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연령대‧성향 등에 좌우돼
최근 ‘디지털화’ 물결로 여러 변곡점을 맞고 있는 치과계가 이에 따른 변혁이 반가우면서도, 조금 버거운 상황에 놓였다.
치과계에 따르면, 디지털화 순서는 기공소부터 출발해 치과로 번져 현재에 이르렀다. 기공소의 디지털화는 60% 이상, 치과는 10~20% 진행됐다는 것이 치과계의 중론이다. 이는 기공계의 ‘CAD/CAM’과 ‘3D프린터’, 치과의 ‘오랄스캐너’ 등 장비 보급률을 지표로 한 분석이다.
때문에 디지털화로의 변혁 속도는 치과와 기공소 간 분명 차이가 있으며, 이 지점에서 치과와 기공소 양 측은 물론, 그들 내부에서도 각자의 입장이 섞인 여러 의견이 대두된다.
이들 의견을 종합해보면, 대체로 ‘디지털화’라는 방향성에는 긍정적인 반면, 이와 함께 부상중인 여러 문제들에 대한 고민 또한 깊어지는 모양새다.
디지털에 대한 최근 개원가 인식을 살펴보면, 디지털화가 치과계 전체에 새로운 성장의 동인을 던져주는 핵심주제로 부상 중임을 짐작할 수 있다.
대전 지역에서 디지털 가이드 임플란트 수술로 유명한 A원장은 “디지털 덴티스트리는 폭발 직전 단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디지털 덴티스트리 영역에는 완벽하지 않은 부분도 분명 존재하나, 그럼에도 현 상황을 고려하면 디지털화로의 진입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기공계 상황과 입장도 비슷하다. 관련 사례로, 경기도치과기공사회 주최 ‘2022 GDTEX(지난 4월 28일)’의 3D 프린팅 체험존을 들 수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해당 체험존에는 국내 3D 프린터 취급 업체 전부로 봐도 무방한 11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이는 사전등록자 유치에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전했다.
반면, ‘디지털화’와 ‘기존 방식 고수’의 기로에 서 갈팡질팡 하는 입장도 있다.
현재 구강스캐너로 진료 후 3D데이터를 기공소에 보내고 있다는 B원장. 그러나 그는 “추가 디지털 장비 구축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B원장은 우선 “치과계의 디지털화 진입 현상은 찬성한다”고 운을 뗀 뒤,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 상 디지털 분야는 들이는 수고와 비용 대비 얻는 부분이 적어, 관련 장비 가격이 다운되고, 기술도 더욱 진보할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공계는 치과 시스템의 디지털화 속도가 현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따라가길 고사하는 중이라고 주장한다. 또 이러한 현상은 연령대별로 더욱 뚜렷해진다고.
수많은 디지털 관련 강연중인 C기공소장은 “기공사와 치과의사 간 3D데이터‧2D사진 등 데이터를 주고받는 과정이 수월하려면,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치과의사들의)학습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이에 대한 개원가 관심도는 연령대별로 30‧40대는 ‘적극적’, 50대는 ‘고민 중’, 60대 이상은 ‘대체로 관심 없다’고 파악된다고 했다.
기공물의 수도권 지역 편중현상도 거론된다. 비(非)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디지털 기공소가 다수 분포된 수도권 내 기공소로 일감이 몰려, 지역 편차가 심화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치과계 일각에서는 디지털화가 상업적인 전략에 의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3D프린터, 구강스캐너 등 장비를 생산‧제조하는 업체가 고가의 디지털 장비를 판매하기 위해 수단으로써, 디지털화 불씨를 더욱 부채질중이라는 주장이다.
반대로, 업체는 단지 시류와 시장경제 논리에 의해 좌우되는 것일 뿐이며, 오히려 다양하고 편리한 장비와 학술정보 등을 제공해주는 입장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