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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봉기 원장의 YOLO 라이프] 2019 캄보디아 수원마을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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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봉기 원장의 YOLO 라이프] 2019 캄보디아 수원마을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上
  • 민봉기 원장
  • 승인 2019.12.12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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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민플러스치과 민봉기 대표원장

반년 전에 우연히 든 생각이 하나있다. “캄보디아 가서 스케일링 무지하게 많이 해주고 오면 참 좋겠다”

석 달 전부터는 구체적인 계획을 짜기 시작했고, 한 달 전부터는 장비와 기구를, 일주일 전부터는 마치 캄보디아 현장에 있는 것처럼 실제 시뮬레이션을 통해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철저하게 준비했다. 

무사히 다녀온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의 입가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가득하다. 지난해만 해도 열악한 환경과 장비 부족으로 인해 봉사의 뜻을 활짝 펼치지 못했던 회원분들의 후기를 읽을 때마다, 이번 의료봉사는 좀 더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포터블체어’를 몇 달 전부터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수소문 끝에 ‘에어컴프레셔’, ‘석션’, ‘핸드피스’, ‘스케일러’까지 한 케이스에 들어있는 덴탈유니트를 대여했고, 오토클레이브까지 협찬을 받았다. 모든 기구들을 점검하고 리모델링, 소독을 하며 캄보디아로 떠나기 전 만반의 준비를 했다.

나의 목표는 ‘백 명에게 스케일링을 해주고 오자!’였다. 혼자서는 도저히 목표를 이룰 수 없을 거 같아 가족들에게 나의 생각을 털어놓았고, 흔쾌히 동행해서 돕겠다는 가족들의 지지를 받았다. 일주일 전부터 집에 모든 장비와 기구를 설치하고 사전 모의 훈련을 매일 밤 시행했다. 가족들에게는 감염관리 및 소독법까지 교육했다. 출발 당일 오전 진료를 하는 동안까지도 우리 가족은 어시스트, 기구 준비, 소독하는 법을 스탭들에게 배웠다.

나는 아이들에게 “봉사는 흘러넘쳐서 듬뿍 적셔주는 것이 아니라, 없는 것을 짜내서 정성스레 발라주는 거란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했다. 드디어 그동안 아이들에게 한 말을 스스로 지킬 수 있게 됐다.

저가항공사를 이용해 5시간 반을 달려 나름 고생하며 캄보디아에 도착했다. 우리나라 2배의 영토를 갖고 있지만, 한국의 60년대 후반의 생활수준으로 많이 낙후된 모습을 볼 수 있는 나라. 내가 방문한 곳은 수원마을. 대한민국의 수원시에서 십 년 넘게 이곳을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나는 과정을 보고 들으며 가슴이 뭉클했다. 우기에는 물로 가득 찼던 허허벌판 논을, 흙으로 메우고 땅을 만들어 초등학교를 짓고, 벌거벗고 다니던 아이들에게 교복을 입히고 위생교육을 하며 매년 의료봉사를 꾸준히 다녔다는 게 수원시민으로서 자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에 설립된 중·고등학교를 보면 정말 가슴이 벅차 말을 잇지 못할 정도다. 다행히 지난해부터 의료봉사를 할 수 있는 ‘기초진료소’라는 건물이 세워졌기에 올해 봉사는 이틀동안 한 곳에서 진행되는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현지인 통역사 한 분과 간호조무사 한 분 우리가족 네 명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열심히 일했다. 하루에 50명, 이틀 동안 백 명에게 스케일링을 하리라 목표를 삼았기에 오전 한 세션에 25명의 스케일러 팁을 소진해야만 했다. 아무리 철저하게 준비했다고는 하지만 첫 세션 때의 우왕좌왕을 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조금씩 서로 소통을 해가며 성장하는 우리 치과 봉사팀. 남들은 해외여행 럭셔리하게 휴양지로 가는데 정작 본인은 힘들고 궂은일을 하러 학교도 빼고 이 험한 오지에 와서 적극적으로 어시스트 해주는 아들 경준이와 딸 예진이가 너무 대견했다. 자진해서 불소도포 파트를 맡아준 든든한 우리 와이프 권유리, 정말 인크레더블 패밀리가 아닐 수 없었다. 너무 고맙고 감사했다.

캄보디아 사람들의 구강위생 상태는 정말 심각한 수준이었다. 캄보디아 초등학생들은 우리나라 30~40대 수준의 치석을 가지고 있었고 성인들은 치아 하나정도 사이즈의 치석을 갖고 있었다. 웬만한 강도로는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엄청났지만 다행히 협찬받은 스케일러의 파워가 월등해 헤쳐나갈 수 있었다.

접수를 하고 ‘메디컬체크’를 완료한 사람들은 치과로 배정받게 되면 현지통역사의 설명을 듣고 바로 마취가글액을 물고 3분을 기다린다. ‘포터블 체어’에 눕히고 기본 검사 후 바로 스케일링에 들어가게 된다. 거의 모든 현지인들은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스케일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치과를 방문한 흔적이 없는, 말 그대로 자연인들이다. 스케일링 후 과산화수소로 닦아주고 포타딘으로 소독해주고 식염수를 뿌려주면 화장실에서 뱉는 순서이다. 그 다음 불소겔을 일회용트레이에 짜서 물려주면 3분간 침만 종이컵에 뱉으며 의자에 앉아 기다린다. 그동안 주의사항을 알려주면 치과파트의 모든 과정이 끝나게 된다.

하루에 53명의 스케일링을 하다보니, 약국에서 진통제를 타다 먹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힘든 치과진료를 받고도 밝게 웃어주고 가는 모습에 피로가 다 풀리곤 했다.

식사 자리가 마땅치 않아 야외에 놓여진 책상에서 점심을 먹어도 즐거웠다. 걱정했던 것보다 견딜만 한 상황이라 고맙기만 하다. 또한 지난해에 세워진 건물에 전기도 충분히 잘 들어와서 실내에서 선풍기 틀어가면서 진료할 수 있어 너무나 다행이었다.

오전에는 장비 세팅하느라 느슨했던 진도를, 오후에는 바짝 끌어땅겨서 53명의 스케일링과 불소도포를 완수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오토클레이브에 사용될 증류수가 많이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좀 긴장된 상황도 벌어졌으나 좀 더 구해보기로 하고 잘 해결됐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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