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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원장의  원장실 경영학] 의료계 구인난과 보상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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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원장의  원장실 경영학] 의료계 구인난과 보상의 의미
  • 조정훈 원장
  • 승인 2022.12.22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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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병의원의 구인난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필자는 그 정도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를 크게 ‘거시적 원인’과 ‘미시적 원인’으로 나눠보고, 그에 대응하는 ‘직원 보상’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거시적 원인, 인구감소, 인권 의식↑ 
병의원 구인난의 거시적 원인으로 첫째, 출생 인구의 감소를 꼽는다. 
한 예로, 급감한 수능생 숫자를 보자. 수학능력시험이 처음 시작된 2000학년도는 86만 8000명, 그로부터 20년 이상 흐른 2021학년도는 48만 3433명으로 크게 감소됐다. 따라서 의료계에 나타난 청년 구인난은 ‘일시적인 난리’가 아닌 ‘상시적인 난리’라고 볼 수 있다. 

이어 두 번째 거시적인 원인으로 ‘직업 선택의 자율성’과 ‘인권 의식’의 향상을 제시한다. 

IMF 금융위기 이후 평생직장의 개념은 소멸됐으며, 한 가지 일자리에서 전문성을 키우려는 청년들도 소멸된 듯하다. 치과위생사 중, 실 근무자 수를 봐도 이러한 경향을 일부 확인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2020년)’에 따르면, 치과위생사 면허취득자 8만 8422명 중 4만 6303명(52.37%)만 근무 중이며, 절반 가까운 전문 인력이 다른 업종에 종사하거나 집에서 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MZ세대는 워라벨을 중시하는 세대다. 이런 이들의 취업 시기에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면서, 의료계는 업무상 단점을 뚜렷하게 보인 꼴의 상황을 맞게 됐다. 드러난 단점은 재택근무가 불가능하며, 환자를 상대로 감정근로를 해야 한다는 것. 이는 결론적으로 타 업종보다 근무 강도가 높다는 인식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부지만 SNS(인스타그램·페이스북) 유튜브 등도 의료계 구인난에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근로 과정 없는 소비 결과의 자랑, 무노동 소비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지속 등장해 큰 인기를 끌자, 의료계서는 다른 업종으로 진로를 변경하는 직원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또 무엇보다 의료 보조 직무보다는 주인공이 되는 직업을 찾길 바라는 새로운 시대상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미시적 원인, 의료기관 양극화, 청년정책 허점

이제 미시적인 원인을 살펴보도록 하자. 첫째로 ‘의료기관의 양극화’로 인한 ‘구인의 양극화’를 꼽는다. 

2018년부터 나타난 저성장의 심화는 모든 의료기관의 매출 하락과 영업이익 감소를 야기했다. 이 가운데 최저임금까지 해마다 오르며, 덩달아 전 의료계관의 노무비가 기존 대비 30%~60% 인상되는 결과를 맞아 의료계는 신음했다. 

그로 인해 수도권과 비(非)수도권 의료기관의 직원 연봉 차이는 300~1000만 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근로환경도 극과 극 양상을 달린다. 직원 5명 미만 의료기관 중 야간진료와 더불어 월·토요일 연차 및 휴무 금지 등을 시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나, 직원이 많은 대형병원은 야간진료 없는 주 3,4,5일 지정 근무제와 자율근무제 그리고 연 25일의 연차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직자는 당연하게도 높은 연봉과 근로환경이 유리한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미시적인 원인 두 번째는 청년 지원 정책의 오류다. 특히 청년들의 일자리 지원을 위해 탄생한 ‘청년 내일 채움 공제’는 정책의 근본적인 문제로 구인난과 경영에 부담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의료기관이 영세하고 작을수록 구인난이 더욱 더 심해지는 결과를 부추길 수도 있다. 

‘청년 내일 채움 공제’는 2년간 1200만원의 목돈을 만들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지원하는 정책이다. 그러나 △직원 5인 이상 의료기관에 입사해야 혜택 △만기 시 1200만 원을 받는 신입직원과 받지 못하는 기존 직원과의 형평성에 문제 △2년 채운 직원들의 셀프 안식년을 위한 퇴사, 반면 숙련된 직원은 부족 등이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답은? ‘차별된’ 보상안 
경영학에서는 직원들과 잘 지내는 방법으로 ‘보상’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과 직원이 원하는 보상은 서로 다르고 시대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생각해 볼 측면이 많다. 
경영자는 기업의 재무건전성과 발전가능성 등 ‘상징적 보상’, 직원은 직무의 안정성·편리성과 복지혜택 등 ‘직접적 보상’에 각각 더 큰 관심을 갖는다. 물론 금전적 보상은 기본요소다. 

워라벨이 강조되며 ESG가 중요한 요즘,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딜로이트’의 발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1400여 명의 CFO 대상 설문조사서 나타난 ‘우수 인재의 확보’ 요인은 첫째 금전적 보상, 둘째 유연 근무제였다. 즉, 급여만큼 시간도 보상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인구의 감소로 노련한 고령 직원들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들에게는 일과 시간의 균형이 더욱 더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저성장 시대를 맞이하는 의료기관은 감소하는 영업이익 속에서 직원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이자 효과적이고 차별성이 강조된 ‘보상’ 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물론 직원에 대한 보상도 투자로 인식한 뒤, ROI는 지속적으로 평가해야 안정적인 조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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