 많다. 또한 마시더라도 맥주 1~2잔 정도에 그치는 등 다음날 치과치료를 기다리는 환자분들을 위해서 최대한 절주(節酒) 하려 한다.
이처럼 술은 우리 일상에서 결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로 자리해오고 있다. 그럼 이를 한 번 바꿔 생각해보자. 그만큼 술은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 신체는 물론 정신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도 존재하는 셈이다.
술은 적당히 마시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기분을 좋게 해주는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많이 마신다면 여러 사고와 사건을 발생시키고 실수도 유발하는 ‘무서운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와 관련해, 필자가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내용은 그 ‘무서운 재료’가 우리의 잇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다.
많은 환자분들이 “치과치료 후 술 마셔도 되나요?”라고 물어보신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당연히 긍정적인 쪽은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술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그 생각이 당연하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를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일부 애주가 분들 중에서는 치과치료를 ‘술 마실 기회를 빼앗는 것’으로 생각하시는 경우도 더러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주제를 이렇게 선정해봤다. 치과치료 후 술을 마셔도 될까?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잇몸치료나 임플란트, 사랑니발치 등의 피가 나는 치료 후에는 술을 삼가야 한다. 특히 항생제나 소염진통제, 타이레놀 등의 약을 처방받은 경우에는 더더욱 술을 마시지 않는 편이 좋다.
첫 번째 이유는 간 때문이다. 약을 대사하는 기관이 바로 간인데, 일반적으로 치과치료 후 먹는 약들이 이 간에서 대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술을 마시게 되면 약의 효능이 저하될뿐만 아니라 이 간에도 무리가 가게 된다. 따라서 치과치료 후에는 술을 삼가는 편이 여러모로 좋다.
염증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혈액순환이 빨라져서 혈관을 자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피가 더 날 수 있고, 알코올 성분이 임플란트나 잇몸에 닿게 되면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수술 후 최소 7일간은 금주하는 편이 좋다.
이밖에도 치과치료 후 금주해야 하는 이유는 많다. 필자는 치료 후의 환자들에게 “술을 마시다 보면 감각이 둔해지고 음식물이 수술부위에 닿아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삼가시라”고 말씀드리곤 한다.
게다가 술을 마시고 나면 양치를 소홀하게 하는 경우도 적잖아 이 점도 치과치료 후 금주해야 할 요소로 꼽을 수 있겠다.
물론 술은 앞서 서두에서 언급한대로 우리 일상에서 배제할 수 없는 요소로서 존재해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치과치료를 받지 않을 때 마시는 쪽을 권유드린다는 말을 끝으로 글을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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