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정 교수의 FACT CHECK - Peri implantitis에 관한 오해와 진실 ④
아인슈타인은 일찍이 불확정성 이론을 반박하며 “신은 미래를 결정하기 위해 주사위를 굴리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결국 이후 물리학의 흐름은 그러한 확률론적 결정론에 입각해 발전해왔다. 그런데 오래 전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이 불확정성 이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모든 현상은 랜덤이야” 혹은 “확실한 건 없어” 류의 안일한 생각을 하고, 이를 자기 위안의 수단으로 삼는 친구들이 종종 있었다. 임플란트 주위염과 같은 질환을 마주하는 우리의 마음에도, 뻔히 미시세계의 이론을 인체 반응에 적용하는 것이 어불성설임을 알면서도 인과 관계로 설명할 수 없는 확률론적 실패라 믿고 싶은 심정이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대부분의 임플란트 주위염은 그 원인이 비교적 명확하다. 지금까지 발표된 각종 Consensus에 따르면, 가장 근본적이고 주요한 원인 인자는 의심할 여지없이 임플란트 주위 조직의 치태, 바이오필름이다. 여기까지만 생각하면 임플란트 주위염이 발생한 것을 환자의 구강위생 탓으로 돌리고 모든 책임을 회피하고 싶어질 것이다. 그러나 치주염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구강 내에서도 각 임플란트의 식립 깊이와 위치, 각도, 그로 인한 보철물의 형태, 관리 방법 등에 따라 이러한 치태 침착의 양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즉 대부분의 수술적, 보철적 문제로 인한 염증이라는 것도 사실은 치태에 의한 염증과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임플란트 보철물 하방의 잔존 시멘트나 잘못된 임플란트의 식립 위치가 임플란트 주위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이미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다. 이 또한 잔존 시멘트가 건전한 연조직의 부착을 방해하고, 임플란트의 잘못된 식립 위치나 비정상적 보철 형태로 인해 결국 바이오필름 제거와 관리가 어려워 짐으로써 문제를 야기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2017 World Workshop에서도 Implant Malpositioning이 적절한 위생관리가 불가능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임플란트 주위염의 Predisposing Factor임을 분명히 했다).
Implant Malpositioning은 Peri-implantitis의 예측 변수로 상당히 높은 OR(odd’s ratio, 48.2)를 나타낸 바 있고1) , 한 연구에서는2) 임플란트 주위염이 발생한 증례의 40%이상에서 협-설측 식립 위치 이상(2mm 미만의 얇은 협측 골)이 관찰되기도 했다. 협측 골 두께는 대개 2mm 이상 확보돼야 연조직 퇴축과 골흡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3) 임플란트 간 수평 거리의 경우, 연결부위 디자인의 변화로 Tarnow4)가 일찍이 정립한 ‘3mm 간격’ 이론은 다소 변화의 여지가 있으나, 적절한 구강 위생관리와 피질골의 혈관성 괴사를 피하기 위해 최소한의 안전 거리는 반드시 유지해야 할 것이다.
식립 깊이 측면에서도 인접 치아의 CEJ로부터 6mm 이상 깊게 위치한 임플란트의 경우 염증에 이환 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된 바 있는데5) 이는 오래 전 Buser의 언급 ‘as shallow as possible, as deep as necessary’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너무 깊게 식립하면 생리적 변연골 흡수나, 잔존시멘트 제거, 치태 관리 측면에서 불리하고 너무 얕게 식립하면 이상적인 치간 유두 형성이 불가능하며, 간혹 Rough Surface가 골 상방으로 노출된 경우 Microgap이 충분히 치관 방향으로 존재하지 않는 한 걷잡을 수 없는 임플란트 주위염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실제 임상에서 보면, 결국 중요한 것은 인접 치아 혹은 인접한 임플란트를 둘러싼 치조골과 치은연의 높이이며, 가장 치근단 방향으로 낮은 쪽을 기준으로 삼아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치은퇴축과 골소실에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다. 평탄하지 않은 치조제를 삭제하기 어렵거나 치관/치근 비율이 지나치게 불리해지는 경우 높은 치조제에 맞춰 식립하고 골형성술을 시도할 수도 있겠으나, 상부에 평활면을 가진 임플란트를 선택하는 것이 보다 쉬운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치은의 형태(thin/ thick biotype), 생물학적 폭경, 인접 치아나 임플란트와의 간격, 치조골의 두께 등 다양한 요소가 작용할 수 있으므로, 아무리 쉬운 케이스라고 여겨지더라도 나무가 아닌 숲을 보며 신중하게 식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은 명확하다. 처음부터 잘 심어야 관리가 쉽고, 건강하게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이는 확률론이 아닌 명백한 인과관계의 영역이 아닐까.
참고문헌
1. Canullo L, Tallarico M, Radovanovic S, Delibasic B, Covani U, Rakic M. Distinguishing predictive profiles for patient-based risk assessment and diagnostics of plaque induced, surgically and prosthetically triggered peri-implantitis. Clin Oral Implants Res.2016;27:12431250
2. Monje A., Galindo-Moreno P., T?? T., Del Amo F.S.-L., Wang H.-L. Into the Paradigm of Local Factors as Contributors for Peri-implant Disease: Short Communication. Int. J. Oral Maxillofac. Implants. 2016;31:288292.
3. Buser D, Chen ST, Weber HP, Belser UC. Early implant placement following single-tooth extraction in the esthetic zone: biologic rationale and surgical procedures. Int J Periodontics Restorative Dent. 2008 Oct;28(5):441-51.
4. Tarnow D.P., Magner A.W., Fletcher P. The Effect of the Distance from the Contact Point to the Crest of Bone on the Presence or Absence of the Interproximal Dental Papilla. J. Periodontol. 1992;63:995996.
5. Hegde R., Ranganathan N., Mariotti A., Kumar P.S., Dabdoub S.M. Site-level risk predictors of peri-implantitis: A retrospective analysis. J. Clin. Periodontol. 2018;45:597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