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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를 위한 특별기획 ⑨ 치과 의료사고 초기 대응, 만약 경찰에서 연락이 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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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를 위한 특별기획 ⑨ 치과 의료사고 초기 대응, 만약 경찰에서 연락이 왔다면
  • 황진섭 변호사
  • 승인 2025.04.03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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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시리즈 대한치과의료관리학회와 덴탈아리랑 공동기획 ⑨
치과 의료사고 초기 대응, 만약 경찰에서 연락이 왔다면
황진섭 법무법인 대웅 파트너 변호사
대한치과의료관리학회 이사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 공보위원

 

 

대한치과의료관리학회와 덴탈아리랑은 2025년 개원가의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한 특별 기획을 진행합니다. 대한치과의료관리학회와 덴탈아리랑 공동으로 기획하는 이번 기획은 치과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상생할 수 있는 개원가의 경영환경을 위한 대안과 인사이트를 공유하고자 마련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Contents   

1. ESG 경영과 치과 진료의 사회적 기여
2-1. 내 맘같지 않은 직원들 어떻게 해야하나?
2-2. 출근이 신나는 직장을 만드는 방법
2-3. 직원들이 함께 하고 싶은 원장
3. 환자에게 선택받는 치과, 브랜딩이 답입니다
4. 치과의 성과를 창출하는 경영시스템  
5. 디지털 시대의 치과위생사 업무 재정립과 법적 보호의 필요성     
6. 치과 의료의 미래: 인공지능을 통한 혁신적 패러다임 전환 
7-1. 치과의료정책, 현실과 이상 사이 
7-2. 디지털 의료와 K-Medical, 치과의료정책의 미래
8. 치과 진료, 인문학적 성찰이 필요한 이유
9. 치과 의료사고 초기 대응, 만약 경찰에서 연락이 왔다면


1. 서언

없어야 할 일이지만 경찰에서 의료사고 혐의로 고소가 되었으니 조사받으러 오라는 연락이 왔다고 상상해 보자. 누구나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기에 경황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치과 의료 과실 관련 최근 판례를 조금만 찾아보아도 교정치료 과정에서 치근흡수 여부 등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로 치근 외흡수, 치조골 흡수 및 부정교합 등의 상해를 발생시켰다는 이유로 치과의사에게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인정하며 금고 4개월의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였던 사례(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10. 23. 선고 2022고단1961 판결), 발치에 대해 환자에게 명확히 설명하고 확실히 동의받지 않은 점을 업무상 과실로 판단하고 하악 좌측 제2대구치의 발치를 상해로 보아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인정하며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였던 사례(부산지방법원 2015. 4. 16. 선고 2014고정4280 판결, 부산지방법원 2015. 7. 10. 선고 2015노1284 판결) 등이 확인되기에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고는 할 수 없다.

잘못한 것이 없으니 간단한 질문에 답변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준비 없이 조사받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조사를 받으면서야 구체적인 고소 내용에 대해 알게 될 것이고 답변을 잘하고 있는지 확신이 없는 상태로 진술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혐의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되면 다행이겠지만, 만일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여 검찰로 사건이 송치되면 사건에는 ‘관성’이 생기고 억울함과는 별개로 법정에 서게 될 수도 있다.

혹여 의료 과실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을 일이 생겼을 때 알고 있으면 좋을 몇 가지 사항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2. 수사관과의 ‘출석 일자’ 조율

경찰에 협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여 바로 조사 날짜를 확정하는 경우가 많고 극단적으로는 연락받은 다음 날 조사를 받는 일도 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고, “일정 확인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고소장을 확인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변호사와 논의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등의 대답과 함께 통상 1~2주 정도는 충분히 일정 조율이 가능하다. 이때 담당 수사관의 소속 경찰서, 부서, 이름 등을 확인해 두면 추후 소통에 편리하다.

의료기록 등 필요한 자료를 정리하고, 객관적 자료들을 토대로 진술 방향을 정립할 시간이 확보된 것이다.


3. 정보공개포털을 이용한 ‘고소장 열람’

고소장을 열람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조사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떤 혐의로 조사가 이루어질지를 파악하는 것은 형사사건에서 제일 중요한 일이며 피의자의 권리이다[정보공개법 제3조(정보공개의 원칙) 참조]. 누구나 ‘정보공개포털(www.open.go.kr)’을 통해 고소장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있고 신청일로부터 10일 이내 처리가 원칙이나 더 일찍 고소장을 받아볼 수 있는 경우도 많다.

고소장에는 고소인의 전반적인 주장, 구체적인 사건 날짜, 주장하는 피해, 문제 삼는 행위 등이 기재되어 있기에 어떤 쟁점으로 조사가 이루어질지 나아가서는 법률 전문가와의 논의를 통해 어떤 질문들이 있을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4. ‘구성요건’에 기반한 진술 방향 정립

뉴스에는 ‘○○죄는 몇 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하지만 처벌 수위인 ‘법정형’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요건(어떤 경우에 처벌 대상이 되는지)’이다. 예를 들어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상의 구성요건은 ‘업무/과실/상해/인과관계’이고 통상 의료사고에서는 ‘과실’ 여부가 쟁점이 된다.

대법원 판례는 ‘의료 과실’에 대해 평균적인 의사 기준으로 예견 및 회피할 수 있었는지를 사고 당시의 일반적인 의학 수준, 의료환경과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며 보고 있고(대법원 2018. 5. 11. 선고 2018도2844 판결 등 참조), ‘인과관계’에 대해 주의의무 위반(과실)이 없었더라면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지를 기준으로 보고 있다(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2도3450 판결, 대법원 2016. 8. 29. 선고 2014도6540 판결 등 참조).

