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 등 관련법 개정에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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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 등 관련법 개정에 최선
  • 신용숙 기자
  • 승인 2011.12.1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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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병원 허용되면 환자는 상품으로 전락

정부는 의료의 공공성 담보에 노력해야

▲ 김세영 회장
Q. 상근회장으로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상근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치과계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뜻일 텐데, 어려운 점은 없으신지?

상근을 하면서 앞으로 협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들을 살피다보니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쁘게 지내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지금까지 불법 피라미드형 네트워크치과 문제에 모든 업무가 집중돼 있는 상태다. 아마 역대 회장 중에서 취임 직후부터 팔을 걷고 전쟁터에 나선 회장은 없었을 것이다.

여러 언론매체에서는 연일 지면을 통해 치과계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언론 모두가 정확하게 보도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문제의 본질을 알리기보다 마치 치과계의 밥그릇 싸움처럼 호도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러나 저는 이 불법 피라미드형 네트워크치과를 척결할 것을 회원과 약속했기 때문에 반드시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Q. 지금 말씀처럼 2011년 치협의 가장 큰 숙제는 불법적인 진료행위를 일삼는 피라미드형 네트워크치과의 척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이신지 설명해 달라.

불법 피라미드형 네트워크치과 척결은 현재 우리 치과계의 가장 큰 당면 과제다. 치과의사들이 너무 과잉 배출되다 보니 동료 및 선후배간의 경쟁이 치열해졌고, 그 결과 생겨서는 안 될 불법 피라미드형 네트워크치과와 같은 영리만 추구하는 치과가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치협의 새 집행부가 구성되기도 전에 개원의 단체가 신문․방송에 불법 피라미드형 네트워크치과 문제를 제보하면서 사안이 복잡해졌다.

개원의 단체는 어떤 체계적인 공략을 했다기보다 고발 위주로 공격하다 보니 반대로 불법 피라미드형 네트워크치과의 대표격인 유디치과로부터 역공을 당하는 결과를 빚기도 했다. 유디치과는 신문․방송을 이용해 치협과 개원의 단체를 공격해왔는데, 가장 하이라이트는 협회 임원들의 치과에 위장환자를 보내 불법으로 몰래 촬영하는 등 파렴치한 일들을 자행한 것이다.

불법 피라미드형 네트워크치과는 그야말로 거대한 공룡이다. 그러므로 치협을 중심으로 회원들이 하나로 뭉쳐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가야 한다.

치협은 현재 회원들이 어려운 가운데 보내오고 있는 피와 같은 성금을 모아 법적으로 대응할 것은 차근차근 대응하는 한편,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국민에게 불법 피라미드형 네트워크치과의 실태와 그 위해성을 적극 알려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궁극적인 방법인 의료인 1인 1개소 개설원칙 등에 대한 법적 미비점을 보완하는 등 의료법을 비롯한 관련법 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

Q. 불법 피라미드형 네트워크치과 뿐만 아니라 최근 영리법인에 대한 문제도 치과계를 포함해 사회 전반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치협은 오랫동안 영리법인의 문제점에 대해 입장을 밝혀왔는데 회장님의 구체적인 생각을 듣고 싶다.

영리법인 문제는 그 본질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답이 나온다. 현재 정부는 영리법인을 경제특구 지역에만 허용한다고 하는데, 한번 허용할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영리법인화가 될 경우 유디치과처럼 환자 유인과 과잉진료 등을 거리낌 없이 자행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영리법인이 시행됐을 때의 긍정적인 효과만 봤을 뿐 유디치과와 같이 적나라하게 폐해를 보여주는 사례를 제대로 인식하지는 못하고 있다.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상품가치 정도로만 판단한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일까?

영리법인은 결코 도입돼서는 안 된다. 오히려 정부는 의료혜택의 공공성을 한층 더 확대해 나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보건복지부는 2012년부터 노인틀니 급여화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틀니의 경우 환자의 개별성을 반영해야 하므로 수가를 일괄적으로 책정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치협에서 추진 중인 활동 등이 있는지 궁금하다.

노인틀니 급여화는 정치적인 복지 포플리즘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건강보험 재정 적자가 심각한데 노인틀니 급여화까지 진행된다면 어디서 그 부족분을 충당한단 말인가?

치협은 건강보험 재정이 허락된다면 굳이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재정의 적자악화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정부가 내년 예산에 노인틀니 급여화를 어떻게 포함시킬지 궁금하다. 치협은 아직도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는 노인틀니 급여화보다 비교적 낮은 부담으로 할 수 있는 치석제거 등 예방 차원 항목의 급여화가 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Q. 치협의 노력으로 세계치과의사연맹(FDI) 2013 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게 되었다. 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협회의 방안은?

