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여름이면 빙수를 판다는 플래카드가 옥천향수가게 앞 기찻길에 붙는다.
정이 든 팥빙수는 걱정거리를 날리는 디저트이다.
이곳 땅에서 난 팥을 듬뿍 아슬아슬하게 올린다.
토핑(Topping)으로 인절미, 딸기... 이름 모를 향초(香草)도 올라왔다.
뜨거운 계절에다가 또 속이 활활 탈 때 더 고마운 너다.
혼자 먹기는 양이 많아 두 개의 숟가락이 만나야 더 달콤하다.
포로 로마노에서 화장된 카이사르는 온더락(On the rock)에 알프스 얼음을 손병희의 사위로 망우리로 간 작은 물결(小波) 방정환도 빙수 애호가였었다.
더운 나라들, 대만의 붉은색 백년초 빙수, 홍콩의 훙다우빙(紅豆氷), 오키나와의 단팥죽 젠자이는 빙수와 비슷하고, 말레이시아의 아이스 카창은 과일이 많고, 필리핀의 할로할로(Halo-halo)는 빙수위의 추가된 아이스크림이고, 이란의 파루데(Faloodeh)는 빙수에 섞어 먹는 국수이고, 태국의 남 캥 싸이는 초록색 젤리가 있어 쫀득쫀득한 식감이고 하와이의 쉐이브 아이스는 총천연색이다.
S호텔의 제주산 애플망고빙수는 SNS에서 눈으로만 맛봤다.
콩가루빙수는 제주 비오토피아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유눈꽃빙수는 신기, 인절미빙수는 촌스럽지만 다정했고, 딸기빙수는 색의 대비가 인상적이었고, 날것으로 먹는 초당옥수수빙수는 신기한 도전이었다.
땅콩빙수는 고소함이 참으로 좋고, 감자빙수는 감자칩을 꽂아준다.
단호박식혜빙수는 조청을 덮어 시원하고 달콤, 말차빙수는 마음을 안정시킨다.
당근의 섬 제주 구좌읍 당근빙수는 색이 선명하다.
단, 디저트로 빙수를 만날 경우 당(血糖)을 급하게 상승시키니 요주의!
그리고 오늘!
다정하게
딸, MJ에게 팥빙수를 먹자고 톡을 넣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