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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대한치과위생사협회 김숙향 초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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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대한치과위생사협회 김숙향 초대회장
  • 정동훈기자
  • 승인 2015.07.23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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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 모두가 ‘선구자’ 사명 가져야”

대한민국 치위생학교육이 시작된지 올해로 반세기가 지났다.

반세기만에 치위생교육은 54개 전문대학과 28개 4년제 대학을 합해 치과위생사를 양성하는 기관이 총 82개에 이를 만큼 성장했으며, 치과위생사들은 국민의 구강건강 지킴이로서의 막중한 역할을 맡아왔다.

치과위생사 42년의 길

치과위생사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김숙향(한서대학교 치위생학과) 교수를 빼놓을 수 없다. 42년째 치과위생사로 활동해 온 김숙향 교수는 대한치과위생사협회(이하 치위협) 창설 주역이자 초대회장으로 치위협의 토대를 닦은 인물이다.

지난 11일 열린 ‘한국 치위생 교육 50년 기념행사’에서 공로상을 받은 김 교수는 “이번 공로상을 앞으로 대한민국의 치과위생사 역량이 국내에 머물지 않고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라는 메시지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1971년 3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세브란스병원 의학기술과에 첫 발을 내딛은 그는 1974년 치과위생사 면허를 취득하고 이후 세브란스병원 의학기술과 학사행정과 행정지도의 업무를 수행하다 1975년 6월 미국 Loyola대 치위생학과로 유학을 떠났다.

그가 유학을 떠난 것은 오로지 선진국에서 공부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 치위생학 발전에 헌신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김 교수는 “한국 치과위생사로서는 첫 유학생으로 치위생학을 공부했다. 당시 국내 치과위생사의 현실은 열악과 험난 그 자체였다. 정부나 교육당국 모두 치과위생사라는 직역에 대해 생소한 상황에서 교육 커리큘럼도 짜야했으며, 법적인 제반 절차도 밟아야 하고, 임상실습도 시행해야 했으므로 어느 것 하나 순탄한 것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김 교수를 비롯한 세브란스병원 의학기술과 졸업생들이 중심이 돼 치과위생사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위상을 높여 교육 당국과 동등한 위치에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단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 교수는 ‘미국 유학을 통해 보고 배운 것을 한국 치위생계에 적용한다면 한국의 치과위생사도 미국 치과위생사만큼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1977년 12월 17일 치위협 창립을 위한 13명의 창립 발기인 중 한 명으로 참여해 치위협 초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이후 그는 교직치과위생사회 결성과 대한치과위생학회 창립, 한국치과위생사교육협의회 발족을 비롯해 치과위생사 학습목표 초판 발행, 치과위생사 직무분석 기술서 발간과 치과위생사 국가시험과목 타당성연구, 국가시험과목 개선 실행방안 연구 등을 수행하는 등 치위생 교육과 발전에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오며, 치위생학 반세기를 맞이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치과위생사의 탄생과 전망은 순풍에 돛단 것처럼 순조로운 것은 아니었다.

그는 “연대 의과대학 부설 의학기술학과 치위생과정 동문들이 굵은 뿌리를 내려 힘차게 뻗어 나간 것이 기초가 되어 오늘날의 한국치위생학 50년의 역사를 이루어 냈다”며 “50년이란 긴 세월을 동안 오로지 국민구강보건향상을 위한 일념으로 일해 온 일선의 치과위생사들과 치위협 임원진의 희생적인 노력과 봉사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서대학교 치위생과 교수로 활동하며, 후학 양성과 치위생학 학문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치과위생사의 역할이 단순 보조자에서 임상치위생과정을 기반으로 하는 지식체를 갖는 전문직으로 변화해왔다. 치위생학은 치의학으로부터 기원했지만, 독립적인 학문체계를 갖출 내용이 충분하다”며 “이제 치위생학의 독립은 치과위생사들이 국민들에게 보다 전문적인 치과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충분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마리아 세계치과위생사연맹 전 회장과 김숙향 교수.

전문 직업 정체성 확립

그는 “현재를 살아가는 치과위생사 모두가 ‘아직은 나도 치위생계의 선구자’라는 사명으로 앞으로 치위생계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야 치과위생사 전체의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치과위생사의 역할이 보조자에서 더욱 전문화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일각에서는 ‘치과 간호사’라는 명칭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고 있고, 내 직업이 ‘치과위생사’라고 소개하면 다수의 사람들에게서 ‘그게 어떤 직업인데?’라는 되묻기도 한다”며 “전문 직업적 정체성은 우리의 주장만으로는 형성될 수 없다. 사회가 ‘치과위생사는 전문직’이라고 인정해 줄 때, 비로소 진정한 전문직이 될 수 있다”며 말했다.

그는 “치과위생사가 진정한 전문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모두가 치과위생사 직업을 널리 알리고, 개개인이 치과위생사를 대표한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며 “내 자신의 욕심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닌 내 친구, 내 가족, 나아가 국민의 국민구강건강에 기여하고자 일해야 한다는 윤리의식을 가져야만 한다.
김 교수는 치과위생사 업무의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치과위생사들이 전문지식과 기술을 계속적으로 연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29개 주에서 치과위생사 단독업무 수행을 허용하였고, 미국 전역의 치과의사 공급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중구강보건전문치과위생사를 도입해 치과진료에 대한 접근성 제고와 건강형평성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며 “아직 한국의 치과위생사에게 업무의 자율성을 달라고 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지만 우리나라 치과위생사가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세계로 도약하려면 반드시 필요하다. 업무의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치과위생사들이 전문지식과 기술을 연마가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치과위생사의 권익증진과 치위협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을 발굴하고 그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자신의 호인 ‘선재(宣齋)’를 따서 ‘선재공로대상’을 제정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앞으로도 치과위생사 양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계획이다.

끝으로 그는 “치위생계는 지난 50년 동안 가히 폭발적이라 할 만한 수준의 면허자 수와 대학 신설, 법적 업무범위 확장 등 다사다난한 많은 일을 일궈왔다. 앞으로도 치위생이라는 영역에 부합하는 업무와 분야를 개발하고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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