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을 계약하고 나면 제일먼저 선배들이나 동료들에게 인테리어업체를 추천받거나 치과의사 커뮤니티에 있는 업체 평판을 검색한다.
그리고 나서 인테리어업체에 전화를 하게 되는데 원장님들의 공통적인 첫 질문이 ‘사장님, 그냥소소하게 할 건데 평당 얼마에요?’이다.
15년 전만 하더라도 300만 원씩 하던 임플란트는 네트워크 치과에서 양심치과를 표방하며 가격하락을 부채질하고, 동네 치과들도 주위 수가에 맞추다 보니 이젠 100만 원대가 전국 평균이 됐다. 심지어 강남에는 60만 원을 표방하는 치과까지 있어 3번 브릿지 하나만도 못한 요즘이다.
그럼 병원인테리어 고급화에 일조한 치과인테리어 단가는 어떨까?
2000년쯤 50평 기준 평균 200만 원 언저리를 맴돌던 치과인테리어는 요즘 150만 원을 부르면 도둑놈 소리를 듣고 일부 원장들은 100만 원이면 떡(?)을 친다고도 한다.
그런데 그 금액으로는 업체에서 정상적인 공사를 하면 떡은 고사하고 연달아 다음 공사를 하지 않으면 본인 인건비조차 건지지 못한다.
왜냐하면 인테리어 평균단가는 15년 전보다 20% 이상 내렸는데 공사를 담당하는 인부들의 인건비와 건설자재비는 거의 두 배가 됐기 때문이다.
협력업체에 가입한 한 업체 대표와 미팅을 할 때 했던 말을 빌리면, 요즘 치과에 견적을 받으러 가다 보면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사장님, 치과 인테리어 하면 절반은 남지 않나요?’
그래서 ‘제가 인테리어 한지 10년이 넘었고, 1년에 평균 40개에서 60개 정도의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데 금액으로 따지면 연매출 50억 정도 됩니다. 만약 1년에 25억이 남는다면 10년이면 250억인데 제가 그 돈으로 빌딩이나 짓고 임대업이나 하지 이렇게 원장님들께 견적받기 위해 오지는 않겠지요’라고 하고 나왔다는 말을 듣고 같은 치과의사로서 정말 죄송했다.
요점은 우리 치과 임플란트 만큼이나 병원인테리어업계도 단가는 떨어지고 인건비는 올라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친다는 것이다. 그러다 도저히 안 되면 치과가 이전하듯이 인테리어업체도 인건비가 밀리기 시작하면 원장님들이 전화를 안 받기 시작하고, 심지어는 위장폐업을 하고 잠수를 타는 경우도 있다.
모든 가격이 비교되는 인터넷시대에서 터무니없는 가격을 내세우는 병원도, 인테리어업체도 오래 생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진료의 퀄리티는 생각하지 않고 이웃치과를 들먹이며 진료비만을 깎으려는 환자를 진상으로 여기듯, 최소한 내 인테리어만큼은 마진을 적게 남기고 해달라고 요구하는 원장들도 또한 진상인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이 소중하듯이 남들이 하는 일도 소중하다는 것을 인정해 주는 마음으로 인테리어업체를 선정한다면 성공한 인테리어 선정이 될 것이다.
세상에 싸고 좋은 것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