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중 외래진료 환자가 많은 질병(외래다빈도질환) 2위가 ‘치은염 및 치주질환’, 6위가 ‘치아우식’이다. 수년 전부터 감기에 이어 꾸준히 상위에 링크되며,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고 있다.
직장인 건강보험 가입 대상자라면 직종 근무부문에 따라 의무적으로 직장인 건강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다.
대상자는 신체계측, 진찰, 요검사, 혈액검사, 흉부방사선사선검사 등을 받는다. 구강검진 또한 건강검진에 포함돼 있지만 정작 수검 대상자들의 관심은 부족하다.
2017 건강검진통계연보에 따르면 전년도 일반건강검진 대상 1763만 명 중 31.6% (558만 명)가 구강검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우리나라 성인의 구강검진율은 26.2%에서 32.2%로 증가하는 추세임에도 1차 검진 수검인원(1370만 명)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는다.
구강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인식과는 괴리가 있다.
특히 구강검진 종합판정 현황에서 △식이습관 상담, 전문가 구강위생관리 및 치주관리 등이 필요한 경우 △검진 결과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추가 검사나 치과에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 △명확한 우식치아가 있거나 치주질환으로 당장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검진 결과로, 구강검진이 필요해 보이는 일반인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같은 연도 영유아건강검진에서도 전체 137만 명의 대상자 중 54만 명이 구강검진을 받아 약 39.4%만이 영유아 구강검진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검률이 낮은 데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직장인이 1차 건강검진을 받지 않을 경우 해당 사업주는 과태료를 물어야 하지만 구강검진의 경우 검진을 받지 않아도 사업주는 과태료를 내지 않는다. 그렇기에 검진항목을 생략하는 검진대상자가 많다.
한 직장인은 “구강검진만 빼고 받는다. 한 번 받아 본적 있는데 너무 상업적인 피드백뿐”이라며 “그 이후로 잘 받지 않게 됐다. 차라리 동네 치과에서 비용을 내고 정기검진을 받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국가구강검진은 단순하게 입안을 보면서 치료 여부를 판단하는 것 밖에 할 수 없다. 검진 중 치료가 필요한 부분을 설명하거나, 보험이 되는 스케일링을 권하는 것이 전부. 더군다나 구강검진은 치과만 별도로 진행하고 있는 게 아니라 직장인 건강검진에 포함돼 있어 치과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이러한 국가구강검진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이성근(대한치과의사협회) 치무이사는 “지난 1년간 자료조사, 연구 등을 거듭해 구강검진 파노라마 촬영 도입이 시급하다는 결론을 찾았다”며 “그동안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었고, 시스템이 일원화 돼 있지 않아 실질적인 구강검진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검진과 달리 구강파트는 출장검진이 어렵다. 파노라마 촬영과 스케일링 혜택까지 함께 보장된다면 구강검진의 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며 “환자는 보험으로 정확한 치료를 받을 수 있고, 개원가도 경영적인 부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예방목적으로 치과를 찾는 환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단순히 검진만으로는 어디가 문제인지 정확하게 보여줄 수 없던 구강검진에 파노라마가 도입된다면 그동안 환자들이 가장 불만족스러워했던 부분을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국가구강검진 치과분야 파노라마 도입과 관련해 현재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구결과는 10월 중 발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