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미소가있는치과Ⓡ 송선헌 대표원장
소정리 근처 장계리에서
중년이 된 지금 11월이 긴장되는 이유는 건강 검진이라는 수험표를 받아보는 달이기 때문이다.
부르흐가 흐르면서 니 몸을 보수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그러자 나도 떤다.
커텐을 열고 입원실을 나와 대청댐가로 달려갔다.
먼저 강처럼 긴 한숨을 내밀고 고개를 숙였다.
정맥으로 들어 보낸 약 냄새가 미련처럼 조금씩 올라왔다.
늦가을을 느티나무 잎들이 알려주었다.
그 사이사이로 허리띠만한 햇살이 파고들었다.
가끔씩 위로하듯 새들이 지나갔다.
그만큼 아름다운 것들이 숨어버렸다.
이들을 지탱한 산과 바람이 아직은 시간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러자 산도 속살을 보여 준다.
잔잔한 안식과 평화가 나에게 오는 동안 낙엽소리는 아프다.
까치발이 고맙다.
신라와 백제의 접경지에서
프란시스코 정지용을 만나고
마달령을 넘어온 증약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고
삼양리 척화비는 눈으로만, 신라와 백제의 경계인 월전리(月田里)까지 가서
성왕 사절지(聖王 死絶地) 구진나루에 들러
핏빛이 아직도 나올듯한 554년 관산성 전투와
백제를 중흥을 내세운 성왕이 죽은 이곳에는
오는 이도 아는 이도 적지만
죽음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게 예의
그리고
늘 그러하듯이 내 욕심대로 방향을 바꾸어
물이 좋아 기름진(沃) 냇가(川)인 옥천
향수 500리 벚나무 가로수길 소정리를 지나
가을이 숨어 든 장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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