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알프치과 오경아 원장
내 치아라면
앞니 사이에 틈이 있어 앞니 틈을 어떻게든! 심미적으로 개선하고자 하시는 분들이 오시면 어떤 치료계획을 세워드리는 것이 좋을까?
필자의 경우 지난 20년을 뒤돌아보면, 개원 후 여러 진료를 다양하게 하다 보니 환자의 case는 거의 비슷해도 각 시기별로 주력해서 환자에게 설명했던 진료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치 망치를 들고 있으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이는 것처럼.
그래서 라미네이트를 많이 하던 시절에는 앞니 틈을 예쁘고 자연스럽게 무삭제 라미네이트로 어떻게든 해결하고자 하였고, 치아교정을 많이 하던 시절에는 브라켓교정, 투명교정, 얼라인교정, 투디교정 등 교정을 통해 앞니 틈을 모으고자 노력했다. 그런데 20년이 지나서 보면 유독 라미네이트 파절이나 탈락이 잘 되고, 유독 치아교정 후 유지장치가 자주 닳고 떨어져 틈이 벌어지는 재발이 있던 경우가 있곤 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이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라미네이트를 할 때는 삭제량, 삭제위치 및 삭제형태 그리고 각 접착과정에서 문제들을 살펴 해결하고자 했었고, 치아교정을 할 때는 환자분들에게 가철식 유지장치 착용시간 및 고정식 유지장치의 주의사항을 철저히 설명하였다. 그래도 문제는 일어났다.
왜 그랬을까?
중절치 사이의 space와 crowding을 주소로 온 20대 남환. 파노라마 사진 한 장만 있을 때 나는 이 환자에게 라미네이트나 치아교정을 하라고 할 수 있을까? 답을 먼저 얘기한다면 'No'이다.
파노라마 사진에 많은 힌트가 있다.
하악 과두의 형태는 양호한 편이고 하악 body의 발육 양상도 양호한 편으로 보인다. 그런데 상하악 전치 및 견치 등 anatomic crown의 MD 폭경이 상대적으로 좁고 상악 측절치는 peg lateralis이다. 즉 골격에 비해 치아가 작은 듯하다. 또, 구치부 교모에 비해 하전치부 교모가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고 무엇보다 이 환자는 temporal fossa의 전방부 경사가 가파른 편이다. 파노라마 촬영 시 incisal guide pin을 물고 찍은 것을 감안하면서 앞에 나열된 여러가지 것들을 종합해봤을 때 이 환자는 deepbite 환자일 가능성이 높다.
진단 시 Lateral Ceph.을 같이 찍었기에 다른 것들도 더 볼 수 있었다. Condylar guidance와 anterior guidance를 함께 살펴볼 수 있고 환자의 하악 하연부와 교합면이 double line인 것을 봤을 때 교합 시 비대칭이 있다는 것도 추가적으로 보인다.
사실 조금 더 눈을 뜨면 일자목인 것도 볼 수 있다. 물론 엑스레이를 찍는 순간만 그러했을 수도 있지만 여하튼 사진상에는 그렇게 보인다.
사실 환자를 볼 때 x-ray를 먼저 보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상황에 의해 환자가 '위 앞니 틈을 개선시켜주세요~'라고 했을 때 종종 위 앞니만 볼 때가 있었다. 그래서 자칫 문제해결을 간단하게 무조건? 깍거나 모으는 방식으로 간단히 해결하고자 할 때가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진료가 한정되어 그럴 수 있고 문제를 국소적으로 봐서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하는 패턴이 조금 이상하지 않은가? 나에게 몸을 맡긴 환자는 암묵적인 동의가 있기에 사실 숨어있는 다음의 얘기를 하지 않은 듯하다. ‘제 치아, 제 교합, 제 턱관절 즉 제 몸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위 앞니 틈을 개선시켜주세요~’라는 얘기를.
필자는 환자가 앞니틈으로 내원 시, 전치부 diastema 치료에서의 치아교정의 장단점, 레진 및 라미네이트의 장단점을 설명하고 utility white wax를 이용해 틈을 메워주면서 환자에게 환자의 교합관계와 시술 후를 예측하게 해준다. 시간은 1~2분 정도밖에 안 걸린다.
치아 사이 틈에 white utility wax를 얹은 후 좌우측 및 전방으로 이를 갈아보게 한다. 대합치 등의 교합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레진이나 라미네이트로 치료 시 환자의 교합관계를 고려한다면 잔존 Wax만큼만 모양을 형성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측방운동에 따른 길이의 한계:좌우측으로 이를 갈아보며 white wax를 이용해 측절치의 모양을 만들어본다. 설명용으로 간단히 하는 과정이므로 엄청나게 잘하지 않아도 된다. 술자는 환자의 교합관계를 알고자 함이고 환자는 대략적인 술후의 느낌을 digital이 아닌 실제로 내 치아에서 알고자 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