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창간 4주년을 맞아 구기태(서울대치전원 치주과학교실) 교수와 조리라(강릉원주치대 치과보철학교실) 교수, 조재현(청주 프라임치과) 원장을 연자로 초청해 오는 24일 서울대치과병원 8층 대강당에서 ‘임플란트/틀니 유지관리 원데이 마스터’ 강연회를 개최한다.
지난 1일부터 만 65세 이상의 임플란트, 틀니 급여화에 따라 임플란트 시술을 받는 환자는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순히 기능과 심미 회복뿐만 아니라 보철물의 장기적인 유지 및 관리 부분을 이제는 간과할 수 없게 됐다.
지속적인 경영 악화와 비급여 치과치료의 급여 전환으로 인해 동네치과들이 신규 환자 유치보다 기존 환자 관리로 환자의 재방문율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임플란트를 식립하고, 틀니를 어떻게 하면 잘 만들까 하는 고민을 넘어, 이제 한 번 내원한 환자를 계속 유지·관리해가며 올바른 보험 청구로 치과와 환자를 이어주는 끈을 만들어 가는 법을 3명의 연자들이 가감 없이 들려줄 예정이다.
이에 본지는 지난달 25일 강연회에 앞서 서울 모처에서 연자들을 초청해 이번 강연회에서 어떠한 이야기를 풀어나갈 생각인지 연자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치료’아닌 ‘관리’로 경영 패러다임 바꾸자”
치과 분야 보장성 강화로 인해 치과요양급여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되면서 보철보험진료에 관심을 갖는 개원의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일부터 65세 이상의 임플란트, 틀니 급여화에 따라 요양급여비용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재현 원장 :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전체 건강보험 적용 5,054만 명 중 65세 이상 적용인구는 629만 명으로 12.4%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65세 이상 건강보험 적용인구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5조 6976억 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37.8%를 차지한다.
치과건강보험은 2012년 레진상 완전틀니의 급여를 시작으로 매년 어르신을 대상으로 보장성이 확대되고 있다.
치과의원의 공단진료비 중 65세 이상 건강보험 적용인구의 진료비 비중을 연도별로 비교해 보니 예상대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2016년 7월 65세까지 확대될 경우 40% 내외가 될 것이다. 해가 갈수록 전체 인구 중 노령 인구의 비중이 증가할 것이며, 수년 내 5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리라 교수 : 그동안 치과계에서는 치과 환자 수요가 증가하지 않고 치과는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조건이다 보니 특정 환자층에만 진료가 집중되고, 비급여 진료에만 매달리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비보험 환자가 많으면 늘었다가 없으면 대폭 감소한다.
그러나 뜨내기 환자 100명 보다는 충성환자 20명이 치과경영에 원동력이 된다. 만 65세 이상의 임플란트, 틀니 급여화에 따라 개원가에서는 새로운 환자를 어떻게 유치할까 고민하기보다는 한 번 내원한 환자를 계속 유지관리할 수 있어야 늘어가는 요양급여비용에 대한 체감도를 직접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구기태 교수 : 치과 임플란트, 틀니치료에 대한 보장성 강화에 따라 임플란트와 틀니 시술을 받는 환자는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소비자와 치과의 분쟁도 덩달아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치과 관련 분쟁이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으며, 임플란트 주위염 발생과 매식체 탈락·파손, 보철물 탈락·파손 등 임플란트 분쟁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조리라 교수 : 이런 분쟁을 막기 위해서는 ‘유지관리’를 활용해야 한다. 고정성 보철에 비해 틀니보철이나 임플란트 치료의 예후는 유지관리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은 이미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국소의치 보험안을 준비하며 조사한 바에 따르면 총의치에 비해 지대치와 잔존치조제를 포함하는 국소의치의 수명은 보험보장년수인 7년에 미치지 못하는 4.5년 정도로 나타났다.
환자의 불편감을 해소하기 위한 유지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환자가 느끼지 못하더라도 전문가의 입장에서 의치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유지관리’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제 개원가에서도 보철물 장착 후의 유지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유지관리’를 낯설고 두렵게 여기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조리라 교수 : 그동안 기존의 비보험진료에서는 포괄적인 수가로 진행되었기에 치료행위 자체만 의료수가가 부과되고 실제 의료행위인 유지관리나 치료계획 상담 등 실제 치과의사의 지식과 경험에 기반한 의료행위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가도 제대로 못 받고, 환자도 서비스로 생각했다. 그런데 치료를 하고 나서 불편함이 생겨 치과를 찾아가면 치과의사의 얼굴을 보고 환자가 미안해서 내원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결과적으로 치과의사와 환자 모두 ‘유지관리’를 기피하게 됐다.