작년에 브라질 살바도르에서 열린 FDI 총회에서 2013년 총회가 서울로 확정됐다. 지난 1997년 서울총회에 이어 16년 만에 다시 개최하게 된 것이다.

FDI를 유치하게 되면 한국의 발전된 치과 의료기술과 산업을 전세계에 효율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다. 또한 한국을 방문한 세계 치과계 관계자들에게 한국 치과계의 발전상을 보여줌으로써 자동차, 반도체, IT산업과 더불어 의료계 차원에서 국가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다.

물론 FDI 2013년 총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최근 시도되고 있는 FDI측과 재협상을 우선적으로 마무리 지어야 한다.

재협상을 하게 된 것은 주지하다시피 2012년 총회 개최지인 스위스가 개최권을 포기함에 따라 이사회에서 급작스럽게 홍콩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서울 개최 바로 전 해에 같은 아시아국가에게 개최권을 준 것도 문제지만, 2013년 개최를 어렵게 딴 한국과 단 한마디 협의 없이 FDI 이사회에서 일방적으로 정했다는 것은 개최권을 따기 위해 노력하는 다른 국가에게도 나쁜 선례가 될 우려가 있다.

당장 한국으로서는 대회손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어 불가피하게 재협상을 진행 중이다. 회원들에게는 참가비 부담을 덜어드리고 개최 측으로서는 국제적인 부담을 덜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멕시코 총회에 참석해 최종 확정을 하고 돌아오겠다.

Q. 이밖에 치협의 현안을 설명해 달라.

최근 벌어지고 있는 리베이트 쌍벌제 역시 치협 차원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문제 중 하나다. 또한 지난 4월 개정된 면허재신고제나 1차 의료기관 전문의 표방금지 등에 따른 시행규칙 등 하위법 개정작업도 해결해야 한다.

내년 선거철을 맞아 복지 포플리즘이 극성을 부리지 않을까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특히 매번 단골메뉴였던 노인틀니 급여화는 여야를 막론하고 대책 없이 쏟아져 나올 수 있어 앞으로 이에 대한 대비도 강구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내년에 치과인대회를 열어 우리의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그밖에도 치과위생사 업무범위 조정이나 치대병원 분원 문제, 치대 신․증설 및 저지와 AGD제도 수정 보완문제도 고민해야 할 과제다.

물론 단기간에 해결할 수는 없는 문제이지만 중장기 및 단기적으로 해결할 것을 구분하여 체계적으로 하나씩 해결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

Q. 인터넷을 비롯한 IT기술의 발달로 환자들의 덴탈 아이큐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일 우려가 높다. 이러한 세태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요즘은 이른바 정보의 홍수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걱정하지 않는다.
의료인들이 환자에게 무언가 속일 이유가 있다면 환자들이 의학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것이 두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면 오히려 득이 되는 경우가 많다.

환자들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아는 체를 하다보면 치료하는 의료인들의 진료결과를 의심하거나 혹시 과잉 치료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 때문에 갈등이 빚어질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료의 지식은 아무래도 의료인들이 많이 갖고 있다. 힘들더라도 이런 환자들을 잘 설득하면서 진료하는 것이 의료인들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성심껏 환자를 대하다 보면 환자들도 느낄 때가 반드시 올 것이다.

Q. 치협 회원들을 포함해 치과의사들에게 격려의 말씀 부탁드린다.

치과계와 유디치과의 싸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사태를 두고 일부에서는 밥그릇싸움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국민들의 구강건강을 책임지기 위해서는 유디치과의 과잉진료와 같은 그릇된 행위는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점이다. 치협이 팔을 걷고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유디치과는 잘못됐고 그 나머지는 잘됐다는 식의 이분법적 논리를 적용할 생각은 없다. 우리의 잘못된 점을 직시하고 개선해나갈 때 환자와 국민 앞에 떳떳하게 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개인에 맞는 개원 롤모델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우리 치협이 그 역할을 일정부분 담당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역대 회장님들과 회원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저 역시 욕심 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통이 필요하다. 지금 닥친 시련과 고통은 치과계가 훗날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Q. 창간 10주년을 맞는 덴포라인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치과계에는 10여 개의 매체가 있다. 각각의 매체마다 추구하는 방향이 다를 것이다. 독자들 역시 그들이 알고 싶어 하는 기사의 내용이 다르다. 그러나 달면 삼키고 쓰면 뱉듯 독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알고 싶어 하는 기사만 쓰면 진정한 언론이 아니다.

저는 덴포라인이 지금까지 만들어온 색깔을 좀 더 자신만의 색깔로 색칠했으면 좋겠다. 앵무새처럼 같은 말을 반복하기보다 매체의 신조에 따라 쓴 소리를 가리지 않고 제 갈 길을 꿋꿋이 걸어갈 때 비로소 독자들이 찾는 신뢰받는 언론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덴포라인의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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