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사람들의 말 속에는 화자(話者)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종종 그 의미를 불완전한 말로, 부호화된 말로 전달한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듣는 입장에서는 화자의 말 속에서 의미를 해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대화 과정에서 말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의미를 부호화해서 전달하게 되고 듣는 사람은 말한 사람의 의미를 해석해야하다 보니 대화에서 종종 배달사고가 일어난다.
의사소통에서 일어나는 배달사고는 세 단계에서 일어난다. 첫째, 말하는 사람이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정확히 부호화 하지 못하거나, 둘째, 듣는 사람이 말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아 의미를 속단하거나, 셋째, 말하는 사람이 한 말의 의미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듣는 사람이 주관적으로 잘못된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다.
의사소통의 이러한 오류를 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반영’이다. ‘반영’은 화자가 한 말의 의미를 청자(聽者)가 의식 아래에서 올바르게 해석하는 의미이다. 청자의 ‘해석이 맞다’는 가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해석이 ‘맞는지 확인하고 점검’하는 방법을 말한다.
반영은 깊이에 따라 단순반영으로 나뉜다. 예를 들어 “그 일로 많이 힘들어요”라고 말을 들었을 때 단순반영은 “그 일로 많이 힘드시군요”라고 표현하는 것이고 복합반영은 “잘하고 싶었지만 뜻대로 안돼 낙담하고 계시군요”라고 표현한다. 어떤 일로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할 때 단순반영은 고객의 말을 그대로 인용한다. 복합반영인 경우에는 말하는 사람의 전반적인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 말 속의 의미를 헤아려 그 의미가 맞는지 재확인하는 것이다.
두 반영 모두 코칭이나 상담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지만 복합반영은 단순반영에 비해 말하는 사람의 감정을 정확히 읽어주고 말하는 내용의 핵심에 다가서기 때문에 대화가 더 빠르게 진전되는 장점이 있다. 반영의 중요한 점은 듣는 사람이 말하는 사람의 말의 의미를 정확히 해석하고 이해했다는 전제를 벗어나는 것이다. ‘아마 그럴 것이다’는 추측을 확인함으로써 말하는 사람이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를 점검하는 것이다.
일상 생활뿐 아니라 병원에서도 ‘반영’은 대화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중요한 대화의 기술이다. 특히 고객과의 상담에서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다. 고객은 상담실장이 자신의 불편함을 이해해주고 적절한 진료를 해 주기를 원한다. 반영에서 감정을 읽고 이해하는 공감력이 중요한 이유다. 상담뿐만 아니라 컴플레인 상황에서도 반영하기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우선 단순 반영부터 시작하면서 점차 복합반영을 하는 훈련을 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 적극적인 경청은 필수이다. 고객의 이야기 속에 맥락이 있다. 맥락을 기반으로 고객의 상황을 알고 상황 속에서 고객의 감정이 느껴짐을 효과적으로 반영하여 표현하면 되는 것이다. 말을 잘하는 것 보다 잘 말하는 것이 소통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