구기태 교수 : 임플란트의 경우에도 유지관리가 중요하다. 임플란트 주위염의 경우 기존에 치주염이 있는 환자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는데 치주 관리가 안되고 있는 상태에서 임플란트 식립이 바로 이뤄지다 보니 임플란트 주위염 환자들이 급격히 증가되고 있다.
또 임플란트 주위염에 대한 정보나 가이드라인은 별로 없고,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았던 탓도 있다.
특히 하락하는 진료 수가의 문제도 컸다. 극심한 경영난으로 고민이 많은 개원가에서 임플란트 주위염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유럽의 경우 환자들이 특정 지역에 오랫동안 거주하며, 유지관리나 Follow-up 약속도 잘 지킨다. 그런 유럽 환자들의 임플란트 주위염의 유병률이 평균 20%다. 이를 볼 때 대한민국의 임플란트 주위염 유병률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일 것이다.
조재현 원장 : 환자 중심의 진료, 기본진료가 중요하다. 고가진료는 한번하고 나면 끝이지만, 보험진료는 환자 풀이 끊임없이 유지되게 한다. 그러나 그동안 유지관리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치료결과의 영속성을 위한 정기적인 ‘유지관리’가 필요하지만 신규 환자 유치에만 고민을 하다 보니 그동안 많은 치과에서 방치해왔던 것도 문제였다.
조리라 교수 : 많은 치과의사들이 유지관리를 어려워한다. 유지관리가 어렵다는 것은 유지관리를 방어적인 관점에서 보기 때문이다. 어떤 치료든지 완벽한 치료는 없고, 언제든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향후 나타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사전에 말을 하지 않았을 때 환자에게 문제가 닥쳤을 경우 치과의사는 열세일 수 밖에 없고, 유지관리는 더 귀찮고 어려운 행위가 된다. 어떤 의료행위이든 나타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미리 환자에게 이야기해야 ‘유지관리’를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임플란트 보철물을 장착한 후 환자들이 호소하는 문제점 중 가장 흔히 나타나는 문제는 식편압입이다. 식편압입은 임플란트 보철 후 10년이면 거의 100% 가깝게 발생한다.
모 치과에서 임플란트 식립을 받고난 뒤 식편압입 문제로 대학병원을 찾아온 환자가 있었다. 그 환자는 치아가 변기처럼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식편압입에 대한 이야기를 누구도 해준 적이 없었다.
치과치료는 완벽하지 않다. 부작용도 있고 한계가 분명 있다. 이를 치과의사도 인정해야 하고, 환자도 인정해야 한다. 부작용이 언젠가는 발생한다고 생각하고, 이에 대해 미리 환자에게 말해주고,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둬야 한다.
다행인 것은 보철 급여화에 따라 유지관리가 수가를 인정받으면서 보철이나 임플란트 유지관리도 의료행위로 인정받는 문화가 정착돼 환자와 치과의사의 인식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유지관리는 진료비의 부담에 비해 환자와 치과의사의 스킨십을 확대하고 진료에 대한 믿음을 강화시켜 평생 유지되는 충성고객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조재현 원장 : 임플란트 치아의 치주치료도 틀니의 유지관리행위와는 달리 비급여로 시술한 임플란트도 보험급여 대상이 됐다.
임플란트치아의 치주질환처치 및 수술은 세부인정고시에 따라 기존의 행위를 준용하도록 되어 있어 틀니 유지관리 행위처럼 공단 등록을 하지 않아도 되고 본인부담금도 50%가 아니며 횟수의 제한이 없고 기존 행위의 기준에 따르면 된다.
의료진 입장에서 투입한 에너지를 적절히 보상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참으로 다행스럽다.
조리라 교수 : 유지관리는 치과의사가 주도해야 하는 행위다. 어시스트에만 맡겨서만은 안된다. 강릉원주대치과병원 보철과에서는 리콜체크만 하는 날을 따로 둔다. 유지관리를 하다보면 새로운 진료거리들도 찾을 수 있으며, 유지관리의 필요성에 대해 환자 스스로도 깨닫게 된다.
유지관리는 진료비의 부담에 비해 환자와 치과의사의 스킨십을 확대하고 진료에 대한 믿음을 강화시킬 수 있다.
치과의사 초년 시절 나 또한 환자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솔직히 환자가 하는 말 80%는 다 이상하게 들렸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 수치가 줄어들고 있다.
