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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만나다] 한국임상교정치과의사회 현재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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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만나다] 한국임상교정치과의사회 현재만 회장
  • 이현정기자
  • 승인 2013.05.09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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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 존중과 배려가 문제 해결의 첫 걸음”

“논리적으로 상대를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해 이해하는 것입니다. 왜 상대방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를 잘 생각하지 않은 토론은 말꼬리 잡기에 불과합니다. 상대방 주장에 대한 이해에 기초해 무엇을 수용하고, 무엇을 아니라고 할 것인가 생각하며 논쟁해야죠”

현재만(한국임상교정치과의사회) 회장이 최근 다양한 사안이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는 치과계를 바라보며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로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시대적인 변화 등의 요인으로 개원가가 이윤 추구와 무한경쟁에 내몰리면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것보다 공격하려는 경향이 더욱 짙어지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우선 자기주장을 관철시키기 바빠지는 것이죠. 진료환경이 각박해질수록 각 사안들이 더 피부에 와 닿는 첨예한 문제가 되기도 하고 말이죠”

올해 초 치과계가 한바탕 큰 홍역을 치른 치과의사전문의제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이 같은 자세는 아쉬웠다. 또 이런 대립이 벌어질 수밖에 없게 만든 제도적 요인들에 고민이 더욱 깊어진 그였다.

“치과의사전문의제도 문제를 올바르게 풀자면 가장 먼저 치과대학 교육이 정상화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상화’란 치대를 졸업하면 GP로서 기본적인 진료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할 수준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실이 그렇지가 않습니다.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받는 교수님들과 좋아진 환경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정작 임상실습을 할 기회가 줄었어요. 치대 교육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졸업 후에 수련을 받아야 할 요구를 가진 이는 줄어드는 효과를 낳겠죠”

치대 졸업 직후 충분한 임상역량을 갖추지 못해 수련의 장이 필요한 새내기 치과의사들의 문제는 질을 담보할 수 없는 사교육의 활성화를 방치하는 등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진다는 것이 현 회장의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각 분과학회나 치과대학에서 교정치료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도 그가 갖고 있는 고민의 한 축이다.

“전문의제도 해결에는 의료전달체계 확립 역시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됩니다. 전문의라는 것이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된 가운데 상위그룹으로서 일반 GP가 담당할 수 없는 고난도의 치료를 하도록 하자는 것이죠. 쉬운 수술, 어려운 수술 모두 전문의가 할 수 있다면 의료전달체계나 전문의가 아무 의미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치대교육의 현실, 의료전달체계의 붕괴, 낮은 보험수가 등 열악한 환경을 가만 놔둔 채 새로운 제도의 시행을 논의하자니 지금의 논쟁이 마치 치과의사들의 밥그릇 싸움처럼 본질이 전도된다는 것이다.

“문제의 정확한 분석과 해결 의지 없이 이해당사자들의 타협에 의존해 문제를 풀려고 하니 밥그릇이 달린 문제로 프레임이 좁혀지고, 타협이 안 되는 것입니다. 서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데 현실적인 협상으로 자꾸 해결하려고만 하는 것이죠. 어렵지만 처음 제도를 시행하려던 취지가 무엇이었나, 근본으로 돌아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는 보건복지부와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복지부에 대해서는 국민구강보건이라는 개념과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가진 담당자가 치과계 행정을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야 제대로 된 이해에 기초해서 논의를 할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이 보장될 것이기 때문이다.

점점 더 보건의료제도의 변화에 민감해지고, 각 사안마다 입장들이 첨예하게 엇갈릴수록 ‘기본’이 중요해지고 있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도 기본이고, 입안되는 정책의 취지를 생각하는 것도 그야말로 기본을 돌아보는 일이다. 어느 누구라도 기본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사회는 발전하고, 치과계의 공동체 의식은 희박해진 것이 아쉬운 요즘,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왕도’는 없는 것 같습니다. 최소한 지켜야 할 규범을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자세가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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