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한달도 못버티고 그만둔다고 SOS를 요청한 W병원. 장기근무를 하는 몇몇의 직원을 제외하고 신입직원이 몇 달동안 3명이나 바뀐 상황이었다.
문제를 찾기 위한 모니터링 중 유독 A 한사람이 업무를 과다하게 하고 있는 것을 관찰했다. 중간 관리자는 아니지만 경력자로서 원장님과 오랜시간 손을 맞춰온지라 눈빛만 봐도 척척이었고, 진료 외에도 관리하고 있는 부분이 많아 여기저기서 A직원을 찾았다.
그런 A직원은 퇴사를 결심했다. 퇴사 이유로 ‘새로운 일이 하고싶다’고 했지만, 그간 다른 직원들에게 일이 너무 많다며 힘듦을 토로하곤 했다. 직원이 구인되면 인수인계 후 퇴사하기로 하고 새로운 직원을 구인했다. 경력직 B직원이 들어와서 A가 B에게 직접 인수인계를 했다.
B도 경력자였기에 빠르게 흡수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일을 동시에 해야하는 A의 업무를 그대로 배우는게 조금은 버거웠다. A는 그런 B를 보며 자신처럼 바로바로 하지 못하는 것을 답답해 했다.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B는 그 분위기를 느꼈고 2주가 채 되지 않아 A선생님이 너무 눈치를 주고 자신이 병원업무에 빨리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퇴사를 얘기했다.
둘 다 퇴사를 앞둔 상황에서 경영자의 마음은 더 조급해지기만 한다. 직원들이 퇴사하는 것에 대해 누굴 탓할 수 있을까? 일을 빨리 배우지 못하고 끈기가 없는 것 같은 B? 아니면, 퇴사하는 마당에 새로운 직원에게 눈치를 주며 알려준 A?
둘 다 아니다. 그동안 이 병원은 시스템이 아닌 오로지 사람에 의해서만 운영됐다. 진료실, 데스크를 종횡무진하며 순서를 정리하고, 진료를 보고 그내용을 데스크에 전달하고, 환자에게 설명하며 1인 4역을 했다. 그러다보니 사람인지라 완벽하지 않았고, 어디선가 누수가 생기면 실수가 생기기도 했다. 그때마다 A가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마치 ‘실수가 없고 완벽한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A의 업무를 그대로 B에게 전달하니 B가 버겁고 힘들수밖에 없다. A 또한 힘들어서 퇴사하는 것임에도 자신도 했으니 똑같이 해야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무엇보다 사람에 의해 돌아가는 병원은 ‘그 사람’이 없으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결국, 사람이 아닌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A가 혼자서 했던 업무를 쪼개고 분리해서 업무분장을 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업무분장이 명확하게 돼야 그에 따른 기준과 룰이 완성되고 그에 따라 매뉴얼이 만들어지고, 신입직원 교육 시스템도 구축될 수 있다.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나타나는 표면적 문제점은 정말 다양하다.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환자와 직원들에게 전해지기에 직원들이 행복하고 환자가 행복한 병원을 만들기 위해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혹시 우리병원 직원들이 업무로 인해 힘들어하는가? 그렇다면 먼저 업무분장이 명확하게 돼 있는지 살펴보자.
1% 병원으로 성장하는 경영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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