처음 치과에 내원한 환자는 통증에 대해 먼저 이야기 한다. 그러나 치과의사와 환자가 가장 큰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것은 통증을 치료해주는 것이 아니라 불편함을 치료해 주는 것이다.
세 연자 모두 유지관리에 얼마나 신경 쓰느냐에 따라 자연스럽게 치과 경영도 좋아진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번 강연회에서 이야기할 핵심 포인트에 대해 말씀해 달라.
구기태 교수 : 이번 강연은 임플란트 주위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고, 그동안 발표된 내용을 토대로 개원가에서 할 수 있는 임플란트 주위염 예방법과 대처법을 고민하는 데 맞췄다.
‘가장 보통의 임상가’ 입장에서 임상가들이 임플란트 주위염 치료에서 꼭 해야 하는 것들을,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참가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임플란트 주위염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과 왜 임플란트 주위염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가에 대한 학술 임상적 개념, 임상에서의 대응방법을 쉽고 체계적으로 알려줄 것이다.
또한 임플란트 주위염의 예방과 원인, 환자의 전신상태나 복용하고 있는 약물의 종류, 치아 관리 상태, 치과진료에 임하는 자세 등에 대해서도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조리라 교수 : 임플란트와 의치의 유지관리를 각각의 세션으로 나눠 이야기할 예정이다. 임플란트 보철 후 흔하게 발생하는 식편압입과 도재파절, 교합변화의 원인과 예방책, 유지관리 방법을 체계적으로 짚어줄 예정이다.
또한 ‘의치 보철 후의 유지관리 섹션’을 통해 조직염증 및 교합조정과 의치의 정기적인 조정(지지, 안정, 유지 측면)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생각이다.
조재현 원장 : 환자 중심의 진료, 기본진료가 핵심이다. 저수가 비급여 임플란트가 급여임플란트 수가를 위협하고 있는 현실에서 보험 임플란트의 상대가치점수를 고려해 단계별 청구를 적절히 해야 하는 법에 대해 짚어줄 예정이다.
임플란트 치아 주위 치주질환처치 등 치료결과의 영속성을 위한 정기적인 치주치료 방법과 치과건강보험이라는 제도를 이해하고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할 생각이다.
이번 강연을 듣고자 하는 참가자들이 강연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언해준다면.
조리라 교수 : 이제 병은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를 하는 것이다. 많은 환자, 치과의사들도 치과진료가 단발성이라고 생각하지만 치과진료도 관리이다. 치료가 아닌 관리로 치과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대학병원이다 보니 그동안 환자와 대화할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환자와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은 유지관리 시간이다. 제자 중에서 어느 시점에 가니 임상이 시들해진다고 말을 한다.
그러나 임상이 시들해지는 것은 없다. 누군가 왜 예전엔 이걸 몰라서 이 고생을 하고 있을까 말하기도 한다.
중요한 건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임상적 지식과 사람을 이해하는 부분이 만나면 임상의 폭은 넓어진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이에게도 알려주고 싶다.
내 강의의 신조는 내가 서른살에 이것만 알았더라면, 내가 그때 조금만 더 알았다면 소위 ‘뻘짓’은 안했을텐데…. 라는 생각으로 내가 알고있는 모든 것을 청중에게 이야기 해주는 것이다.
아무리 강연을 열심히 들어도 듣고 난 뒤에 잘 남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학생 때나 지금이나 예습보다는 복습이 중요하다.
이번에는 강의 때 미처 다루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강의자료를 준비하고자 한다. 강의자료와 함께 강연회에서 얻었던 지식을 곱씹어 보면서 이전에 겪었던 문제를 매치해 고민해본다면 최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조재현 원장 : 치과계 안팎에서 치과의사가 비난을 받는다. 주변에서는 ‘왜 치과진료비는 비싼거야? 라는 물음이 먼저다. 언젠가는 치과의사라는 직업을 숨기고 살아야 하는 시절이 올지 모른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치과의사 윤리 헌장’ 대로 살아가며, 임상적인 노력을 계속 끊임없이 해야 한다.
‘유지관리’는 환자와 치과의사, 서로의 이익이 합치되는 ‘화합’과 ‘상생’의 길이다.
동네치과에서는 엔도, 보철 등 모든 전반적인 치과치료를 행해야 하고, 언제, 어떤 문제가 닥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번 강연회를 통해 먼저 문제를 맞닥뜨린 선배들이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예방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치과건강보험제도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