참고로 서언의 판례에서는 각 치근흡수 여부를 확인하면서 휴지기 상태를 가지지 않은 점과 발치 이후 임플란트 시술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점을 과실로 봤었다.

풀어서 설명하면 내가 아닌 다른 의사가 집도하였더라도 피하지 못하였을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면 형사 책임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판단은 당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 의무기록, 의학 자료(논문, 통계 등) 등을 종합하여 이루어진다.

하지만 유리한 진술이나 자료 제출을 그 중요성을 모르고 하지 않거나, 오히려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내용을 유리한 내용으로 착각하는 때도 종종 있다. 같은 자료라도 진술에 따라 전혀 다른 판단의 근거가 되는 때도 있다. 예를 들어 같은 합의서라도 합의 경위를 어떻게 진술하느냐에 따라 ‘과실에 대한 시인’이 될 수도 있고, ‘도의적인 조치’가 될 수도 있다. 법률 전문가에게 상담받거나 최소한 다른 사람과 논의하며 진술 방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생각이 정리되고 진술을 연습하는 기회도 된다.

혼자서 경찰서에서 진술하기 어렵겠다고 생각되면 변호사와 동석도 가능하다[형사소송법 제243조의2(변호인의 참여 등) 참조]. 필요한 도움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5. 필요시 ‘서면 합의’

고소인과의 합의가 필요한 사건인지는 사건의 내용을 입체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합의를 진행하는 경우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기재된 합의서 작성이 필수적이다. 합의금 조율에만 급급하였다가 향후 합의 내용이 모호하며 추가 분쟁이 생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합의의 대상이 민·형사 중 무엇인지, 어떤 경우에는 합의를 파기하기로 할 것인지, 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으면 어떠한 제재가 있기로 할 것인지, 합의 과정에서 상호 인정하는 사실관계나 책임 범위는 어떻게 되는지, 합의 내용을 누설하면 어떤 책임을 지기로 할 것인지 등 합의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 요소들을 망라하여 합의할 필요가 있다.

합의가 필요한 사건인 경우, 사전에 합의서를 작성하고 이를 조사 전에 담당 수사관에게 알리면 훨씬 원만한 분위기에서 조사받을 수 있다. 단, 조사 전까지 합의가 되지 않더라고 사건 최종 판단 전까지 합의서 제출이 가능하므로 너무 조바심을 내서 졸속 합의할 필요는 없다.


6. 침착한 ‘진술’

‘진술’은 일반적인 대화와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사실 확인과 허위 진술 여부 확인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일방적인 문답이 반복되며 수사관은 진술을 타자로 기록하며 청취하기 때문이다. 격양되어 억울한 점을 알리기 위해 장황하게 답하는 경우가 많은데, 표면적 질문이 아닌 질문의 의도에 집중하여 답하여야 하고, 장황한 답변보다는 정돈된 답변을 통해 진술의 신빙성을 높여야 한다.


7. 꼼꼼한 ‘조서 확인’ 후 추가 의견 개진

경찰에서 이루어진 피의자(피고소인) 진술은 ‘피의자 신문조서’라는 문서로 남는다. 최초 진술은 향후 수사의 방향성을 결정지으며 내용을 번복하면 여러 어려움이 생기기에 ‘날인·서명’하기 전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고, 본인의 진술 취지와 다르게 기재된 부분에 대해서는 수정도 가능하다[형사소송법 제244조(피의자신문조서의 작성) 참조].

조사가 끝나고 ‘피의자 신문조서’ 역시 받아볼 수 있고, 진술과 관련된 유리한 자료가 있다면 추후 자료 제출도 가능하다. 단, 수사관으로서의 전문성과 별개로 의료 전문가는 아닌 수사관이 이해하기 편리하게 자료를 잘 선별하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잘못된 방향성을 가진 대응은 오히려 실제 잘못 이상의 책임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하고 신중하게 제출할 자료를 선별해야 한다. 


8. 결어 - ‘리스크 예방’과 초기대응의 중요성

비단 의료 과실 사안으로 한정하지 않더라도 환자 동의서 작성, 광고 규정 준수, 개인정보보호, 근로기준법 준수 여부 등 병원 운영에 있어 법의 잣대는 점점 촘촘해지고 있고, 환자와 직원들의 법에 대한 인식과 요구수준 또한 날이 갈수록 증진되고 있다. 치과병원 운영에 있어 꾸준한 법률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근래 법률 리스크가 높았던 사안들은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고 혹은 변호사로부터 정기적인 법률 자문을 받는 것도 예방책이 될 수 있다. 

모든 일은 첫 단추를 잘 채우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법적 절차는 더욱 그러하다. 이 글이 다수에게는 불필요한 글이, 누군가에는 신중한 대응을 위해 꼭 필요한 글이 되기를 바란다.


※ 참고문헌

1. 대법원 2018. 5. 11. 선고 2018도2844 판결
2. 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2도3450 판결
3. 대법원 2016. 8. 29. 선고 2014도6540 판결
4.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10. 23. 선고 2022고단1961 판결
5. 부산지방법원 2015. 4. 16. 선고 2014고정4280 판결
6. 부산지방법원 2015. 7. 10. 선고 2015노128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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