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와 상담을 하거나 직원과 면담을 하다 보면 그들의 다양한 반응을 엿볼 수 있다. 일부는 그런 반응들을 인지하지 못하고 무심코 넘겨 버리거나 또 다른 일부는 그런 반응을 꽤 민감하게 느끼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라도 이야기하는 상대의 반응은 응대에 매우 중요한 정보이며 특히 상담자나 관리자 입장에서는 결코 흘려 듣거나 무심코 넘어가는 경우는 없도록 해야 한다.
질문과 경청의 과정에서 상대의 반응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반응은 대화 중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동조하거나 수긍하는 등 대화의 흐름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하지만 때로는 주저와 저항 등 부정적이거나 애매한 대화의 흐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상대가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확실히 표현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실은 상대도 자신이 어떤 느낌인지 헤아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말 뿐 아니라 몸짓이나 목소리 톤으로도 반응은 표현되기 때문에 대화를 하는 상태에서는 상대의 반응을 읽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
상대가 보일 수 있는 반응을 예로 들면 주저와 저항, 애매함에 대한 감지, 불편함에 대한 진정, 알 수 없는 머뭇거림이나 몸짓, 암시나 눈치챔, 스치는 직관, 어떤 척이나 체를 통한 가장되거나 숨겨진 반응, 아픈 통찰, 과거 기억의 습격, 밀봉해둔 분출 직전의 감정, 새로운 아이디어에서 오는 기쁨, 첫 깨달음의 기미, ‘아하’의 순간, 알 수 없는 벅차오름이나 아픔과 같은 신체적 반응, 불현듯 찾아오는 고요함과 침묵 등을 들 수 있다.
환자나 직원들이 보이는 이런 다양한 반응은 상담자가 그들의 반응을 알아차리는 신체적 민감성과 정서적 감수성이 없다면 결코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 똑같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누구는 상대가 저항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상대의 반응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민감성과 감수성에서 오는 차이인 것이다.
상대가 보인 반응을 인지한 경우 이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는 대화의 내용이나 목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상대의 반응이 머뭇거림이 있다면 머뭇거림에 대해 직접적으로 물어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머뭇거림에 대해 모른척하고 상대에게 생각의 확장을 돕기 위한 연속 질문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상대가 어떤 깨달음을 얻어 이를 표현하고 있다면 축하와 인정을 하는 것이 좋고, 어떤 경우에는 상대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사실을 듣는 이가 먼저 파악하는 경우도 있어서 대화 중 스치는 생각이 있다면 그 생각 그대로를 질문하는 것도 스킬의 하나이다.
이를 직관이라고 하는데 직관은 날 것 그대로의 질문을 해야 하며 이를 가공하거나 고민하다 질문을 하게 되면 보통 본의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질문과 대화의 흐름에서 상대를 알아차림은 민감성과 감수성을 통한 반응 알아차림에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