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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철 교수의 기묘한 이야기]스마트 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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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철 교수의 기묘한 이야기]스마트 의국
  • 박정철 교수
  • 승인 2015.05.1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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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철(단국대학교치과대학 치주과학교실) 교수

 

스마트한 기기와 시스템이 세상을 효율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데는 그 누구나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하다 못해 택시를 잡는 방법도 메신저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요즘, 매년 똑같은 일과가 반복되던 의국에도 새로운 변화들이 도입되고 있다.

요즘 필자는 전국민의 메신저라 불리우는 카카오톡을 이용해 의국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모든 의국원과 교수가 한 채팅방에 들어가 있어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공지사항, 축하할 일, 새소식 등이 신속하게 전달되고 있다(물론 수련의들은 자신들만의 채팅방이 따로 있어서 하고 싶은 얘기들은 자유로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요새는 간단한 워드 파일이나 파워포인트 등의 업무 파일도 메신저로 전달이 가능해져 연구나 과제 때문에 급히 점검해야 할 일이 생기더라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해결을 할 수 있으니 정말 ‘스마트’한 시대가 되었다.

아침 의국 교과서 리딩 시간에는 한 단계 더 진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미리 Dropbox에 올려 둔 자료를 각
자의 ipad에 다운 받은 수련의들이 자리를 잡는다. 한 명의 모더레이터가 프로젝터 상에 자신이 미리 읽고 첨삭한 내용을 보여주며 세미나를 진행한다. 청자들은 자신들도 아이패드 상에서 밑줄을 치고 메모를 남기기 때문에, 혼자서 모든 교과서를 읽는 것보다 더욱 빠르고 효율적인 ‘스마트한 리딩’이다. 태블릿의 장점을 십분 살려 수시로 들고 다니며 읽고, 방대한 자료를 저장하고, 교과서 통독의 속도로 훨씬 빨라졌으니 효율성이 그야말로 극대화되었다. 리딩 시간에 잠시 뒤를 돌아서 의국원 모두가 아이패드를 들고 읽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면 섬뜩할 정도로 미래적인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연구과정 역시 많이 바뀌었다. 교수와 함께 주제를 정한 뒤 혼자서 자료 정리나 논문 정리를 진행하고 몇 주 있다가 함께 만나 진행 상황을 같이 보던 예전의 방식과 달리, Evernote의 노트북 공유 기능을 통해 가설, 연구 방법, 참고 문헌 등을 손쉽게 올리고, 변경 사항을 실시간으로 서로 점검할 수가 있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연구의 진행이 예전보다 효율적으로 진행되어 예전 같으면 몇 개월 걸렸을 일들이 몇 주 안에 마무리 되는 경우도 생겼다.

스마트한 기기들과 시스템의 도입을 통해서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고 훈육하던 교수의 역할에서, 지적 탐구의 여정에 동참하고 조언을 해주는 코치로서의 역할로 바뀌게 되었고 연구 주제도 훨씬 색다르고 참신해졌다.

임상에서 견학을 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법도 스마트해졌다. 치과대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인 Observation의 시기가 되면 매년 철 모르는 학생들이 매년 똑같은 질문을 해 온다. 하지만 그날의 환자 약속 정도에 따라 자세히 답을 해 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많다. 그러니 교육이 공평하게 이루어졌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늘상 나오는 질문들에 대해서 미리 자세한 설명과 관련 동영상을 찍어서 youtube에 올려 둔 뒤 학생들이 즉각 스마트폰으로 찾아볼수 있도록 시행하고 있다. 방금 질문한 내용을 마침 유튜브에서 교수가 직접 나와서 설명해 주는 것을 듣는 경험은 아마도 연예인을 보고 온 듯한 묘한 설레임마저 주는 모양이다. 확실히 예전보다 내용을 숙지하는 반응이 높아졌고 심지어는 동영상에 이런 내용을 추가하면 좋겠다고 조언하는 학생들까지 생겼다. 어렵기만 했던 교수의 존재가 이제는 친숙한 방송인과 같은 느낌이 된 것 같다. 지적 탐구 과정의 동반자, 코치로서의 역할에 적합한 모습이다.

시대는 더욱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고, 스마트한 기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선생의 등 뒤에서 어깨 너머 기술을 배우던 도제식 교육보다는 교사와 직접적으로 더 많이 교류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학습하며 이를 통해 유용한 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시대에 맞는 스마트한 치과 교육의 해법들이 더욱 많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글: 단국대치과대학 치주과학교실 박정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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