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교합, 6~12세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습니다
“어차피 뺄 치아인데, 유치를 굳이 치료해야 하나요?”, “부정교합은 크면서 좋아질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영구치가 다 날 때까지 기다리라던데요?” 이는 소아청소년 환자 진료 시 보호자들께 종종 받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저는 최근에 인상 깊게 읽은 육아서 『4~7세 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습니다』의 제목을 본떠 이렇게 답하고는 합니다. “부정교합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 6~12세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습니다”
늦어도 6세에는 치과의사와의 첫 만남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유치의 인접면 우식 때문에 영구치 맹출 공간이 상실되기도 하고, 유치를 제때 뽑아주는 것이 영구치의 이소맹출을 예방하기도 합니다. 단 하나의 영구치만 맹출장애가 있어도 해당치아의 이소맹출 혹은 매복, 그리고 그로 인한 인접치 변위 등의 부정교합이 야기되기도 합니다.
이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처치를 하면 부정교합 혹은 부정교합의 심화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영구치가 나오기 시작할 무렵에는 치과에 방문해야 합니다.
나이로 따지면 대략 6~7세 경이나, 같은 나이라 해도 아이들마다 성장 발육 속도는 다르기에 늦어도 6세에는 치과의사와의 첫 만남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유치에 대한 간단 처치가 부정교합을 예방하기도 합니다.
적절한 유치의 우식 치료가 영구치 맹출 공간 상실을 방지하는 역할도 합니다. 염증, 질병으로 인해 유치를 조기에 발치할 경우에는 공간유지장치를 장착해주어야 합니다. 영구치가 인접 유치에 걸려 맹출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유치의 인접면을 일부 삭제해주는 것만으로도 맹출 장애가 치료되기도 하고, 때로는 적절한 시기에 유치를 발치해주는 것이 영구치의 이소맹출이나 매복을 예방합니다.
유치의 수복치료, 공간 유지장치의 장착, 유치의 치간면삭제, 유치 발치까지, 혼합치열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면 부정교합 혹은 부정교합의 심화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부정교합 예방의 골든 타임은 혼합치열기인 셈입니다.
교정치료의 적기는 아이들마다 다 다르지만, 성장이라는 바람을 타면 치료가 더 용이해집니다.
소아청소년환자의 교정치료는 그 시작 시기를 결정할 때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부정교합의 양상과 성장발육은 기본 고려사항이고, 환자 본인의 협조도 뿐 아니라 보호자 역시 치료의 조력자로서 고려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교정치료의 적기는 모두 다르지만, 성장기 아동 환자들은 성장이라는 가능성을 이용할 수 있다는 공통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악골의 성장조절치료뿐 아니라, 치아교정에 있어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소아청소년기에 성장을 이용해 매복 견치의 맹출 공간을 만들어 자연 맹출을 유도한 경우와 성인이 되어 매복 견치를 교정적으로 맹출 시킨 경우는 치료과정과 결과에서 모두 유의미한 차이가 있습니다.
성장이라는 바람을 타고 보다 용이한 교정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소아 청소년 환자에서 턱의 위치 관계 이상, 선천적 영구치 결손이나 과잉과 같은 치아 개수 이상, 영구치 맹출 장애, 구강 악습관 등이 있다면 바로 교정검진을 진행해야 합니다.
소아 청소년기에 시행한 교정치료가 올바른 성장발육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시기의 치과치료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의 변화를 걱정하고 궁금해하는 보호자에게 앞으로의 일들을 보다 잘 알고 대비할 수 있게 합니다.
아이들에게도 곧 다가올 사춘기에 겪게 될 자신의 변화를 이해하고 부정교합이 콤플렉스가 되지 않도록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정교합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 6~12세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